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두바이 엑스포×까르띠에 〈우먼스 파빌리온〉

〈우먼스 파빌리온〉은 ‘새로운 관점(New Perspectives)’이라는 주제로 여성이 번영할 때 인류가 번영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2020 두바이 엑스포×까르띠에 〈우먼스 파빌리온〉
〈우먼스 파빌리온〉의 파사드.

까르띠에는 여성의 권한 증진에 기여해온 역사가 깊은 브랜드다. 1933년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잔 투생Jeanne Toussaint을 임명했고, 2006년부터 매년 긍정적 변화를 이끈, 전 세계 여성 기업가들을 후원하는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까르띠에는 지난 10월 전 세계 190여 개 국가가 참여한 2020 두바이 엑스포에 〈우먼스 파빌리온〉을 선보여 다시금 화제를 일으켰다(2020인 이유는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가 1년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엑스포는 ‘마음을 잇는 새로운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라는 주제 아래 국가관, 후원사관, 국제 및 시민 단체관, 특별관으로 구성되었는데 〈우먼스 파빌리온〉은 이 중 8개로 이뤄진 특별관의 하나로 참여했다. 〈우먼스 파빌리온〉은 ‘새로운 관점(New Perspectives)’이라는 주제로 여성이 번영할 때 인류가 번영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까르띠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프랑스 건축가 로라 곤잘레스Laura Gonzalez는 두바이 출신 아티스트 콜로드 샤라피Kholoud Sharafi, 프랑스 조명 디자이너 폴린 다비드Pauline David와 함께 파빌리온 파사드 상단을 디자인했다. 밤이 되면 수많은 조명으로 반짝이는 파사드는 까르띠에 브레이슬릿에서 엿볼 수 있는 우아한 아르데코 스타일과 이슬람 건축 특징인 모차라비에Moucharabieh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한편 아티스트 엘 시드El Seed는 파사드 하단부에 캘리그래피를 연상시키는 패턴을 입체적으로 설치했는데 이는 2015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의 여성 커뮤니티가 앞장서서 마을을 재건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멜라니 로랑이 기획한 몰입형 전시. VR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파빌리온 내부에 들어서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첫 아랍계 여성 감독인 나딘 라바키Nadine Labaki가 연출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성들이 꿈을 이루면 우리 사회가 한 차원 더 발전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음 공간에서도 여성의 의미 있는 공헌을 기리는 전시가 계속 이어진다. ‘성취’ 파트는 선구적인 여성 인물을 마치 우주 공간의 별자리처럼 연결한 몰입형 전시이고, ‘도전’ 파트는 ‘교육’, ‘정치와 평화’, ‘경제적 독립’, ‘안전과 행복’을 키워드로 오늘날 여성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과 넘어야 할 장애물을 짚어보는 전시다. 다음 파트인 ‘해결’은 ‘자원과 혁신에의 평등한 접근’, ‘평등한 대표성’, ‘더 나은 미래 구축’, ‘마인드셋의 변화’라는 이니셔티브를 조망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마지막 ‘양성평등을 위한 발자국’ 파트는 UN 여성 기구의 #ActforEqual 캠페인을 소개하면서 평등한 세상을 위한 여섯 가지 서약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한 층 위로 올라가면 프랑스 배우이자 극작가, 영화감독인 멜라니 로랑이 기획한 또 다른 몰입형 전시가 이어진다. 한편 세계 여성의 날인 내년 3월 8일 까르띠에는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새로운 관점을 창조하다(Creating New Perspectives)’를 주제로 글로벌 포럼을 진행한다. 여성의 권한 증진과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는 까르띠에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닐까?
cartier.co.kr

〈우먼스 파빌리온〉
기간 10월 1일~2022년 3월 31일
장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와슬 플라자
주제 새로운 관점
파사드 디자인 로라 곤잘레스, 콜로드 샤라피,
폴린 다비드, 엘 시드
웹사이트 expo2020dubai.com

로라 곤잘레스
〈우먼스 파빌리온〉 파사드 디자이너
“ 〈우먼스 파빌리온〉은 까르띠에와 내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여성, 예술 그리고 지식에 대한 헌신적인 의지를 표명한다.”

〈우먼스 파빌리온〉에 참여한 소감을 들려달라.

전 세계에서 여성의 권리 증진을 위해 애쓰는 ‘체인지 메이커’인 여성들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둔 이번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해 정말 기쁘다. 전시는 우리라는 여성이 누구인지, 또 우리는 어떤 여성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 또한 여성이지만 내가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운 좋게도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고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항상 이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우먼스 파빌리온〉이 어떤 의미를 가지나?

엑스포 역사상 여성의 성취를 조명하기 위해 단독 파빌리온을 지은 것은 두바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기에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결코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전시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우먼스 파빌리온〉은 까르띠에와 내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여성, 예술 그리고 지식에 대한 헌신적인 의지를 표명한다.

우주 공간처럼 연출한 ‘성취’ 파트. 여성들의 위대한 성취를 별자리처럼 연결했다.
여성의 권한 증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15살 때 유네스코에서 처음 인턴십을 했는데 당시 맡은 일이 지중해 지역 여성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먼스 파빌리온〉의 파사드 디자인은 내게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디자이너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남성이 중심인 필드에서 영감을 받을 만한 여성 롤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번 기회로 내가 젊은 여성 디자이너들의 롤 모델이 된다면 참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나?

〈우먼스 파빌리온〉은 여성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거라는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여성과 남성 구분 없이 모든 이들이 가진 지식과 열정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 사회에서 모두의 마음과 스토리가 연결되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글 서민경 기자 자료 제공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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