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토일릿 프로젝트,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손길로 변신한 공중화장실
일본재단(Nippon Foundation)의 주도로 오래된 공중화장실을 리뉴얼한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다.
2021 도쿄 올림픽 전후로 시부야 일대 화장실이 공공 디자인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일본재단(Nippon Foundation)의 주도로 오래된 공중화장실을 리뉴얼한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다. 일본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 구마 겐고, 시게루 반, 후지모토 소우를 비롯해 마크 뉴슨(Marc Newson) 등 해외 디자이너까지 총 16명의 전문가가 총출동했다. 가시와 사토가 디자인한 픽토그램을 모든 화장실에 일괄 적용해 통일성을 주고, 패션 디자이너 니고Nigo가 청소 전담 스태프의 작업복 디자인을 총괄했다. 웹사이트에서 지도와 함께 완성된 화장실을 둘러볼 수 있는데 구석구석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일본의 디자인 정신이 공중화장실에서도 빛난다. tokyotoilet.jp
다무라 나오, 히가시 산크롬
뉴욕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다무라 나오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새빨간 화장실을 제안했다. 트라이앵글형 대지의 형태에 맞게 설계한 이곳은 남성용, 여성용, 장애인용으로 공간을 3분할한 1인용 화장실이다. 화장실로 진입하는 자연스러운 사선 동선을 따라 벽체를 세워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 LGBTQ+ 커뮤니티가 이용할 때 불편한 감정이 들지 않도록 의도한 것이라는 게 디자이너의 설명. 하지만 진정으로 이들 커뮤니티를 위한다면 성 중립 화장실을 제안하는 게 더 좋았을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 시게루, 하루노오가와 커뮤니티 공원
도쿄 토일릿 프로젝트 결과물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단연코 시게루 반의 투명 화장실이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벽에는 스마트 글라스 기술을 적용해 문을 잠그면 서리가 낀 것처럼 불투명하게 변신한다.
안도 다다오, 진구도리 공원
안도 다다오는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원기둥 형태의 화장실을 설계해 공간은 네모반듯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채광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반쯤 시야를 차단하는 수직 금속 루버는 공기를 자연스럽게 순환시키면서 환기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