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콘텐츠를 제안하는 방식, 〈더 머니북〉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는 토스가 일상 속 금융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를 담은 책 〈더 머니북〉을 선보였다. 올바른 금융 지식을 매력적인 디자인에 담아 전한 이 프로젝트를 브랜딩 관점에서 톺아봤다.

토스가 콘텐츠를 제안하는 방식, 〈더 머니북〉

디지털 콘텐츠로 직조한 생활 밀착형 금융 지식 바이블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 생활 안내서’라는 부제가 부연하듯 이 책은 재테크나 주식을 주제로 다루는 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돈이 아닌 금융 생활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은 좋든 싫든 피해 갈 수 없는 주제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금융 교육은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것을 보면 아이러니한 일. 〈더 머니북〉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토스는 기본적인 금융 지식을 익히면 일상에서 다양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저축, 소비, 투자, 대출, 부동산, 세금, 보험, 연금 등 8개 챕터로 나뉜 책의 구성 방식에는 이러한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용어를 지양하고 ‘왜 금리가 같아도 적금 이자보다 예금 이자가 많을까?’, ‘주택연금, 주택담보대출과 뭐가 다를까?’와 같이 직관적인 질답으로 지면을 채운 것도 특징이다. 이는 〈더 머니북〉이 토스 앱 내 콘텐츠 서비스인 ‘오늘의 머니팁’과 콘텐츠 플랫폼 ‘토스피드’에 올라온 콘텐츠를 기반으로 엮은 책이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월간 활성 사용자 1901만 명(2023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토스는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100가지를 선별한 뒤 금융·경제 전문가 27명의 답변을 실었다. 대중의 눈높이를 고려한 이러한 구성 방식은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실용성을 강조한 금융 서적인 만큼 레이아웃은 최대한 간결하고 담백하게 구성했다. 또 휴대가 용이한 판형에 노출 제본 방식으로 개성을 살렸으며, 책을 담는 패키지를 별도 제작해 책이 아닌 제품을 구매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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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간에서 만나는 금융 콘텐츠
〈더 머니북〉은 출간한 지 한 달여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단기간에 책이 알려지게 된 데는 출간과 함께 기획한 오프라인 행사가 큰 역할을 했다. 플랫폼 기반 금융 서비스인 토스가 드물게 464쪽 분량의 두툼한 책을 펴낸 만큼 물성이 있는 매체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책이라는 매체의 핵심 타깃이 몰리는 서울국제도서전과 트렌디한 젊은 층이 모이는 성수동에서 두 차례 오프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성수동에서 카페 공간 일부를 활용해 ‘더 머니북 카페’라는 팝업 전시를 꾸린 데 이어 도서전에서는 ‘더 머니북 스토어’ 콘셉트로 다양한 경험 요소를 담은 부스를 선보였다. 토스가 기획한 이 부스는 이번 도서전의 흥행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았다. 스토어를 연상케 하는 부스 공간은 세제, 파스타 소스 같은 생필품과 식료품을 소품으로 활용하고, 그 사이사이에 〈더 머니북〉을 배치해 금융 지식이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체험 프로그램도 연출 방식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개인의 금융 관심사에 맞는 주제를 선택해 ‘나만의 머니북’을 만드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과소비 방지’, ‘내 집 마련’, ‘재산 불리기’, ‘노후 준비’ 등 금융 지식이 없더라도 일상에서 한 번쯤 고민할 법한 여섯 가지 키워드로 관심을 불러모았다. 주제부터 금융 관련 문구가 담긴 속지, 스티커까지 직접 선택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금융 지식 역시 개인이 주체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더 머니북〉의 취지를 보여준다. 이렇듯 더 머니북 스토어의 목적은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다. 토스 책을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더 머니북〉을 통해 금융 생활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세심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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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토스 콘텐츠팀·브랜드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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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유현 브랜드 디자이너, 심석용 브랜드디자인팀 리더, 주소은 콘텐츠 매니저

〈더 머니북〉의 특징은?
주소은
실용성과 더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그간 금융 콘텐츠를 제작하며 아무리 중요한 내용을 담아도 자주 등장하는 어휘를 모르면 이해도가 떨어지고, 독자들이 금세 읽기를 포기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질문마다 답변을 달고, 그 답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어를 그때그때 풀어주는 구성을 취했다. 한 챕터가 끝나면 해당 챕터에 나온 단어들을 연상하며 풀 수 있는 크로스워드 퍼즐도 더해 재미를 줬다.

디자인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조유현
토스의 톤앤매너를 이어받아 책 디자인 또한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구성했다. 패키지 박스의 칼선을 뜯으면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 생활 안내서’라는 문구가 보이도록 설계하고, 금융 생활에서 가장 쉽게 마주하는 오브제 중 하나인 영수증 콘셉트를 표지를 비롯한 내지 전반에 반영했다. 마치 영수증 같은 패키지 스티커, 그리고 패키지를 뜯었을 때 보이는 표지 디자인은 비주얼 콘셉트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책 내용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 바는?
심석용
‘금융 브랜드=토스’라는 명제를 어떻게 설득하고 표현할지를 늘 고민한다. 공급자적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발산하기보다, 진짜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한 후 그 결과를 정성스레 만들고, 가공하고, 편집하여 펼치는 방식을 〈더 머니북〉을 통해 토스스럽게 보여줬다. 우리의 진심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게 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공들여 준비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4호(2024.08)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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