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Melbourne

글로벌 도시의 스타일리시한 아이콘

이니셜의 다양한 변주가 곧 도시 자체를 상징하게 된 멜버른의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

멜버른 Melbourne

2009년 새로운 로고 개발 이후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 사례로 꼽히고 있는 멜버른은 이니셜 M의 다양한 변주가 곧 도시 자체를 상징한다. 다양성과 혁신성이 있는 다이내믹한 도시로서, 또 살기 좋은 거주지로서 적합성을 두루 갖춘 멜버른의 여러 가지 특성을 함축하는 것이다. 호주의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 다이닝, 엔터테인먼트, 교육, 쇼핑 등 삶을 이루는 모든 최첨단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음에도 멜버른의 기존 로고는 1990년대 초반에 만든 다소 올드한 스타일이었다. 상징으로서 함축성이나 간결함 역시 부족했으며 도시가 주최하는 다양한 축제, 행사 등에 통일된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멜버른 시의회는 세계적인 브랜딩 컨설팅 회사 랜도(Landor)에 응집력 있는 브랜드 전략과 새로운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의뢰했다.

이에 랜도 시드니 오피스는 도시의 ‘쿨’한 철학을 반영한, 유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로고 볼드 M을 개발했다. 이후 M은 모던의 동의어이자 멜버른의 활기찬 이미지를 나타내는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다양한 활약을 선보였다. 좀 더 임팩트 있고 강력한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할뿐더러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내 다양한 서비스에서 적재적소에 쓰이게 된 것이다. 멜버른의 M은 심플하고 간결한 디자인인 동시에 직선과 레이아웃 패턴을 통해 무한대로 응용이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유기적이면서도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또한 M의 내부 공간을 어떤 색과 패턴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의 느낌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에 멜버른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기에도 효과적이다.

사실 개발 당시에는 새로운 로고를 볼드한 알파벳 M 정도로 인식한 사람들에게 (총 2여억 원에 달하는 비용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M은 천문학적 액수의 홍보 효과로 도시의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할 때, 랜도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글로벌 도시라는 포지셔닝이었기 때문에 멜버른 고유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개발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최근 2~3년 안에 이루어진 도시 브랜딩 사례에 결코 뒤지지 않은 세련됨은 당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래 중심의 이미지와 유연한 적용 방식을 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M이라는 강력하면서도 세련된 상징성을 갖게 된 결과 도시의 일원임을 스타일리시하게 느낄 수 있는, 열정 가득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는 도시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www.melbourne.vic.gov.au, landor.com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59호(2016.09)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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