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보기를 제안하는 〈공예, 낯설게 하기〉전

〈공예, 낯설게 하기〉전은 세 가지 시퀀스의 공간을 구성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놀라움을 선사한다.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보기를 제안하는 〈공예, 낯설게 하기〉전

인포메이션information이 사물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엑스포메이션exformation은 사물을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탈정형화시키는 것이다. 전자가 이성적으로 작품의 형태나 기능, 제작 방식을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면 후자는 맥락에서 탈피해 작품의 본질에 다가갈 것을 주문한다. 〈공예, 낯설게 하기〉전은 세 가지 시퀀스의 공간을 구성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놀라움을 선사한다. 입구로 들어서면 정재나 가구 디자이너의 ‘단청×이케아 Frosta 스툴’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전통 목조 건축물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한 단청의 패턴과 모던한 북유럽 가구의 의외의 조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뒤를 이어 등장하는 순백의 공간에서는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는 왕현민 작가의 아트 퍼니처와 서희수 작가가 선보이는 ‘세라믹 프린팅’ 작품의 만남이 흥미롭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중앙을 물로 채운 마지막 블랙 박스 공간이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김동해 작가의 작품 ‘기억의 파빌리온’이 수면 위에 반사되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분청다완의 대가 신경균의 다완 200여 점과 양지운 도예가의 금 연마 상감기법을 적용한 오브제, 김동완 작가의 옻칠한 유리 작품 등이 어둑한 조명 속에서 반짝인다. 흑과 백을 강렬하게 대비시킨 공간에서 공예를 재발견하도록 하는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

장소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 lottegallery.com
기간 6월 24일~8월 28일
예술 감독 강신재
큐레이터 이규현
참여 작가 강석근, 김동완, 김동해, 서희수, 수오, 신경균, 왕현민, 윤정희, 이정무, 이혜미, 양지운, 오마, 정수경, 정재나, 차승언, 허유정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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