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은 신이 그린 그림이다”

토탈 석재 민병준 부대표 인터뷰.

“대리석은 신이 그린 그림이다”
베르데 알피 Verde alpi 베르데알피는 녹색을 뜻하는 verde와 알프스산맥 alpi 의 조합. 알프스산맥으로 둘러싸인 발레다오스타주의 아오스타 밸리에서 1950년부터 채석되기 시작했다.

대리석, 누런 빛깔의 돌덩어리로 클래식한 호텔에서 주로 봤을 법한 이 소재의 깊은 매력을 발굴하는 사람이 있다. 아름답고 다채로운 대리석을 찾으러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광산을 동분서주 헤매는 사람, 바로 ‘토탈석재(영어로는 토탈마블TOTAL MARBLE 로 표기) 의 민병준 부대표’다. 그가 보는 진정한 대리석의 가치는 무엇인지, 또 대리석 속 숨겨진 매력들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자.

Interveiw with 토탈석재 민병준 부대표

토탈석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토탈석재는 1999년 시작한, 석재를 다루는 기업입니다. 2007년 제가 본격적으로 회사에 합류하게 되면서 현재 토탈석재라는 자재 회사를 기반으로 르마블LE MARBLE* 가구를 함께 성장시키는 단계에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대리석이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들을 깨고 싶은데요. 나이 든 어른들 만이 선호하는 고루한 취향의 소재가 아닌 젊고 감각적인 감성이 더해져 대리석이 실 생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스톤 코디네이터’라 불러요. 공간에 어울리는 대리석의 컬러나 패턴을 제안하는 범주를 넘어 타 소재 또는 다른 패턴의 대리석과의 콤비네이션, 또 물성까지 코디까지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탈석재는 이와 같은 다양한 접근을 통해 대리석의 숨겨진 매력들을 찾아 리빙 시장에서 소재의 다양화를 선구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 르마블: 토탈석재의 가구 브랜드. 수입한 천연 대리석을 소재로 삼아 자사의 장인이 직접 가공해 만든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가구는 상판과 다리 모양을 직접 골라 주문 제작할 수 있으며 토탈석재의 자체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부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대리석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대리석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점이 하나같이 서로 다른 모양과 패턴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 같이요. 대리석은 그 종류가 무척 많을 뿐 아니라 같은 종류의 돌도 부위에 따라 조금씩 서로 다른 컬러, 패턴을 갖습니다. 자연이 만들었으니까요. 이러한 면에서 대리석 제품들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지 않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자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멋지죠? 대리석 제품이 일상 속 예술이 되는 순간이죠.

하지만 대리석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전시된 제품을 보고 주문한 고객 입장에서 기대하는 대리석의 패턴과 실 제품에 적용 된 대리석 패턴이 다를 수 있기에 때문이죠. 이러한 측면에서는 고급스럽고 유일무이하다는 점이 대리석의 가장 큰 장점인 동시에 취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대리석이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대리석으로 매장의 안팎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셀린느CELINE를 들 수 있는데요. 굉장히 서정적이고 차분한 패턴과 질감의 대리석으로 매장의 외부를 장식하는 반면 뷰티 공간의 인테리어에서는 굉장히 강렬한 패턴과 컬러의 대리석을, 의상과 신발 등의 제품들을 선보이는 공간에서는 라인의 패턴이 강조된 대리석을 매치하여 공간을 구획하면서도 풍성하고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셀린느의 그리지오 알피
셀린느의 네로안티코
셀린느의 트라버틴
셀린느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대리석들

셀린느 뿐 아니라 몽클레어MONCLER 역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대리석을 전 매장에 적용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소재가 주는 감성은 공간의 분위기를 전혀 다르게 연출하는 요소가 되기에 매우 중요하고 전문적인 감각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최근 토탈 마블 브랜드북을 만들었다고요.

지난해 12월 토탈 마블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마블 테일즈 Marble Tales’라는 토탈 마블 브랜드 북의 발간 행사를 가졌습니다. 대리석을 주로 이용하여 작업물을 만드는 디자이너 3명과 작가 2명, 그리고 컬렉터 2명까지 총 7명이 바라보는 대리석의 관점과 느낌에 대해 자연스럽게 풀어낸 브랜드 북입니다. 이 책을 통해 토탈석재와 르 마블이 단순한 석재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리석이라는 예술적인 소재를 소개하는 동시에 대리석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작가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갈 계획입니다.

이광호 작가와 협업한 대리석 테이블 작업은 어땠나요?

다양한 분야의 작가와 협업을 통해 대리석이 갖는 감성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이광호 작가를 좋아하는데, 작업하시는 과정을 보니 제품을 디자인할 때 도면화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그리면서 무척 자유롭게 표현하시더라고요. 대리석의 물성과 아름다움이 작가님 작품 곳곳에 자연스레 베어 함께하는 작업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꾸준히 대리석이라는 소재의 아름다움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일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때문에 최근 빼놓을 수 없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이어나가고 있어요. 자개 또는 오닉스와 대리석을 접목해 차고 무겁고 비싸다는 다소 제한적인 이미지를 딛고 젊고 트렌디하면서 다루기 용이한 방향으로 이 소재를 진화시키고 싶어요. 또 대리석은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채굴되는 소재인데요, 이 무궁한 가능성의 소재에 한국 디자이너의 감성을 더해 대리석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에 역 수출하는 것이 저의 꿈이자 비전입니다.

디자이너 장혜경이 설립한 픽트 스튜디오fict studio와 협업한 ‘Marble Fra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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