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July 2024
대지의 한계를 극복한 옴니버스식 카페, 인필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아름다움을 엮은 한 편의 영화 같은 공간.
대지의 한계를 극복한 옴니버스식 카페, 인필름
경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카페 ‘인필름’을 방문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네 가지 키워드가 있다. 기차, 걸음, 금호강, 노을이다. 인필름은 금호강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길을 면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이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 마주한 풍광은 예상과 달랐다. 건물이 들어설 곳은 살짝 내려앉은 땅이었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다소 황량하고 산만해 보였다. 디자이너는 이 복잡다단한 문제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금호강을 따라 지나가는 기차, 둑방에서 산책하는 사람들, 비파 소리가 들리는 강물, 산세를 따라 물드는 노을 등 곳곳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엮어 한 편의 영화 같은 공간을 계획했다. 높은 층고, 세로로 긴 창 등의 요소로 기차역 같은 공간감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공간 내외부의 길을 연속적으로 계획했다. 강물과 물안개, 떨어지는 빗방울을 연상시키는 수공간, 빛으로 다양한 패턴을 만드는 천창 또한 시네마틱한 순간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랜드마크’, 사람과 자연과 도시를 이어주는 ‘길’, 자연의 순리대로 흐르는 ‘물’,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노을’을 상상한다면 인필름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4호(2024.08)에 발행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