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BI 리뉴얼
카카오스타일이 전개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2015년 론칭 이후 7년 만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전개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2015년 론칭 이후 7년 만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리브랜딩을 통해 구축한 핵심 가치는 네 가지. 다양성(diversity), 발견(discovery), 개인화(personalization), 큐레이션(curation)이다.
패션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흐름이 바뀌는 산업이다. 상품의 교체 주기는 1~2주, 계절마다 VMD에 변화가 필요하며 오프라인 매장마저 3년 주기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공간의 디자인 언어는 어떤 속도를 유지해야 할까? 지그재그의 이번 리뉴얼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션업계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동시에 견고한 뼈대를 유지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에 가깝다. 전체 콘셉트는 패션 매거진. 형태와 색상은 물론 소셜 미디어 콘텐츠까지 전부 대담하고 과감해졌다. 감각적인 조형, 과장된 포즈,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 등 시각 언어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하나의 놀이터 같은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브랜드의 성장 방향성을 표현했다. 뷰티, 리빙, 라이프스타일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한 점도 눈에 띈다. 패션뿐 아니라 메이크업 방식과 집 안에 들인 가구로도 자신을 표현하는 사용자 니즈를 반영한 결과다. ‘패션 앱’에서 ‘스타일 커머스’로 확장한 브랜드 정체성에 따라 로고와 컬러 시스템 등 기존 BI를 전격 개편했으며, 개인별 상품 추천을 넘어 스타일의 발견을 돕는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앱 내에 콘텐츠 전용 탭인 ‘발견’을 신설한 것. 이는 누구나 새로운 트렌드, 스타일, 아이템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영감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찾도록 돕겠다는 브랜드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5년 쇼핑몰 즐겨찾기 앱으로 시작해 2019년 통합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며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힌 지그재그는 2022년, 1만 개 이상의 스토어가 입점한 전방위적 스타일 커머스로 또 한 번 도약을 꾀하고 있다. zigzag.kr
지그재그 BI 리뉴얼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심준용
브랜드 전략 정영선
브랜드 마케팅 임가영, 변수민
비주얼 디자인 남다영, 서바름, 유소연, 최보명
프로덕트 디자인 곽윤지, 백민재, 신영인, 신정연, 심혜진
모션·3D 디자인 변기웅
콘텐츠 마케팅 고민주, 김민정, 박세연, 이보나, 인시영, 홍선경
콘텐츠 디자인 김지혜, 이지우
심준용
카카오스타일 크리에이티브부문 부문장
“ 브랜딩은 끈기와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지난해 지그재그는 배우 윤여정이 등장한 브랜드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었기에 BI 개편 시점이 다소 뜻밖이었다.
“니들 맘대로 사세요”, “Life is Zigzag” 같은 문구가 특히 인기였다.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큰 덕분에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 전달은 일회성에 불과했다. 브랜드 관점에서 볼 때 정체성은 여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캠페인 자체는 젊고 재밌었지만 이런 감각이 다른 콘텐츠에는 담기지 않았다. 비주얼 아이덴티티도 어딘가 좀 고루했다. BI에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그재그만의 명확한 언어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리뉴얼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이었나?
기존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연결과 통합이었다. 원하는 것을 쉽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실용적인 툴이었다. BI를 새롭게 정립한 지그재그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특별한 영감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했다. 이번 리뉴얼은 지그재그가 잘하는 것과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 집중한 부분은 서비스의 목적과 브랜드의 성장 방향이었다. BI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브랜딩=비주얼 아이덴티티’라는 것이다. 하지만 핵심 가치를 정립하지 않은 채 비주얼만 만든다면 브랜드는 결코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디자인은 수치로 정량화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결국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브랜드의 절대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이번 리뉴얼의 주요 목표였다.
콘셉트는 패션 매거진이다. 구체적으로 잡지의 무엇을 표방한 것인지 궁금하다.
영감을 주는 큐레이터이기를 바랐다. 빠르게 흐름이 교체되는 패션 신에서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아이덴티티를 만들고자 했다. 동시대 언어로 다양한 콘텐츠를 누구보다 빨리 담는 플랫폼의 비주얼 모티브를 생각했을 때 직관적으로 떠오른 것이 패션 매거진 에디토리얼이었다. 사실 지그재그라는 네이밍 자체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오가며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쇼핑 플랫폼. 어쩌면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브랜드의 근본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뿌리에 집중하되 잔가지를 치면서 단순화했달까?
이번 BI 개편의 핵심은 다양성과 확장성이다. 이는 다른 플랫폼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
2030 여성의 니즈를 적확하게 겨냥했다는 것이다. 시장에 자리 잡은 패션 플랫폼은 많지만 여성을 대변하는 이커머스는 찾기 힘들다. 남성복, 유니섹스 브랜드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긴 했으나 여성 이커머스로서의 정체성을 고수한 것은 지그재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감도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소호 브랜드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상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지그재그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서 다양한 체형과 취향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그 안에서 즐겁고 건강한 사용자 인터랙션이 일어날 수 있는 시스템과 컬렉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앞으로 브랜드의 전개 방향은?
해외에 나가면 K-콘텐츠가 인기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한다. 미국에서 일할 당시 동료들이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쿨한 도시’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주목받는 영화, 음악, 드라마에서 패션과 뷰티는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 정도의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 이상의 인기 콘텐츠가 되었다. 아직 테스트베드 단계인데 지그재그 또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미국, 캐나다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해외 고객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무엇보다 개편한 BI에 따라 꾸준히 콘텐츠를 발행할 예정이다. 브랜딩은 끈기와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한 번의 리뉴얼만으로 고객이 변화를 느끼며 영감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 정인호 기자 자료 제공 카카오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