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특별한 콘셉트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숙소 4곳

파리 올림픽 성화봉이 있는 방에서, 영화 속 로맨틱한 해변까지

부쩍 더워지는 날씨와 함께 한 발짝 앞으로 다가온 여름. 다가오는 여름 휴가지를 고민 중이라면 아래 숙소 네 곳을 참고해보자.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올여름 특별한 콘셉트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숙소 4곳

멋진 숙소에 머물면 여행의 모든 순간이 틈틈이 특별해진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지를 고민 중이라면, 궁극의 비일상을 선사해줄 이곳들을 참고해 여행 계획을 짜보는 건 어떨까.

미술관이 된 기차역,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의 하루

운이 좋다면 파리 올림픽이 시작되는 날, 오르세 미술관에 묵을 수 있다. 미술관 근처가 아니라 미술관 건물 안, 거대한 시계가 있는 꼭대기층에 말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원래 기차역이었다. 기차 운행이 끊긴 후로 건물은 소포 발송센터와 영화 촬영지로 활용되다가 1986년, 인상주의 회화 중심으로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되었다.

건물의 용도가 바뀌는 동안에도 기차역이었던 시절에 만든 거대한 시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에어비앤비와 오르세 미술관은 파리 2024 올림픽을 기념하여 이 시계 방을 올림픽을 찾은 관광객을 위한 호텔로 바꾸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의 성화봉을 디자인한 마티외 르아뇌르(Mathieu Lehanneur)가 시계 방 내부를 고급스러운 스위트룸으로 디자인했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날, 신청자들 중 한 팀을 초대해 미술관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오르세 미술관의 상징이기도 한 이 시계는 건물 5층에 있다. 숙박객들은 이 시계 방에 머무는 동안 시계의 유리창 너머로 센 강과 주변 파리 시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숙박객들에게는 미술관에서 일반을 대상으로는 전시하지 않고 있는 비공개 컬렉션을 프라이빗 투어로 관람할 기회가 주어진다. 미술관에서 즐기는 프랑스식 정찬 코스가 포함되어있으며, 마지막으로 미술관 옥상 테라스에서 개막식 행사를 관람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라운지처럼 아늑하게 꾸민 방 안에는 르아뇌르가 디자인한 올림픽 성화봉이 전시되어 있다. 2명까지 숙박 가능하며, 5월 22일부터 에어비앤비에서 예약을 신청할 수 있다.


비행기를 개조한 호텔에서 즐기는 발리 해안의 절경

비행기 동체를 호텔이나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개조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문을 연 이곳은 단지 이색적이기만 할분 아니라 리조트처럼 호화로운 숙박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발리 울루와뚜는 깎아지른 절벽 너머 바다의 풍경과, 그 절벽을 따라 자리잡은 울루와뚜 사원으로 유명한 여행지다. 프라이빗 제트 빌라(Private Jet Villa)는 이곳의 절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숙소로, 해발 150미터 높이, 이 절벽 중간쯤에 ‘불시착’한 것처럼 서 있다.

프라이빗 제트 빌라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긴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말 마침내 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운항되다 수명을 다 하고 은퇴한 737기 동체를 개조하여 만든 공간이다. 100제곱미터 넓이의 내부에는 동시에 4명까지 숙박할 수 있는 침실 2개와 각각에 딸린 전용 욕조 및 샤워 시설과 화장실, 그리고 아일랜드 바와 소파가 있는 주방과 거실 공간이 있다. 조종석이었던 공간에는 자쿠지가 설치되어 있는데, 바다를 향한 창문이 스마트 유리로 만들어져 투명 모드와 불투명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비행기의 날개였던 곳은 인피니티풀과 야외 라운지가 되었다. 객실의 한쪽을 완전히 개조한 접이식 유리문을 통해 절벽 쪽으로 나가면 이 공간으로 바로 연결된다. 비행기의 기존 출입문 밖에는 작은 해먹이 달려 있어, 하늘에 떠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비행기 내부가 좁지만, 대신 이 호텔 부지 전체를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절벽 반대쪽에는 불을 피울 수 있는 파티오와 정원, 더 큰 규모의 수영장이 있다. 독보적인 풍경이 있는 곳인 만큼 가는 길은 약간 까다롭다. 이곳에 묵기 위해서는 전용 리무진이나 헬리콥터로 이동해야 하며, 이에 따라 고급 식사 코스도 포함되어 있다.


2D 애니메이션 속 세계에 들어가기

현실에서 갈 수 없는 곳에 묵는 여행은 어떨까. 마블과 에어비앤비가 ‘엑스맨(X-Men)’ 프랜차이즈의 60주년을 기념하여 프로페서 엑스의 자비에 영재 학교를 숙소로 만들었다. 독특한 점은 이곳이 패트릭 스튜어트나 제임스 맥어보이가 운영하던 영화 속 학교가 아닌, 애니메이션 시리즈 ‘엑스맨97’ 속의 학교를 재현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2D 애니메이션의 작화를 실제 3D 공간에 표현해 더욱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엑스맨 97’은 1996년까지 미국에서 방송됐던 애니메이션 시리즈 ‘엑스맨’의 뒤를 잇는 후속작이다. 제목에 드러나는 것처럼 1997년이 배경이며, 사이클롭스와 스톰이 주인공으로 영화 프랜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별도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펜으로 그린듯한’ 이 아기자기한 숙소는 미국 뉴캐슬의 한적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모인 뮤턴트들이 자기 능력을 컨트롤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독특한 공간들을 담아냈다. 학교 로비, 거실, 교장실, 캐릭터들의 개성이 드러난 침실, 비스트의 연구실, 자비에 교수의 셀레브로를 써볼 수 있는 워 룸(War Room), 그리고 히어로 유니폼을 모아둔 라커룸까지 추억을 불러올 만큼 섬세하게 꾸며져 있다. 최대 12명까지 묵을 수 있다.


가장 로맨틱한 영화들의 배경이 되는 곳, 말리부 해변

따뜻한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캘리포니아는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배경이다. 특히 영화 ‘노트북’ 같은 로맨스 영화들이 선택하는 말리부는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려는 커플들에게 가장 환상적인 휴가지가 될 수 있다.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을 코앞에 둔 이 숙소는 상업 지역이나 관광 지역에서 떨어진 말리부의 주거 지역에 있다. 집 앞의 해변을 프라이빗 비치처럼 활용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인 별장 같은 분위기의 집이다.

바다 방향의 벽은 큰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데크에 나가지 않아도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낮에는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는 바다사자와 가까운 바다에서 헤엄치는 돌고래를 보고, 밤에는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느긋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해변을 산책하다가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말리부 지역의 많은 숙소들이 그렇듯, 서프보드와 카약을 구비해 따로 액티비티나 개인 장비를 준비해갈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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