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여름 윈도 디스플레이
포부르 24번지에서의놀라운 여름 축제
올해는 포부르 24번지 에르메스 건물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지 100년 된 해다. 이를 기념하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2024 여름 윈도 디스플레이 ‘포부르 24번지에서의 놀라운 여름 축제’는 포부르 24번지에서 펼쳐지는 상상 속 축제의 한 장면을 담았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포부르 생토노레 24번지(이하 포부르 24번지)는 에르메스에게 의미가 남다른 장소다. 파리에서 마구용품을 만들어 팔던 작은 공방이 1880년 포부르 24번지로 자리를 옮겨 첫 매장을 열었고, 이곳에서 선보인 제품이 주목받기 시작한 게 에르메스의 이름을 유럽 전역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1924년 증축 이후 오늘날까지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에르메스 본사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로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올해는 포부르 24번지 에르메스 건물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지 100년 된 해다. 이를 기념하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2024 여름 윈도 디스플레이 ‘포부르 24번지에서의 놀라운 여름 축제(The Mystical Summer Festival at Faubourg 24)’는 포부르 24번지에서 펼쳐지는 상상 속 축제의 한 장면을 담았다.
색색깔의 에르메스 제품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흥겹게 관람객을 맞이하고,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우렁찬 나팔 소리는 창문 밖으로 뻗어 나온 남성용 넥타이로 은유했다.
맞은편에서 나부끼는 익살스러운 말 스카프는 디자이너 드미트리 리발첸코(Dimitri Rybaltchenko)의 작품이다. 스카프뿐만 아니라 윈도 디스플레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말 오브제를 마주할 수 있는데, 이는 에르메스 최초의 고객인 말을 향한 위트 있는 헌사다.
작은 놀이동산을 방불케 할 만큼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 찬 이번 윈도 디스플레이는 디자이너 잭슨홍의 손에서 탄생했다. 2014년부터 약 10년간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쇼윈도 디자인을 도맡아온 그는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과 헤리티지를 쇼윈도 안에 위화감 없이 녹여냈다.
에르메스의 기념비적인 한 해를 축하하기 위해 1년 만에 돌아온 잭슨홍의 윈도 디스플레이 신작은 8월 13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Desinger Interview
‘포부르 24’에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나?
명실상부 포부르 24번지의 주인공인 에르메스 본사 건물이 먼저 떠올랐다. 오늘날 에르메스의 명성이 시작된 기념비적 장소이자 에르메스 제품과 각종 매체에 자주 등장해 널리 알려진 건축물이기도 하다.
포부르 24번지는 에르메스의 전통과 헤리티지를 상징한다. 이 장소의 역사성을 어떻게 표현했나?
포부르 24번지에 켜켜이 쌓여 있는 에르메스의 역사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방대하다. 장인 정신과 예술성을 집대성한 에르메스 헤리티지를 쇼윈도 안에서 설명적인 뉘앙스로 풀고 싶지 않았다. 에르메스가 오랜 세월 축적해온 시각적 기호를 활용하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브랜드의 역동적인 기세를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디스플레이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윈도 디스플레이 작업에서 늘 신경 쓰는 부분은 제품이 윈도 안에서 돋보이게 하면서도 전체 디스플레이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여름용 윈도인 만큼 시원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데, 에르메스 도산 파크 매장의 경우 윈도 면적에 비해 공간의 깊이가 얕은 편이라 역동적인 형태를 표현하기에 물리적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브제의 형태를 왜곡하고 투시를 과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도면 제작과 3D 모델링 작업 모두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였다.
윈도 디스플레이가 여느 디자인 작업과 다른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윈도 디스플레이의 목적은 보행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있다. 길을 걷는 이에게 일순간 마법 같은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이 윈도 디스플레이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