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잡지의 깊은 호흡, <아니마> 2호

디자인 매거진 <아니마>는 사물의 표면을 넘어 그 의미를 파고들며 디자인을 통해 삶의 지형을 새롭게 바라본다.

종이 잡지의 깊은 호흡, <아니마> 2호

혹자는 종이 잡지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책 한 권에 담긴 깊은 호흡은 매거진을 여전히 살아 숨 쉬게 하는 힘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잡지들이 하나둘 스러지는 와중에도 새로운 시선과 이야기를 담지한 종이 잡지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2023년 창간한 디자인 매거진 〈아니마(Anima)〉가 그 예다. 작가 겸 큐레이터 데얀 수디치(Deyan Sudjic)의 진두지휘 아래 〈포트(Port)〉 매거진 편집자들이 만드는 이 책은 사물의 표면을 넘어 그 의미를 심도 깊게 파고들며 디자인을 통해 삶의 지형을 새롭게 바라본다.

창간호 이후 1년 만에 발간된 〈아니마〉 2호에는 그간의 공백을 메울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담았다. 나탈리 뒤 파스키에(Nathalie du Pasquier)의 작업 세계로부터 영감을 길어 올리고, 동시대 주목받는 패션 디자이너 새뮤엘 로스(Samuel Ross)의 입을 빌려 다가오는 시대를 예측한다. 또한 건축과 타이포그래피, 공간과 그래픽을 넘나드는 넓고 깊은 대화로 지면을 풍성하게 메웠다.

한편 매 호마다 비주얼 아이덴티티에 변주를 주는 것이 〈아니마〉의 특징인데, 이번 호의 아이덴티티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픽토그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사물과 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외려 침잠의 길을 택한 〈아니마〉는 디자인을 보다 성찰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정제된 시야를 제공한다.

편집장 데얀 수디치
아트 디렉션·디자인 혼도 스튜디오, 마리아 비요크 응우옌(María Vioque Nguyen), 프란 멘데즈(Fran Méndez)
편집 관리 아일라 안젤로스(Ayla Angelos)
포토 맥스 바넷(Max Barnett), 홀리 헤이(Holly Hay)
편집 보조 사라 캐서린 클리버(Sarah Kathryn Cleaver) × 거스 레이(Gus Wray)
발행 및 편집 책임 댄 크로(Dan Crowe)
웹사이트 anima-magazine.com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2호(2024.06)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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