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카페? 에르메스 신문 가판대? 스페인 ‘Wozere Studio’

감각과 경험을 디자인하는 스페인 디자인 스튜디오, Wozere Studio

최근 몇 년 사이 브랜드의 오프라인 행사는 단순 초대와 환대의 개념을 넘어 브랜드 하우스가 지향하는 가치 철학, 감각과 경험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하는 필수 마케팅 수단으로 변모했다. 그 어떤 마케팅보다도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덕분에 브랜드의 공간을 브랜딩하고 디자인하는 스튜디오의 활약이 눈에 띄는 요즘, 스페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제레 스튜디오를 만났다.

자라 카페? 에르메스 신문 가판대? 스페인 ‘Wozere Studio’

스페인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제레 스튜디오(Wozere Studio)’는 에르메스(HERMÈS), 로에베(Loewe), 오이쇼(Oysho), 자라(Zara)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브랜딩부터 팝업 공간 기획 및 디자인까지 아우르고 있다. 최근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내러티브를 잘 살린 작업들이 화제가 된 만큼 이들의 프로젝트 스토리를 들여다보았다

ㅡ Wozere Studio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는 2002년부터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체험형 스토리텔링 분야를 개척한 풀(Full) 서비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입니다. 브랜딩, 공간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고객이 가진 브랜드 컬처를 차별화된 방식으로 디자인하며 이를 대중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특히 모든 프로젝트에는 주어진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브랜드 전략뿐 아니라 콘텐츠를 생성하고 여기에 아름다움과 활용성을 부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요.

창립자 소피아 로페즈 퀘사다(Sofía López-Quesada)와 마리오 버거스(Mario Vargas)는 2002년 스튜디오를 처음 오픈했다. ‘was here(워즈 히어)’라는 영어 발음과 유사한 ‘Wozere’를 스튜디오 이름으로 정했고, 이들은 푸드, 라이프스타일, 패션 등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의 컨설팅을 책임지며 짧은 시간 안에 성장하기 시작했다. 스튜디오의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해 현재는 총 열 두명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함께 하고 있다. 꿈을 실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이곳에 함께했던 직원들이 ‘내가 여기에 있었다(was here)’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를 바란다”는 두 창립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자라의 오랜 협업 파트너

우제레 스튜디오 본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기반을 두지만 전 세계가 이들의 무대가 되고 있다. 파리, 밀라노, 리스본, 아테네, 두바이, 런던, 멕시코시티, 뉴욕 등… 그들의 창의적인 전략만 있다면 그 어디든 상관없다. 최근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가 아테네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피레우스 타워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는데, 3일간 진행된 스토어 오픈 행사를 위해 자라 카페(Zara Cafe)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ㅡ 최근 자라의 아테네 매장 오픈 행사를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해당 공간을 어떠한 콘셉트로 기획하고 디자인했나요?

해당 프로젝트는 콘셉트, 그래픽,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및 제작, 식음료, 세트 디자인을 담당했어요. 클래식한 자라 카페를 넘어 매장 외부는 현대적인 키오스크를 만들었습니다. 시각적 아이덴티티로 공간 디자인을 완성했고, 커피와 그리스의 전통 디저트인 쿨루리(Κουλούρι)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우제레 스튜디오와 자라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자라 웹사이트 디자인을 시작으로 이후 브랜드 전략 연구와 콘셉트 기획까지 정기적인 협업을 진행해왔다. 아테네뿐 아니라 마드리드, 세비야, 런던에서 자라 카페를 기획했고, 두바이에 자리한 자라 카페의 최초 상설 매장 ‘자라 콜렉티브(Zara Collective)’ 브랜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두 창립자는 “저희 스튜디오와 자라의 관계는 오래 유지되어왔고, 그들만을 위해 건축 부서에 자라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싱크탱크(Thinktank)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라며 자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라 콜렉티브는 오감으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에 대한 찬사를 담아낸 커피 브랜드다. 따뜻하고 미니멀하며 모던한 아이덴티티를 공간과 패키지 전반에 담았다. 제품의 품질은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표현했으며, 직관적인 탐색 기능과 3D 애니메이션 컬렉션을 통해 메뉴를 탐색할 수 있는 웹 사이트까지 우제레 스튜디오만의 감각으로 완성했다.


에르메스의 신뢰를 얻은 디자인 스튜디오

우제레 스튜디오의 기획력을 한 번 경험한 브랜드는 이들을 꾸준히 필요로 했다. 로에베(LOEWE), 망고(MANGO),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그리고 에르메스가 그러한 케이스다. 2015년부터 에르메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우제레 스튜디오는 컬렉션 및 향수 프레젠테이션부터 크리스마스 워크숍, 디너파티 등 다양한 유형의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해왔다.

ㅡ 최근 에르메스와 함께 진행한 ‘르 레가르드(LE REGARD)’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요. 컬러풀한 색채의 향연이 인상적입니다.

르 레가르드는 약 3개월에 걸쳐 준비한 중요한 프로젝트였어요. 아이 메이크업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위한 다기능 공간으로 완성하기 위해 마드리드 식물원의 파빌리온을 행사 장소로 선택했어요.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레고리스 피르필리의 라이브 메이크업 마스터클래스를 준비했고, 또한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에르메스 뷰티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메이크업 스테이션을 마련했고요. 그뿐만 아니라 행사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아티스트 Nat Sly가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팔레트로 라이브 페인팅 세션을 진행하고, 게스트에게 각기 다른 작품을 선물하게 했고요. 가장 중요한 F&B 파트너인 VerAguas가 준비한 식사를 제공했어요.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플루언서와 매체가 다녀간 행사였어요.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는 1973년 처음 발행을 시작한 ‘LE MONDE D´HERMÈS’ 잡지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1년 가을부터 ‘LE MONDE D´HERMÈS KIOSK’라는 간이 서점 콘셉트의 가판대를 열고 있다. 파리의 신문 가판대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이 키오스크는 프라하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 런던, 도쿄, 홍콩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 중인데, 우제레 스튜디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바르셀로나, 리스본에서 진행된 키오스크 프로젝트를 도맡아 에르메스의 대대적인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ㅡ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고 있는 르 몽드 에르메스 키오스크(LE MONDE D´HERMÈS KIOSK 2024)‘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나요?

키오스크는 에르메스와 함께 한 프로젝트 중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인데요. 2022년 바르셀로나, 2023년 바르셀로나와 리스본, 2024년 바르셀로나 총 네 번 진행했어요. 키오스크의 전반적인 콘셉트는 브랜드가 진행했고, 그 외 해당 도시에 특화된 다양한 액티비티와 콘텐츠, F&B, 패키지 등의 영역을 저희가 맡아 진행했어요. 높은 가시성과 성공을 거두었던 환상적인 프로젝트였죠.

LE MONDE D´HERMÈS KIOSK 2024 부스 전경

ㅡ 우제레 스튜디오가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견고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매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어요. 그다음 브랜드의 니즈에 따라 전략, 브랜딩 또는 이벤트의 형태를 개발하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기능성과 차별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고요. 저희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발견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해요. 브랜드와의 협업은 언제나 저희를 흥분시키고,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매사에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