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할리우드 스타들

스크린으로 전부 담을 수 없는 할리우드의 예술가들

스스로 예술을 창조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예술계에 뛰어드는 연예인, 즉 아트테이너가 주목받고 있다.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할리우드 스타들

문화 예술과 관련된 전시 및 공연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덕분에 예술에 대한 경계선이 낮춰지며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예술을 관람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스스로 예술을 창조하며 즐기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연예인들의 예술적인 행보도 늘어나고 있다. 무대 또는 스크린에서 자신의 끼를 펼치던 사람들이 분야를 넘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처럼 예술계에 뛰어드는 연예인들을 가리켜 ‘아트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국내에서 아트테이너를 대표하는 이들은 솔비, 전현무, 하정우, 송민호 등 다양하다. 최근 배우 박신양은 ‘제 4의 벽’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와 책을 동시에 선보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나의 진심만큼만 전달되리라는 심정으로. 연기든 그림이든,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던져 넣었을 때 비로소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가닿는다고 믿는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주저 없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쳐내는 경우가 늘어났다. 스타들은 본업 못지 않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선보이며 매 순간 화제가 되고 있다.


인생 자체가 예술, 조니 뎁

사진 출처: prnewswire.com


최근 조니 뎁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평소 타로 카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타로 카드의 형식을 빌려 완성했다. ‘연인’, ‘황후’, ‘황제’, ‘힘’의 네 가지 작품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195개 한정판으로 제작되었으며, 영국의 캐슬 파인 아트에서 독점 판매 중이다.

조니 뎁이 작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캐슬 파인 아트에서 처음 공개된 프렌즈 앤 히어로즈Friends & Heroes 시리즈는 몇 시간 만에 매진되었으며, 이후 2023년에 선보인 두 번째 시리즈 또한 비슷한 속도로 매진되었다. 세계적인 배우가 선보인 첫 예술 작품인데다가, 그가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주변 인물들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듯하다. 이후 공개한 자화상 ‘파이브Five’ 또한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그의 예술 세계를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얻는다.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화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세계적인 배우에 앞서 조니 뎁은 기타리스트 활동으로도 유명했다. 오아시스, 마를린 맨슨, 에어로 스미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음악가의 노래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밴드 활동을 통해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뎁의 화가 데뷔를 돕고 작품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캐슬 파인 아트는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러인 조니 뎁은 오랫동안 예술을 통해 자유를 찾아왔습니다.”라며 “조니의 유창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스타일은 신표현주의 미술가들의 작품 세계와 깊은 연관성을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한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예술을 선택한 짐 캐리

‘마스크’, ‘덤 앤 더머’, ‘에이스 벤츄라’ 등의 영화에서 천재적인 코미디 연기를 선보였던 짐 캐리도 예술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루먼 쇼’,’이터널 선샤인’ 등에서 진지한 역할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왔지만, 그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나 과장된 표정과 행동이 일품인 코미디 연기다. 그런 그가 화가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증 때문이었다. 무명 시절 생겼던 우울증이 여러 사건을 통해 더욱 심해졌고, 결국 그는 위안을 찾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2011년에 팜스프링스의 헤더 제임스 파인 아트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짐 캐리는 화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첫 개인전 ‘썬샤워Sunshower’를 열었으며, 지난 6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렸다고 밝혔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요즘 들어 하루도 작업을 거른 적이 없다. 이제 미술은 나와 온전히 하나다. 온 마음과 혼을 바쳐 작업한다.”라며 “그림 그리는 것은 때론 예술이고, 때로는 공연이며, 때로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다.”라며 작품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예술에 대해 열중하는 모습이 우리가 알던 짐 캐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모습이다. 다만, 화려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평론가들에게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소셜미디어 및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세기의 아이콘 매릴린 먼로가 그린 그림들

사진 출처 artsy.net
사진 출처 moma.org

우리에게 매릴린 먼로는 불꽃 같은 삶을 살고 간 세기의 여배우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타임지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이었으며, 스미스소니언 선정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였다. 짧고 비극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먼로는 수많은 예술가, 배우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그녀가 사망한지 3주 만에 그녀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녀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제작하며 세기의 아이콘을 기렸다. 이렇게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로만 알려진 먼로가 예술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이 최근에 알려져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녀가 살아있더라면 아마도 90세 생일을 맞이했을 2016년, 로스앤젤레스의 줄리앙 경매에서 먼로와 관련된 물건들이 경매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경매에는 대통령에게 세레나데를 부르기 위해 입었던 반짝이는 드레스, 출연한 영화에서 입었던 의상과 더불어 편지, 사진, 립스틱 등과 같은 소소한 물건들이 있었다.

이 물건들 중에서 단연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바로 러프하게 그려진 스케치 11점이었다. 수채화 물감, 콩테 등으로 그려진 스케치들은 모두 코네티컷 주 웨스트포트의 유명 예술가 학교Famous Artists Schools의 통신 미술 교육 과정을 들었던 먼로가 그린 것이다.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먼로가 예술에 관심이 깊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열정적인 예술 사랑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전혀 다른 활동을 하는 배우는 또 있다. 근육질 액션 배우로 유명한 ‘실베스타 스텔론’이다. 그는 자신을 유명 스타로 만든 영화 <록키>가 나오기 전부터 그림을 그려왔었다. 단역을 전전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배우로서 자신이 느끼는 모순적인 감정을 화폭에 옮기며 감정을 다스렸다.

사진 출처 lissgallery.com
사진 출처 instagram.com/stalloneartwork/

그 당시 그가 그린 것은 육체적으로 강해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상처가 가득한 인물이었다. 1970년 대 초반부터 작업을 해왔던 그를 대표하는 것은 1975년 작인 ‘파인딩 록키Finding Rocky’다. 스텔론은 인물의 슬픔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붓 대신 스크루 드라이버로 작업을 진행했고, 덕분에 거친 분위기 속 애달픈 감성을 지닌 남성의 모습이 탄생했다.

가난한 상황에서도 예술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스텔론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방법을 발전시켰다. 문학사를 공부했던 마이애미 대학교 시절, 그는 상점에서 산 10센트 짜리 판지에 그림을 그려 버스비를 마련하곤 했다. 그의 작품에서 종종 나타나는 스텐실 기법은 이런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사진 출처 lissgallery.com

몇 십년 동안 예술 활동을 해왔음에도 스텔론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대중이 좋아할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이런 그에게 갤러리 그무르진스카Galerie Gmurzynska의 공동 소유주인 마티아스 라스토르퍼Mathias Rastorfer가 격려했고, 마침내 그의 영혼이 담긴 작품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제, 유명 할리우드 스타가 선보이는 수준 높은 작품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록키 그 자체인 인물이 선보이는 섬세한 예술 감성은 아무리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천재 예술가 비고 모텐슨이 걸어온 예술의 길

사진 출처 facebook.com/PercevalPress/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인 ‘아라고른’을 연기한 비고 모텐슨은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아르헨티나, 덴마크 등 여러 나라에서 산 경험이 있다. 덕분에 그는 영어, 덴마크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그는 예술 쪽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드러내며 시,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와 더불어 그는 출판사 ‘퍼시벌 프레스Perceval Press’를 설립하여 다른 작가와 예술가들을 돕는 데에도 힘을 썼다.

세계적인 배우, 시집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학 서적을 출판한 작가, 출판사 대표 등 그가 해온 모든 일을 보면 과연 한 사람이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하다고 여겨지지만, 비고 모텐슨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사진작가, 화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시와 음악, 시와 그림과 같이 자신이 잘하는 영역을 혼합하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예술 분야를 개척하는 데에도 거침없는 편이다. 덕분에 그의 그림은 전 세계 갤러리에 전시되며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예술 활동에 진심인 루시 리우

사진 출처 lucyliu.net/studio

미녀 삼총사, 킬 빌 등의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루시 리우 또한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녀가 예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5살 때부터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콜라주와 사진 실험을 통해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나갔던 리우는 1993년, 1997년에 사진전을 비롯한 개인전을 열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에 열었던 사진전 덕분에 베이징 사범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니, 그녀가 가진 감각이 남달랐던 것을 알 수 있다.

계속해서 콜라주와 사진 초상화 작업을 했던 그녀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뉴욕 스튜디오 스쿨에서 회화 수업을 수강하며 내실을 다졌다. 이후 수많은 전시회와 박람회를 통해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그녀가 추구하는 주제는 보안, 구원, 그리고 우리의 신체적, 정서적 자아에 대한 개인적 관계의 장기적 영향에 대한 개념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회화, 조각, 콜라주,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그녀에게 배우보다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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