[Creator+] 신호승의 A to Z : 블랙핑크〈GO〉 MV 세트 디자인부터 화성의 대기까지 구현한 Keish 〈Dream〉 MV까지

신호승 로하우스 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호승 감독은 현재 우리의 눈과 귀를 빼앗은 뮤직비디오의 공간과 오브제를 창조했다. 그는 중력가속기라는 기계를 새롭게 고안하고, 화성을 새롭게 해석하여 이전에는 없던 우주 공간을 만들어 냈으며, 한국의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자세히 알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는 그의 작업들을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알아보자.

[Creator+] 신호승의 A to Z : 블랙핑크〈GO〉 MV 세트 디자인부터 화성의 대기까지 구현한 Keish 〈Dream〉 MV까지

자신을 부수고 한계를 통과하는 과정을 그린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는 그를 동적으로 표현한 장치가 등장한다. 바로 중력가속기다. 멤버들은 그 기계를 타고 압력을 버티고 한계를 돌파한다. 이처럼 뮤직비디오 속 세트, 오브제는 음악의 메시지를 전하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신호승 감독은 누구보다 이를 탁월하게 완성시키는 창작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참여했던 K-POP 뮤직비디오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와 비하인드 씬을 살펴보고자 한다.

프로젝트 A to Z

Dream by Keshi
D

미지의 세계, 우주는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간 중 하나다. 특히 화성은 수많은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었다. 신호승 감독 말에 따르면, 우주는 이질적인 공간이기에 자칫 잘못 해석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화성을 배경으로 한 미국 뮤지션 Keshi의 은 그 어느때보다 철저한 기획과 공간 구성이 필요했다. 뻔하지 않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신호승 감독은 화성의 기후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토양과 풍경을 상상하여 디자인했다. 암석의 풍화, 토양의 색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계산하고 설정하여 디자인한 덕분에 또 새로운 화성이 탄생했다. 덕분에 단독 세트에서만 촬영한 뮤직비디오임에도 비주얼이 풍부하게 완성되었다.

GO by BLACKPINK
D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윤승림 감독은 ‘GO’라는 단어를 전진이 아닌, 압력과 돌파의 감각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요소로 중력가속기를 등장시킨다. 아이브 <해야>로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신호승 감독은 윤 감독의 중력가속기 이야기를 듣고, 그와 관련한 지식과 정보를 자세히 조사하고 공부했다. 그리고 연출이 표현하고 싶은 개념을 시각화한 새로운 중력가속기를 디자인했다.

20260325 101714
20260325 101719

얼마 전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중력가속기는 CG가 아니라, 직접 멤버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 및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타는데 움직이기까지 해야 하는 키네틱 세트였기에 안전성을 제일 우선으로 고려했다. 또한 카메라 앵글, 뮤지션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세트 형태를 디자인했다. 심지어 모터의 방식, 돌아가는 속도와 시간 등을 계산해야 했기에 이는 세트보다는 진짜 하나의 ‘중력가속기’에 가까웠다.

HEYA, IVE
H

한국적인 것을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다는 윤승림 연출 감독의 요청에 따라 신호승 감독은 빛에 따라 변화하는 가마를 디자인했다. 이 뮤직비디오의 포인트는 빛으로, 아스라히 비치는 빛을 투과하고, 흡수하여 변화하는 세트를 만들기 위해 레진, 아크릴, 금속,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했고 원하는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서 한 달 넘게 재료를 실험하기도 했다. 특히 가마의 기둥이 얼음처럼 보일 수 있도록 레진이 굳으면서 생기는 기포, 표면까지 연구했고 굳는 과정에 솜이나 결정을 넣으며 디테일한 비주얼을 만들어 나갔다.

Jumper by CODE KUNST
J

음악이 흐르는 내내 사람이 아닌 손이 등장하여 연기하는 뮤직비디오. 일반적으로는 등장 인물(사람)을 기준으로 세트의 규모를 계산하는데, 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손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고민을 해야했다. 손은 보이되 팔은 보이면 안되고, 동시에 동선도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바탕으로 세트를 제작했다. 한편, 클로즈업으로만 구성된 앵글 덕분에 세트와 소품의 재질도 중요했다. 여기에 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재질도 고려해야 했다. 까다로운 작업이었지만 새로운 시도로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다.

Rich Man by aespa
R

신호승 감독은 이 노래를 듣고 미국 서부 지역을 달리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거친 사막, 찢어진 청바지와 같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연출 감독과 논의하여 레이싱 경기장과 목장을 주요 공간으로 설정했다.

레이싱 경기장이라는 수천 미터에 달하는 대형 공간을 세트장에 구현하는 작업은 균형이 중요하다. 많은 걸 생략하면 비어 보이고, 그대로 구현하면 복잡해 보이기 때문. 이 문제의 해결법은 착시였다. 공간을 왜곡하여 깊이감을 만들고, 세트 뒷편 아치형 통로를 멀리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설계했다. 또한, 각 멤버가 주인공인 영역은 필요한 부분만 살리는 등 공간의 구조를 짜임새있게 디자인했다.

SUNSHINE, 탬버린즈 x 펠릭스
S

클로드 모네의 작품 같은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신호승 감독은 비춰지는 빛에 의해서 공간감과 입체감이 변화하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특히 벽면의 재질에 집중하여 다섯 가지 이상의 색을 쌓아가면서 칠한 결과, 빛에 따라 벽면의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 광고에서는 빛이 중요했기에 공간을 구성하는 소품들도 빛의 위치와 각도에 맞춰서 설계했다.

This is for by TWICE
T

앞서 우주처럼 옥상도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소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평범한 옥상을 구현하면 차별성은 사라진다.

신호승 감독은 ‘하나의 세트 안에서 모든 분량을 소화하고 싶다.’는 연출 감독의 의도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각 유기체가 결합된 형태의 옥상이 되길 바랐고, 트와이스 각 멤버를 상징하는 영역을 디자인한 후, 이를 다양하게 조합해 전체 공간을 완성했다.

Whiplash by aespa
W

촬영 장비들이 자유로운 형태의 하나의 기계로 보이길 원했던 신호승 감독은 카메라, 조명, 스탠드 등 촬영 장비의 부분을 결합했다. 작업 전, 각 장비의 장점을 실제로 보기 위해 촬영 장비의 구조를 세세하게 공부했다.

20260325 102342

CG 작업으로 장비의 부분을 결합하고 움직임을 만들 때는 이 창조한 기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채워갔다. 그 결과,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새로운 창조물이 탄생하게 되었고, <위플래시>의 차가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