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휴식을 주는 해외 공동주택의 옥상 정원들

대도시에서 자연을 감각하는 방법

도시의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는 푸른 벽 리우데자네이루의 공동주택 복잡한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공동주택 건물 꼭대기층에는 교외의 단독주택에서 볼 법한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있다. 주위로 비슷한 높이의 회색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지만, 이곳 옥상의 풍경만큼은 주변과 대조적이다. 여러 종류의 나무와 덩굴 식물로 주위를 둘러 바깥 도시와 정원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를 만들었고, 이로써 주위로부터 시선을 차단했다. 누구든 이곳에...

도심 속 휴식을 주는 해외 공동주택의 옥상 정원들

도시의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는 푸른 벽

리우데자네이루의 공동주택

복잡한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공동주택 건물 꼭대기층에는 교외의 단독주택에서 볼 법한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있다. 주위로 비슷한 높이의 회색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지만, 이곳 옥상의 풍경만큼은 주변과 대조적이다. 여러 종류의 나무와 덩굴 식물로 주위를 둘러 바깥 도시와 정원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를 만들었고, 이로써 주위로부터 시선을 차단했다. 누구든 이곳에 있는 동안만큼은 이 도시를 떠나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정원의 목적이다.

옥상의 3분의 2는 잔디밭과 정원이고, 3분의 1은 유리벽으로 감싼 라운지 공간이다. 라운지는 발 아래 도시와 옥상 정원 사이를 중재하는 전환적인 공간이다. 라운지 옆으로는 작은 방 하나와 주방, 욕실이 마련되어 있어 옥상 전체를 요가나 사교 활동 등을 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라운지의 유리 지붕 바로 밑에는 격자 모양의 나무 파티오가 설치됐다. 파티오는 맑은 날이면 바닥에 독특한 패턴이 있는 그림자를 만들어, 나무 아래에서 나뭇가지들 사이로 떨어지는 햇빛을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슬라이딩 도어를 닫으면 라운지는 완전한 실내 공간이 된다. 비나 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날에도 라운지 안에 머물면서 날씨에 따라 함께 변하는 정원의 풍경을 즐기고,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사막과 폐허가 주는 고요의 매력

멕시코시티 로마 지구의 아파트

멕시코시티 로마 지구에 있는 이 아파트는 유휴 공간이었던 옥상을 ‘사막’과 ‘도시 속 폐허’를 콘셉트로 한 휴식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모래 빛깔의 벽면과, 녹슨 듯한 청동과 황동 컬러의 가구들, 그리고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심은 점토 화분들은 사막과 폐허라는 테마를 전달하며 고요하고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부 84제곱미터 정도의 옥상은 ‘복도’와 ‘거실’의 두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나오는 긴 ‘복도’ 공간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높은 벽의 이점을 활용하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긴 벤치와 식물들을 배치했다. 복도 반대편 끝에 있는 ‘거실’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튼튼한 지붕과 벽을 설치해 반은 실외이고 반은 실내인 공간을 만들었다. 나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이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의 시간이든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편안한 가구들과 작은 난로를 설치해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집 안의 공간을 내어주는 대신 햇빛을 들이기

오스트리아 빈의 타운하우스

이미지 출처 PSLA Architekten

오스트리아 빈, 창고와 작업장들이 모인 지역에 있는 몇 되지 않는 주택 중 하나인 이 타운하우스는 폭에 비해 깊이가 긴 부지에 지어진, 가로 4.6미터, 세로 24미터 짜리 집이다. 건물은 대략 4층 높이로, 마치 계단을 올라가듯 위로 갈수록 점점 면적이 좁아지는 계단식 외관이 특징이다. 건물 내부는 반층씩 엇갈리며 거실, 주방, 서재, 침실, 놀이방 등 가족 구성원들을 위한 공간들을 전부 11곳으로 분리해 배치한 스킵 플로어 구조다. 이 구조는 건물 밖으로도 그대로 이어져 계단식 야외 정원을 만든다. 이 계단식 구조 덕분에 꼭대기층뿐 아니라 모든 층에서 작은 정원을 하나씩 가질 수 있다. 불규칙적으로 교차되는 여러 개의 정원들은 서로 철제 계단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동선을 만들고 집 전체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든다.

계단식 구조로 실내 공간을 조금 양보했지만, 대신 정원과 넓은 유리창을 통해 집 안 어느 공간에서든 자연광을 맞아들일 수 있게 됐다. 내부는 흰 벽과 따뜻한 느낌의 목재 바닥으로 마감해 실내로 들어온 채광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했다. 정원의 식물들은 여름에는 집 내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집을 설계한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PSLA 아키텍텐(PSLA Architekten)은 이 계단식 정원 구조를 “주택과 정원의 융합”이라 말하며, 도시의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녹지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바닷가 휴양지 숙소를 재현한 테라스 정원

뭄바이의 아파트, 더 블루 화이트 네스트

뭄바이 한 아파트 옥상에 있는 ‘더 블루 화이트 네스트(The Blue White Nest)’는 도심 속 휴양지를 지향한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언태그(unTAG)는 “잘 디자인한 테라스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된다”고 강조한다. 집 안을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서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것처럼, 옥외 공간에 대해서도 똑같이 관심을 기울여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라비아해의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을 테마로 만든 이곳 역시 자연에서 영감을 얻으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 결과 탄생한 공간이다. 메인 컬러로 사용된 짙고 선명한 푸른색과 정원용 가구들은 밝고 쾌활한 느낌을 준다. 모로코 패턴 타일, 인도산 테라조, 화려한 쿠션과 앤티크한 소품들, 그리고 화분에 심은 열대식물과 꽃들이 더해져 마치 바닷가 휴양지 숙소에 온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른 아침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활기를 얻을 수 있고, 저녁에는 도시에서 얻은 피로를 푸는 디톡스 공간이 되고자 했다.


숲과 물에 둘러싸인 대도시의 아파트

테헤란의 공동주택 건물, 파르디스 하네

이미지 출처 Keivani Architects 인스타그램

건물을 덮은 독특한 나무 패널들이 인상적인 이란 테헤란의 공동주택 건물 파르디스 하네(Pardis Khaneh)는 자연과의 연결을 중심 콘셉트로 한다. 이란 전통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옥상 정원뿐 아니라, 지상 안뜰에 있는 작은 연못, 건물을 둘러싼 키 큰 나무들, 외벽의 삼나무 덧문들까지 모든 요소들이 한 데 어울려 부지 전체가 하나의 큰 숲을 이루도록 설계됐다.

구획별로 잘 정돈하고 세심하게 조경을 한 옥상 정원은 바빌론의 공중 정원에 대한 역사 속 인류의 다양한 상상들에서 비롯했다. 건물 곳곳에 사용된 터키석은 곧 물을 표현하기도 한다. 파르디스 하네는 이런 다양한 상징들을 통해 자연과 접촉하며 도심에서 휴식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