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
이번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Francis Kéré는 그야말로 건축 불모지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다.
프리츠커상에 대해 말하다 보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무력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왜 한국에서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까’라는 답 모를 질문에 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Francis Kéré는 그야말로 건축 불모지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다.
프리츠커상 제정 이후 첫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심사위원단은 “케레는 사람과 환경이 하나가 되는 건축물을 만든다. 그의 건축은 가식이 없으면서도 우아하다”라고 설명했다. 케레는 1965년 부르키나파소 간도에서 태어났다. 간도는 물과 전기 부족에 시달리는 마을로, 그곳에서 온전히 교과과정을 마친 건 그가 처음이었다. 건축에 눈을 뜬 건 독일 베를린에서 목공 분야 직업 연수생 생활을 하던 1985년이었다. 1995년 독일 베를린 공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그는 이후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건축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그는 다시 부르키나파소로 돌아왔다. 자신의 고향에 초등학교를 짓기 위해서였다.
빛이 잘 안 들고 환기도 되지 않는 곳에서 공부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 더 나은 학교를 만들었다. 지역의 흙으로 만든 점토 벽돌로 냉기를 가두고, 높고 돌출된 지붕으로 공기가 잘 순환하도록 했다. 그가 빛을 잘 다루는 건축가로 평가받는 근간엔 유년 시절의 열악한 환경이 있다. 그의 건축 어법으로 ‘외벽에 만드는 일정한 틈’이 꼽히는데 이는 열기를 차단하면서도 빛을 받아들이는 설계를 의도한 결과다.
심사위원단은 그에 대해 ‘지역성이 어떻게 보편성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건축가’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 건축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메시지를 시사하기도 한다. 케레는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공공 시설을 짓는 데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