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에 우아한 디자인 한 점을 더한 독립 서점, ‘그래픽’

도심을 바라보는 창 하나 없이 질박한 이 건물은 독립 서점 그래픽이다.

덕질에 우아한 디자인 한 점을 더한 독립 서점, ‘그래픽’

다세대주택이 늘어선 경리단길 골목 한편에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하얀 건물이 들어섰다. 도심을 바라보는 창 하나 없이 질박한 이 건물은 독립 서점 그래픽이다. 언뜻 보기에 책방이라는 기능에 의문부호를 붙게 만들지만 공간을 거닐며 책을 훑어보고 자리에 앉아 찬찬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내면 깊숙한 곳에서 묘한 감수성이 일어난다. 독서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번잡한 주택가 쪽으로 창을 내지 않고 천창과 벽 틈으로 들어오는 빛만을 받아들인 결과다. 역설적이게도 중요한 건축 요소 중 하나를 배제함으로써 고조된 공간감을 얻을 수 있게 된 전개 방식이다. 입장권을 결제한 방문객은 전 층을 오가며 주제별로 큐레이션한 그래픽 노블, 만화책, 아트북을 볼 수 있다. 1층부터 3층까지 전체가 열람실이자 서점인 셈. 특히 타셴Taschen 팬이라면 쾌재를 부를 만한 구성이다. 3층에서는 각종 리큐어, 위스키와 함께 다양한 스낵을 즐길 수 있다. graphic.fan

건축 디자인 OONN(대표 이누)
공간 디자인 유랩(대표 김종유), designstudioulab.com
참여 디자이너 한덕규, 이슬기, 김희원
장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사진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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