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아워툴즈
15가지 종류의 도구로 구성한 이번 스테이셔너리 키트 아워툴즈는 1:1.58의 카드 비율을 제품의 크기와 형태에 그대로 적용했다.
신용카드의 크기는 만국 공통이다. 가로 54mm, 세로 85.5mm의 직사각형 형태로 두께마저 동일하다. 이렇게 똑같은 규격의 카드에서 로고를 슬쩍 가리면 어느 금융회사 것인지 알 수 있을까? 현대카드가 카드 형태를 활용해 디자인한 ‘아워툴즈’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1:1.58의 황금 비율, 디자인 단위가 되다 그간 현대카드가 걸어온 행보에는 본위인 금융업만큼이나 길고 진심 어린 ‘딴짓’이 있다. 이 ‘딴짓’은 튀기 위한 돌발 행동이 아닌 명확한 철학과 디자인 문법을 바탕으로 이뤄진 일종의 개혁 활동이다. 음악, 요리, 여행 그리고 디자인에 관한 라이브러리를 세우고 공연과 전시를 꾸준히 기획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타이포 브랜딩이 전무하던 시절, 기업 서체 ‘유앤아이’를 발표하며 기업 아이덴티티와 디자인 간의 관계를 면밀히 다졌다. 얼마 전 리뉴얼한 ‘유앤아이 뉴’ 서체에도 카드 플레이트의 모서리와 각도가 자모음 디자인에 철저히 반영되었다. 일련의 프로젝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공고히 했다는 일관된 방향성을 드러낸다.
새롭게 론칭한 아워툴즈 역시 카드 형태에서 착안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 초콜릿’(2009), ‘현대카드 티Tea’(2011), 생수인 ‘아워 워터Our Water’(2019) 등으로 이어진 ‘아워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이 디자인은 현대카드의 철학이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라는 철저한 본업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또 한 번 알린다. 15가지 종류의 도구로 구성한 이번 스테이셔너리 키트 아워툴즈는 1:1.58의 카드 비율을 제품의 크기와 형태에 그대로 적용했다. 일상의 도구가 직사각형 몰드 안에서 주조된 듯 동일한 크기로 제작했다. 나침반 기능을 더한 돋보기, 심플한 러기지 태그와 보조 배터리, 직관적으로 카드를 떠올리게 하는 오프너 등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외형으로 기존 현대카드의 디자인 궤적을 따르고 있다. 평면에 가까운 카드를 입체의 도구로 환산하는 모든 과정은 현대카드 디자인랩에서 직접 진행했다고.
처음에는 현대카드 신규 입사자를 위한 웰컴 키트로 기획했으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게 되었다. 사용성과 조형미에 대한 만족도가 이미 검증된 셈이다. 특히 가위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활용도가 높아 상용화를 위해 진행한 내부 투표에서 단연 압도적인 득표를 보였다. 커터 칼 몸통에 연필깎이 기능을 추가하고, 줄자와 수평계의 기능을 합치는 등 군더더기 없으면서 합리적인 툴 디자인도 눈에 띈다. 10곳의 각각 다른 생산업체를 조율해 동일한 컬러와 사양을 적용시키는 수고스러운 과정은 전문 문구 브랜드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일관되고 통합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옐로, 오렌지, 블루의 비비드한 패키지 컬러 역시 현대카드가 그간 꾸준히 선보여온 원색의 생동감을 따르고 있다. 직사각형 형태와 컬러라는 최소 단위로 ‘현대카드스러움’을 함축해 드러낸 방식은 세련되고 우아하다. 굿즈 생산이 마치 마케팅의 필수 과정처럼 여겨지고 갈수록 요란함을 내세우는 가운데 진정한 브랜딩의 선구자는 긴 시간 축적된 아이덴티티만으로 담백한 맛을 선보인다. 오로지 ‘1:1.58의 카드 플레이트’. 현금에서 카드로, 실물 카드에서 디지털 페이로 쏜살같이 전환하는 시대를 경험하는 와중에도 현대카드가 절대적인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옳게 겨냥한 혁신이 레이어처럼 계속 쌓인 결과다. 이처럼 잘 만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화려한 로고 플레이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대변하기도 한다.
(우) 동일한 디자인 사양을 적용하기 위해 시도한 아워툴즈의 실험.
15가지 도구로 구성한 아워툴즈는 용도에 따라 풀full·워크·트래블·베이직 패키지로 만날 수 있고 M포인트몰과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한정 수량 판매한다.
글 박슬기 기자 자료 제공 현대카드
총괄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기획·디자인
현대카드 브랜드 본부 (류수진 본부장), 현대카드 디자인랩(안성민 실장, 김미정 팀장, 이종협 시니어 매니저, 장영제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