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DJI 디자인 디렉터가 말하는 드론업계의 애플, DJI의 신형 드론 ‘매빅 에어2’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도시 선전에서 시작한 DJI는 중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세계 소비자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드론 본가로, 5월 초 신형 드론 ‘매빅 에어2 Mavic Air2’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DJI 본사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김민에게 신형 드론과 DJI의 기업 문화를 물었다. DJI는 프랭크 왕이 2006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짧은 시간에 세계 1위...

김민 DJI 디자인 디렉터가 말하는 드론업계의 애플, DJI의 신형 드론 ‘매빅 에어2’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도시 선전에서 시작한 DJI는 중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세계 소비자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드론 본가로, 5월 초 신형 드론 ‘매빅 에어2 Mavic Air2’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DJI 본사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김민에게 신형 드론과 DJI의 기업 문화를 물었다.

DJI는 프랭크 왕이 2006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짧은 시간에 세계 1위 드론 기업이 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2000년대 후반만 해도 드론 비행 기기 기술은 미국이, 카메라 기술은 일본이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2012년에 DJI가 팬텀을 출시하며 상황이 역전됐다. 카메라를 접목시킨 드론은 당시에는 전무했다. 이후 날개를 접어 보관할 수 있는 매빅을 출시하며 소비자 드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DJI는 본사 인력 70%가 연구 개발 부서에 속해 있을 정도로 기술 제일주의가 근간에 깔려 있다. 제품 디자인 철학을 ‘궤계지미机械之美’라 하는데, 기계 구조 본질의 아름다움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DJI에서 제품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신제품 매빅 에어2의 개발 기간과 과정을 설명한다면?


프로젝트 기획은 2019년 초반부터 시작해 제품 출시까지 1년 정도 걸렸다. 기획 단계에서는 기능과 사용자 타깃, 가격, 개발 비용 등을 결정한다. 최근에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사이클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라 기획 단계에서 제품의 목표에 대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 방향이 결정되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기능에 적합한 제품의 사이즈와 트렌드에 맞는 외관을 연구한다.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정성을 높이고 시제품 단계에서 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문제점을 보완한다.

회사 내 디자인팀과 엔지니어팀 등의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


2006년 20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 현재(2019년 말 기준)는 1만 4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연구 개발과 디자인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로, 지금까지 5600개 이상의 글로벌 특허를 신청해 2000개 이상의 특허를 취득했다. 내가 일하는 제품디자인팀은 R&D 부서에 속해 있고, 본사의 모든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며 대부분 젊은 디자이너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고 있다.

DJI의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
매빅 에어2의 타깃은?


드론 입문자, 다채로운 영상을 제작하는 개인 크리에이터 둘 다 만족시킨다. 디자인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드론 카메라와 비전 센서를 활용한 트래킹 기능이었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촬영 대상을 따라다니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유용하다. 배터리를 포함한 본체 무게가 570g으로 가볍지만 강력한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최대 비행시간은 34분이다. 최대 상승 고도는 한라산 높이의 2.5배를 넘는 해발 5km다. 역대 최고 성능의 소비자용 드론이라 자부한다. 별다른 촬영 기술이나 편집 기술 없이도 영화 같은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사용해보면 알 수 있다.

최근 드론은 농업, 택배 운송, 방역 등 다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DJI의 제품과 솔루션은 공공 안전, 소방, 재난, 건설, 매핑, 농업, 수색 구조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DJI의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Agras’ 시리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 소독제를 분사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중국 선전에서만 300만m2가 넘는 지역에 소독제를 살포했고 중국 내 1000개 현에 드론 방역을 할 수 있도록 DJI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김민
DJI 제품 디자인 디렉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공업 디자인을 공부했고 한국에서 에이플럼 Aplum 시니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이후 2013년 9월부터 현재까지 DJI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현재 DJI 제품 디자인 부서를 총괄하며 DJI에서 개발하는 모든 제품 디자인(드론, 짐벌, 로봇, 카메라 등)의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다.
DJI의 기업 문화는 어떠한가?

연구 인력의 대부분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다. 1990년대생을 일컫는 ‘주링허우(九零后)’ 세대가 중심이 되어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경험 부재로 잘못된 결정을 할 수도 있지만 회사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존중하고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조정해준다.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택하며 하루 8시간 일하면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마친다. 물론 스타트업이라 업무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때로 자진해서 초과 근무도 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다음으로 중국의 스타트업 수가 많다. 특히 선전은 스타트업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DJI가 위치한 광둥 선전은 이전에는 값싼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도시였지만 현재는 제2의 실리콘밸리라 불릴 정도다. DJI가 본사를 선전에 둔 것 또한 빠른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IT 기업과 협업이 가능해 시제품을 손쉽게 테스트할 수 있고 즉각적으로 현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선전은 지리적으로 홍콩과 가깝고 중국의 개방 정책 시행과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선전 지방 정부에서도 인재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유학생에 대한 세금 감면과 호구증 혜택이 그것이다. 호구증이란 중국 각 도시에서 발급하는 거주권으로 호구증이 있어야 도시 내에서 세금과 의료 혜택, 자녀 교육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재가 다른 도시로 유출되지 않도록 각종 보조금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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