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럴 마르턴스 × 리버티
패브릭 위에 내려앉은 전설과 전설
유서 깊은 리버티 패브릭이 그래픽 디자인의 전설 카를 마르턴스와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팬데믹 이후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선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반대로 로컬 브랜드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10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화점 리버티(Liberty)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리버티 패브릭 코너는 이 유서 깊은 백화점의 시그너처 같은 섹션이다. 직물 판매로 역사가 시작된 리버티의 전통을 계승한 이곳에선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일명 리버티 패브릭은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3만 점 이상의 아카이브 프린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해 정기적으로 컬렉션을 선보인다.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인 거장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ns)와 컬래버레이션한 2024 S/S 캡슐 컬렉션도 그중 하나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에 리버티 레터스(Liberty Letters) 컬렉션을 출시한 펜타그램의 파트너 해리 피어스(Harry Pearce)의 중개로 성사되었다.
컬렉션의 패턴은 총 12종. 60년 넘게 활동하며 실험적인 그래픽을 선보인 카럴 마르턴스의 생동감 넘치는 기하학적 패턴 일부를 선택했다. 리버티 패브릭은 이 네덜란드 모더니스트의 독창적 색감을 최대한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리버티 패브릭 런던 디자인 스튜디오, 이탈리아 코모의 리버티 패브릭 공장, 암스테르담에 있는 카럴 마르턴스의 스튜디오를 수시로 오갔고, 복합적인 레이어링 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제품을 완성했다.
리버티의 매니징 디렉터 안드레아 페토치(Andrea Petochi)는 “협업하는 모든 접점에서 마치 훌륭한 스승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번에 탄생한 컬렉션은 카럴 마르턴스의 독특한 비전을 해석하고 텍스타일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리버티의 예술적 뿌리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라고 전했다.
“나에게 컬러는 눈을 뜨게 하는 일종의 원형 같은 존재다. 한 가지 색 위에 다른 색을 올려놓고 인쇄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신비로우면서도 멋지다. 좋은 디자인이 나오기 위해선 훌륭한 디자이너, 콘텐츠, 이를 열린 태도로 바라보고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가 필요하다. 클라이언트로서 리버티는 나에게 패브릭 세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당연히 이번 협업이 반갑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카럴 마르턴스, 그래픽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