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 & 〈KT 와이파이 6D – 바이브런트〉전

디자인과 성능을 다 잡았다. 잡동사니 취급을 받던 제품이 공간을 장식하는 인테리어 오브제로 탈바꿈했다. KT 유·무선 공유기 ‘KT 와이파이 6D’에 관한 얘기다.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 & 〈KT 와이파이 6D – 바이브런트〉전

디자인과 성능을 다 잡았다. 잡동사니 취급을 받던 제품이 공간을 장식하는 인테리어 오브제로 탈바꿈했다. KT 유·무선 공유기 ‘KT 와이파이 6D’에 관한 얘기다. 와이파이 공유기는 현대 주거 공간과 업무 공간의 필수 요소로 정착한 지 오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필수품은 공간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져왔다. 각종 웹사이트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게시 글만 봐도 알 수 있다. 공유기 디자인의 연계 키워드는 ‘정리가 필요한’, ‘감추고 싶은’, ‘잡다한’, ‘잡동사니’, ‘수납’, ‘매립’, ‘너저분’ 등 부정적 언어로 가득하다. 인테리어 관련 포스팅 중 공유기를 언급하는 사람의 90% 이상이 이를 ‘숨겨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심미적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툭 튀어나온 안테나, 천편일률적 색상, 투박하고 거추장스러운 형태, 불규칙적으로 깜빡이는 LED 불빛···. 소비자의 눈을 괴롭힌다는 이유로 공유기 자리는 TV 뒤나 거실장 안 혹은 소파나 책상 아래가 되었다. 문제는 눈에 안 보이도록 치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무선 공유기를 구석에 숨기는 것은 곧 음영 지역을 만드는 것이고 이는 와이파이 신호를 불안정하게 한다. 한마디로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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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스킨 컬래버레이션 컬렉션.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일상의실천, 김영나, 아티스트프루프, 채병록, 일상의실천, 필립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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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와이파이 6D 오리지널 에디션.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크림슨 레드, 라탄, 쉘, 세라믹, 아크릴 파이버, 베지터블 레더.

KT 와이파이 6D는 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한 결과물이다. 시작은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였다. KT는 철저히 사용자 관점에서 유·무선 공유기에 접근하고자 했다. 심층 인터뷰와 관찰, 설문 조사 등 다양한 리서치 툴을 활용해 사용자의 경험, 감정, 동기, 기대 등을 탐색했다. 사용자가 느끼는 문제점과 니즈를 심도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리서치 단계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디자인 싱킹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구체적 목표를 수립했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기까지 2년 남짓 걸렸다. 디자인은 물론 디바이스 개발까지, 프로토타이핑과 상용 검토를 거쳐 올해 출시한 제품이 바로 ‘KT 와이파이 6D’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유러피언 프로덕트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 디자인 어워드 4회 수상을 달성하는 데 이런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외형적 변화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내장 안테나다. 기존 공유기에서 조형적 미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는 단연 안테나였는데 이를 최적의 각도로 내장해 간결하고 정돈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놀라운 점은 안테나를 내장함으로써 기존 공유기보다 더욱 안정적으로 무선 신호를 송출한다는 것이다. 본체 안으로 안테나를 넣으면 전파 송수신이 불안정해질 것을 우려하는 사용자도 있을 텐데 사실 기존 공유기의 안테나도 플라스틱 구조물 안에 들어 있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도록 단순화한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깜빡이던 LED 역시 스킨 아래에 교묘하게 배치해 눈에 거슬리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사용자의 취향과 공간의 특성에 따라 스킨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제품 디자인의 핵심이다. 스킨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합할 수 있기에 공유기의 위치가 바뀌더라도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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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PRESS 망원에서 열린 〈KT 와이파이 6D – 바이브런트〉전. 사진 이경옥

KT 와이파이 6D의 심미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상의실천도 힘을 더했다. 그래픽과 조형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시대 창작자들과 함께 스킨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김영나, 구오듀오, 윤새롬, 채병록 등 10여 팀의 참여 작가가 각기 다른 시각 언어로 공유기 디자인에 대한 상상력을 확장했다. 5월 20일부터 6월 9일까지 XXPRESS 망원에서 열린 〈KT 와이파이 6D – 바이브런트〉전은 그 결과물을 한데 모은 특별 팝업 전시다.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의 초기 콘셉트 디자인부터 오리지널 스킨의 다양한 버전과 후속 콘셉트 모델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의실천이 기획해 디자이너,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스킨 디자인도 한자리에 펼쳐졌다. 현재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KT가 기본 제공하는 스노우화이트와 월넛 컬러 스킨, 아티스트프루프와 협업한 한정판스킨 에디션이다. KT는 향후에도 〈KT 와이파이 6D – 바이브런트〉전에서 선보인 각양각색의 스킨처럼 다양한 아티스트,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이번 프로젝트는 다수의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꼈지만 어느 기업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디자인이기에 더욱 뜻깊다.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계적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생활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KT 와이파이 6D의 후속 디자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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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스킨 컬래버레이션 컬렉션. 왼쪽부터 아티스트프루프, 일상의실천, 김무현의 작업. 사진 이경옥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유기를 공간의 구심점이 되는 오브제로 재인식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반가웠던 이유다. 나의 작업은 일상 속 작은 사건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다층적인 내면을 레이어의 중첩과 정제된 기호로 표현한다. ‘플로우’에는 이 질감이 자연스럽게 발현되었다. 공유기의 필수 기능을 생각하고 ‘플로우’가 아름다운 오브제로 공간 어딘가에 놓이는 상상을 하며 즐겁게 작업했다.”

최경주, 아티스트프루프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에서 일상의실천은 스킨 디자인, 참여 작가 섭외, 그래픽과 모션 디자인, 웹사이트 설계와 디자인, 전시 공간 디자인 등 ‘바이브런트’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총체적 디자인을 진행했다. 로고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전통적 방식의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와 달리 로고를 제외한 채 동시다발적 기획과 디자인을 겹겹의 레이어로 쌓아 브랜드의 성격을 규정하는 작업이었다. 서로 다른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만나게 될 관람자들에게 시각적으로 통합된 경험을 주기 위해 디자인의 결을 섬세하게 다듬었다.”

권준호, 일상의실천

“바이브런트 와이파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명확했다. 정체되어 있던 공유기 디자인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디자이너이자 프로젝트 기획자로서 공유기와 무선 서비스 환경에 대한 심층 조사, 인사이트 발견, 콘셉트 디자인, 사내 기술 협업을 통한 프로토타입 제작 및 검증, 사업 제안 전반을 수행했다. 그렇게 만든 KT 와이파이 6D는 다양한 취향과 공간에 따라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안테나를 최적의 각도로 내장해 디자인은 물론 통신 기능도 강화했다. 또한 아티스트 스킨 컬래버레이션, 오리지널 스킨 제작 등을 통해 오브제로서 공유기 디자인의 매력을 강화했다.”

김무현, KT 디바이스 본부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3호(2024.07)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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