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원티드 공동창업자, 이복기 대표

이용자 중심의 시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라

취업 준비가 즐거워질 수 있을까? 채용 플랫폼 원티드에서는 가능하다. 요즘 디자이너들이 자주 찾는 채용 사이트 1순위라고 입소문이 난 곳이다. 2015년 론칭한 원티드는 ‘커리어 행복’이라는 키워드 아래 힘겨운 취업 준비를 커리어를 찾는 즐거운 과정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김세훈 원티드 공동창업자, 이복기 대표
이복기 1979년생. 경영학도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엑센추어 소속의 잘나가는 컨설턴트였으나 2013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매달렸다. 두 번의 실패 끝에 2015년 원티드를 론칭하고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세훈 1988년생.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대학생 때부터 창업에 매달려 비슬로우를 론칭하고 디자인 디렉터로 일했다. 2015년 원티드 창립 멤버로 합류했고, 신사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취업 준비가 즐거워질 수 있을까? 채용 플랫폼 원티드에서는 가능하다. 요즘 디자이너들이 자주 찾는 채용 사이트 1순위라고 입소문이 난 곳이다. 2015년 론칭한 원티드는 ‘커리어 행복’이라는 키워드 아래 힘겨운 취업 준비를 커리어를 찾는 즐거운 과정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주로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원티드의 특별한 점은 기업 중심이 아닌 구직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단순히 채용 정보만 제공해주는 웹사이트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 구직 상태가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들르는 플랫폼인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교육과 이벤트가 원티드 공간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지난해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된 원티드를 키워낸 주역은 창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3명의 공동 창업자, 이복기 대표와 디자인실 총괄 김세훈, 제품실 총괄 황리건 이다. 공동 창업자 중 디자이너가 포함된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원티드는 디자인 싱킹 접근이 돋보이는 서비스로 급부상했다.

원티드가 처음 알려진 계기는 채용 공고에 지인을 추천해서 합격했을 때 나와 지인이 각각 50만 원씩 보상금을 받는 서비스 때문이었다. 창립 5년 만에 기존 채용 포털 사이트를 제치고 급부상한 원티드만의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복기 2015년 론칭한 원티드는 지인 추천 기반의 채용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람과 일을 매칭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인재 채용은 기업의 영원한 숙제다. 사람을 뽑을 때 보통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을 추천하기도 하지 않나. 우리는 이런 종류의 인재 추천 방식을 온라인으로 옮겼다. 원티드 사용자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에서 40대까지가 제일 많다. 취업과 이직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평생직장 개념이 없고, 직장을 구할 때 연봉보다는 워라벨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어필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채용’보다 ‘커리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소셜 커리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복기 대표는 원티드랩을 창업하기 전에 연봉 1억 원을 받는 컨설턴트로 일했다고.

이복기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 컨설턴트로 일했다. 클라이언트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컨설팅을 통해 이를 해결하면서 희열을 느꼈다. 기업 경영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점차 창업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그러다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사직서를 냈는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하고 다니자 부모님은 내가 장기 휴가를 낸 줄 아시더라.(웃음) 창업하기 전 이런저런 일을 기획할 때는 마치 여행 계획을 짜는 기분이 들었다. 막상 가면 길을 잃기도 하고 기대와 달라서 실망하기도 했지만 비행기를 타기 전 설레는 감정과 느낌이 비슷했다.

여행 계획을 짜는 것처럼 즐거웠다고 했는데 막상 창업해보니 어땠나?

이복기 처음 2~3년은 무척 힘들었다. 첫 번째 아이템은 모바일 기반의 공익 소송 플랫폼이었고, 두 번째 아이템은 외국인을 위한 국내 여행 체험 플랫폼이었다. 둘 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임에도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빨리 접고 새롭게 시작한 아이템이 바로 원티드다. 성공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되든 안 되든 도전해보자고 이를 악물었다. 아마 다른 이가 창업을 한다고 하면 뜯어말릴 것 같다. 창업은 정말 힘든 길을 걷는 것이다. 무모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김세훈 공동 창업자는 일반적인 디자이너의 길을 걷지 않고 스타트업 공동 창업을 했다. 원티드를 기획할 때 어떤 부분에 주력했나?

김세훈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평소 패션을 좋아했다. 대학교 3학년 때 지인들과 패션 브랜드 비슬로우를 론칭해 3~4년 정도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창업 아이템을 알아보다가 지금의 이복기 대표와 황리건 공동 창업자를 만나 원티드랩을 공동 창업하게 됐다. 구직 활동이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당시 메이저급 채용 사이트를 분석해보면 마치 벼룩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사용자들이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배너 자리는 광고료를 내고 구입하는 시스템이었다. 그 때문에 정작 구직자들이 원하는 채용 정보를 찾으려면 한참 마우스 스크롤을 내려야 했다. 채용 공고를 클릭했을 때 회사를 보여주는 방식도 문제가 많았다. 대부분의 회사는 연봉과 원하는 인재상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는 채용 공고를 통해 구직자들이 오고 싶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원티드 창업 초기에는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180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이후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 5기로 선정되어 엔젤 투자를 받으면서 점차 자리 잡았다. 그런데 창업 초기부터 웹사이트를 만들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2015년 4월 원티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5월에 사업자 등록을 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테스트하는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이때 페이스북 페이지에 추천 채용 공고를 올리고, 구글 문서로 구직자들의 데이터를 받았다. 곧 1000명의 인재 데이터가 구글 문서에 모였다. 이를 기반으로 몇몇 기업과 인재 매칭을 진행했다. 단순히 광고 배너를 걸고 트래픽의 양으로 승부하는 채용 사이트와 다르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해낸 것이다. 그 결과 같은 해 9월에 국내 벤처 캐피털로부터 17억 원의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원티드의 누적 투자액은 2020년 현재 217억 원에 이른다.

원티드만의 투자 유치 비결이 있다면?

이복기 사실 투자자들은 어떻게든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투자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빠른 속도로 시도해보고 잘 안되면 빨리 결정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투자를 받게 되어 자신감을 얻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모아 무형의 플랫폼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설득시키는 포인트가 되었다.

투자자들에게 사업 계획을 프레젠테이션할 때 디자인으로 점수를 딴 적 있는지.

김세훈 VC들은 간단명료한 프레젠테이션을 선호한다. 그래픽적으로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보다는 명확한 정보와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각 페이지마다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두 문장 안에 담고 거기에 대한 근거는 그래프로 시각화해 전달했다. 디자이너의 강점은 정보를 시각화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원티드의 서비스를 론칭한 지 불과 5년 만에 국내외 사용자가 150만 명, 기업은 8000여 곳을 돌파했다.

김세훈 동일한 기업이라도 일반적인 채용 사이트에서 노출되는 것과 원티드에서 노출되는 것은 다르다. 원티드의 플랫폼에 등록된 회사는 구직자들이 정말 지원해보고 싶은 회사로 변신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구직자들이 원티드에 이력서와 자소서를 등록할 때 뻔한 레퍼토리가 아닌,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어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원티드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이들은 주로 어느 분야 종사자들인가?

이복기 원티드 사용자들을 분석해보면 개발, 디자인, 비즈니스, 마케팅 직군이 확실히 많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제조업 중심에서 IT 산업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면서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 그래서 기업에서 일반적인 직군을 뽑을 때는 기존의 대형 채용 포털 사이트를 활용하지만 원티드에서는 디자이너나 마케터, 개발자 인력을 찾는 편이다. 그리고 원티드에 등록된 인재는 지인 추천 기반이기 때문에 타 채용 포털 사이트에서 찾을 수 없는 우수한 인력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실제로도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인재 매칭에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이복기 머신러닝 AI 기술을 활용해 구직자의 이력서를 분석한다. 등록된 이력서에 입력된 단어들은 키워드로 추출된다. 이와 동시에 기업 채용 공고도 분석하는데 산업 영역, 직군, 요구되는 자격 등이 역시 키워드로 추출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구직자의 키워드와 기업의 키워드를 매칭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를 토대로 개인별 맞춤형 추천 기업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데, 기업과 구직자의 매칭 확률을 더욱 정교하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원티드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채용 공고를 올린 기업의 공간 사진이다. 딱딱한 사무 공간 느낌이 아니라서 에어비앤비로 여행지에서 머무를 호텔을 고르는 것 같다. 원티드는 좋은 인재를 찾으려면 회사도 그만큼 브랜딩에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구인 공고를 낸 회사를 찾아다니며 카메라로 사무실 내·외부 사진을 직접 찍어 올렸다. 그 결과 구직자들이 평소 자신의 리스트에 없던 회사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내부 이미지가 좋은 회사에 구직자가 몰렸다. 차츰 회사들도 이미지와 브랜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지금은 원티드의 웹사이트에 서로 경쟁적으로 구직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올리고 있다.

원티드로 인해 보수적이던 채용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김세훈 우리는 구글 코리아, 카카오 등의 IT 기업의 리크루팅 이벤트를 기획했다. 흔히 채용 박람회라고 하면 정장을 입고 지원을 희망하는 회사 부스로 찾아가서 면접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홍보 자료를 받아 오는 일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리크루팅 카니발’이라는 테마를 내걸고 기업의 HR 실무자들과 펍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기업 인사 담당자가 지원자의 스펙을 살피는 딱딱한 자리가 아니라 회사의 비전, 팀이 일하는 방식, 함께 일할 때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기존의 채용 사이트가 채용 공고를 내는 기업 위주의 구성이라면 원티드는 구직자 입장을 많이 배려하는 서비스다.

이복기 이용자 중심의 시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타 채용 사이트는 기업의 채용 공고가 간략하게 소개되고,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링크를 타고 해당 기업 채용 사이트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우리는 원티드라는 플랫폼 안에서 구직자가 이력서를 등록하면 클릭 한 번으로 여러 개의 기업에 곧바로 뿌려지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즉 채용 사이트를 하나하나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해당 기업 양식에 맞게 이력서를 쓰는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지원에서 면접, 합격, 연봉 협상에 이르는 모든 채용 과정을 원티드 웹사이트 안에서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구직자 입장에서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티드 입장에서도 양질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응답률이 높은 기업, 지원자가 몰리는 인기 기업 등의 리스트를 원티드 사이트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구직자들에게 이러한 정보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본다.

채용 공고를 올려 인재를 매칭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구직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김세훈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빠르면 3년, 대부분 4~5년 사이에 이직을 한다. 따라서 원티드는 구직자의 채용을 성사시키는 데만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구직자가 원하는 회사에 취업한 후에도 계속해서 원티드를 방문해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런 차원에서 1:1 이력서 코칭이나 디자인 콘퍼런스를 열어 연사들과 네트워킹 시간을 가지도록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우리 교육을 수강한 구직자가 취업하거나 이직할 경우 교육금 전액을 환불해주는 일종의 장학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원티드는 창업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리퍼미ReferMe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일본으로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트위터, 위워크, 팀랩, 소프트뱅크, 라쿠텐, 닛산자동차 등의 기업이 리퍼미를 통해 사람을 뽑고 있다. 보통 대기업은 해외 진출을 하기 전 해당 국가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고 전략을 짜느라 시간을 다 허비한다. 그래서 진출하는 시점에는 이미 트렌드가 바뀌어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원티드는 해외 진출 국가를 먼저 정하기보다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를 파트너로 영입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었다. 그 결과 일본을 포함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거점 진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으로 진출할 때 문화적 차이가 있었을텐데.

이복기 일본인들은 추천이라는 것 자체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더라. 구직자의 능력을 추천인이 평가하는 것에 대해 실례라고 받아들인다. 대신 ‘간바레’, 우리말로 치면 ‘파이팅’처럼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문화는 보편화된 편이다. 그래서 지인 추천이 아닌, 응원의 개념을 적용하면서 현지 문화에 적응해나갔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예비 디자이너들이 투자와 관련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면?

김세훈 일반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는 투자받기가 어렵다. 디자인이 크리에이티브 영역이기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따라서 이러한 리스크를 극복하고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디자인 스타트업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기획하는 플랫폼이 탄탄해야 한다. 디자인 창업을 위해서는 다학제적 사고가 필요하다. 주변 관찰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 또한 캠핑, 산책, 쇼핑,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는 단순히 디자인을 잘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점에서 기업이 줄 수 있는 밸류에 대해서 고민하는 자리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원티드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이복기 원티드의 궁극적 목표는 ‘커리어 행복’이다. 일은 우리 삶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일부가 되었다. 과거에는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일을 통한 자아실현을 꿈꾼다. 따라서 일이란 자아실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런 관점에서 개인이 더 좋은 일을 찾고, 그 일을 통해 자아실현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일이 원티드의 역할이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07호(2020.09)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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