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IISE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새롭게 전개하는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제2회 sfdf(스몰 에스에프디에프) 대상에 두 명의 젊은 형제가 만든 브랜드 ‘이세’가 선정됐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새롭게 전개하는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제2회 sfdf(스몰 에스에프디에프) 대상에 두 명의 젊은 형제가 만든 브랜드 ‘이세’가 선정됐다.
sfdf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올해 14회째로 전개하는 SFDF(서울패션디자인펀드)와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국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다룬다. 1억원 규모의 이 행사에서 대상 수상자는 5000만원과 더불어 서울패션위크 참가 기회를 얻게 된다. 올해 대상은 한국 전통 문화와 양식을 스트리트 웨어에 접목하는 패션 브랜드 이세가 차지했다. 문살이나 저고리, 오래된 민화부터 시청 시위대의 모습까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의 모습을 패션에 반영하는 이들의 디자인은 ‘한국적 모티프를 반영한’ 것과 같은 뻔한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쿨하고 미니멀한 감각 그 자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두 명의 형제가 만드는 이세는 동생인 김인규가 디자인을, 형 김인태가 마케팅을 맡고 있다.
형제가 한국에 온 건 5년 정도밖에 안 된 것으로 안다. 둘 다 패션 전공자도 아니었는데 패션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한국에 대해서는 음식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한국으로 여행 왔을 때 궁과 문양, 전통 한복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고, 패션에 접목하고 싶었다. 본래 둘 다 패션, 특히 스트리트웨어에 관심이 많았다. 브랜드를 시작하기 10여 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옷을 판매하고 관련 정보를 얻었다. 이를 통해 패션에 대한 거의 모든 노하우를 배웠다.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브랜드인데 해외에 더 이름이 알려져 있다.
처음 브랜드를 시작할 때는 한국말도 서툴고 네트워크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 활발히 한 것 같다. 80% 정도가 해외 마케팅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세의 기반은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싶다. 그것이 sfdf에 지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9 S/S 컬렉션은 테크웨어를 내세워 현재의 한국 문화와 사회에서 영감받은 작품을 선보였다.
테크웨어는 어번 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기능적이면서도 편안하고 패셔너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는 영화 <곡성>에서 경찰들이 입은 우비에서 영감을 받은 재킷, 시청 광장의 시위대에서 영감을 받은 티셔츠와 베스트 등을 선보였다.
원단부터 천연 염색, 제작까지 모두 국내에서 진행한다. 어떻게 그 방법을 찾아나갔나?
모든 것은 광장시장에서 시작됐다.(웃음) 그곳에서 정보도 얻고 천연 염색 장인을 찾을 때도 소개나 추천으로 많이 알게 됐다. 현재는 익산, 나주, 제주도 등지에서 염색을 해 온다. 한국 곳곳으로 여행도 많이 다니고 한국의 전통 가구나 한복 등에 관한 책을 통해 영감을 많이 얻는다.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이 어떤 차이가 있나?
국내에서는 한국적인 디자인을 굳이 강조하지 않고 모던하게 풀어내려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오히려 한국적인 스타일을 대놓고 드러내는 결과물을 더 좋아한다. 해외에는 이세와 같은 모티프나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새롭게 바라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세를 이해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세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가?
미국과 한국의 정체성을 가진 우리의 혼재된 모습이 이세의 정체성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100% 한국적이지도, 100% 미국적이지도 않은. 그 때문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가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기본으로 한 한국적이면서도 글로벌한 감각을 갖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고 싶다. 앞으로 3~4년 내에 가구나 키친웨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9월 7일에 뉴욕 패션 위크에서 2019 S/S 컬렉션으로 첫 런웨이 쇼를 한다. 내년 2월 뉴욕 패션 위크에서 2019 F/W 컬렉션 런웨이 쇼가 있다. 3월에는 sfdf 대상 수상 자격으로 서울패션위크에 처음 참가하게 된다. ‘코리안 밀리터리’가 주제로 이를 위한 특별한 컬래버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iise.co 글 오상희 기자 / 디자인 곽지은 디자이너 / 인물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