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본질에 가까운 사원증, 현대카드 마이디

2020년, 10년 만에 새로운 마이디를 선보였다. 정보 전달을 위한 식별률을 높이고, 내장 카드가 필요 없는 일체형 구조로 보안성과 사용성의 편리함을 더하며 ‘현대카드다움’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가장 본질에 가까운 사원증, 현대카드 마이디

10년 전 현대카드는 사원증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하루 평균 8시간, 38번 노출되는 회사원의 ID야말로 기업의 얼굴이자 철학을 담는 아이덴티티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렇게 탄생한 ‘마이디MyD’는 조선 시대의 신분 증명서 호패를 모티브로 한 미니멀한 디자인에, 출입 기능은 물론 사내 부대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기능까지 갖추어 화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천편일률적으로 투명 케이스에 사원증을 넣어 사용했기에 더욱 그랬다. 이후 현대카드와 비슷한 콘셉트의 기업 ID가 하나둘 등장했고 더 나아가 금융 회사인 현대카드에 사원증을 디자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기업까지 생겨났다. 이처럼 기업의 아이덴티티로서 사원증 디자인을 선도한 현대카드가 2020년, 10년 만에 새로운 마이디를 선보였다. 정보 전달을 위한 식별률을 높이고, 내장 카드가 필요 없는 일체형 구조로 보안성과 사용성의 편리함을 더하며 ‘현대카드다움’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에서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마이디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그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정보 전달을 체계화했다. 전면에는 이름만 인쇄하고 후면에는 사진을 배치함으로써 전보다 큰 글씨와 사진으로 식별률을 높이고 방문객용은 오렌지색, 임시 직원용은 하늘색을 적용해 쉽게 구분되도록 한 것이다. 둘째 하드웨어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일체형 구조다. 삽입형 카드와 케이스로 분리된 기존 구조에서 일체형으로 바꾼 것으로, 사내 출입과 결제에 필요한 안테나를 빌트인으로 적용했다. 여느 기업의 ID와는 제작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마이디는 본체 자체가 클립 기능도 하기 때문에 탈착이 가능한 목걸이와 더불어 다양한 방식으로 패용이 가능하다. 기존의 마이디가 10년 전, 당시 근무 복장이었던 정장용으로 만들어졌다면 새로운 마이디는 오늘날 직원들의 옷차림인 비즈니스 캐주얼에 어울리게 디자인한 결과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진보한 기술의 변화는 물론 일하는 환경의 변화 더 나아가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모든 것을 고려한 결과가 새로운 마이디로, 보다 강화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다.
금융업이 본질인 현대카드가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을 잘해서가 아니다. 프로젝트 각각의 사례도 뛰어나지만, 디자인이 기업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 전략과 함께 움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로 그 ‘타당한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번 마이디 리뉴얼 역시 주어진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했을 뿐,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랩이 강조한 부분이다. 이미 구성원 모두가 합의한 경험 방식을 바꾸기보다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또 ID라는 본질에 보다 집중한 결과 지금의 디자인으로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출입을 위한 열쇠로서 높은 보안성은 물론 신분을 증명하는 기능으로서의 편리함을 갖추고, 조직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의 마이디는 바로 이렇게 탄생했다.

현대카드 디자인랩
“10년간 사용해온 사원증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해 내구성과 사용성, 기술적 선진성 등을 대폭 개선했다.”

새로운 마이디는 내장 카드가 없는 일체형이다.

기존에는 10개 이상의 부속품을 조립해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케이스가 벌어지거나 클립이 부서지는 등 잔고장이 많았다. 새로운 마이디는 본체와 덮개 두 가지로 구성해 내구성을 높이고 보다 정교한 가공으로 미니멀하게 디자인했다. 크기는 줄었지만 베젤을 없앴기 때문에 이름과 사진을 크게 넣어 식별률을 높일 수 있었다. 또 기존에는 클립형, 목걸이형 두 가지를 배포하고 정장용 셔츠의 주머니 위치에 따라 남성용, 여성용으로 나누었지만 이번에는 이 모두를 하나로 합쳤다. 비즈니스 캐주얼에서는 남녀 구분이 필요 없고 본체 자체에 클립 기능이 있을뿐더러 목걸이 역시 탈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융 기업의 핵심은 보안인데, 피상적인 디자인은 따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디바이스 자체가 ID인 완제품을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긴 시간을 두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지금과 같은 크기와 비율이 정해졌다. 약 500개의 미세한 크기 차이의 모형을 실제로 제작해보고 착용, 사용하는 테스트 과정을 거쳐 가장 적합한 사이즈를 적용한 것이다. 소재는 경도가 높고 스크래치에 강한 폴리카보네이트(PC)를 사용하고 앞면은 유광, 뒷면은 무광으로 처리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많은 신경을 썼다. ID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심미적으로도 차고 싶은 오브제처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양산품임에도 제작 공정이 무척 까다롭고 공이 많이 들어갔는데 그만큼 심플하면서도 핵심에 가까운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의 가장 큰 미션은 무엇이었나?

다른 기업의 제품이나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무엇이 아닌, 우리가 탄생시키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한 디자인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본질에 가깝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예를 들어 처음 모티브로 삼았던 호패를 이전에는 케이스 형태로 구현했다면 새로운 마이디는 ID라는 물성 자체를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좀 더 호패의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또 시대와 기술, 문화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해결해야 하고 진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다시 한번 현대카드다운 정체성을 담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다면 현대카드다운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대카드스러운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디자인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랄지 가이드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 본질을 분명히 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다 보니 지금의 현대카드다움이 완성됐다고 본다. 그래도 굳이 이야기한다면 디자인뿐 아니라 기술 그리고 문화적인 면까지 모든 것을 응축해서 심플하고 완결성 있게 만든 결과물에서 현대카드다움이 느껴지지 않을까? 놓치기 쉬운 작은 물건 하나, 사사로운 일상용품에도 이를 담아냈기에 그것이 하나하나 모이고 쌓여 현대카드다운 기업 문화가 됐다고 본다.
글 김민정 기자 사진 제공 현대카드

현대카드 마이디 리뉴얼
총괄 기획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기획·디자인
현대카드 디자인랩
(안성민 실장, 김희봉 팀장, 장택근, 안대진, 권우희)
프로젝트 기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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