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씨앗 심기, 〈민주주의 씨앗뭉치〉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는 100점의 포스터를 엮은 책이다. 디자이너와 시각예술가 51팀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각언어는 무엇인가?’라는 공통의 화두를 던지며 100점의 포스터를 제작했다.

내일을 위한 씨앗 심기, 〈민주주의 씨앗뭉치〉
<민주주의 씨앗뭉치>

〈민주주의 씨앗뭉치〉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을 기념하는 100점의 포스터를 엮은 책이다. 2022년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를 발족한 디자이너 장문정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탐구하고 가시화할 수 있는 매체로서 포스터에 주목했다. 능동적인 실천의 장으로 변모한 지면 위로 모여든 디자이너와 시각예술가 51팀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각언어는 무엇인가?’라는 공통의 화두를 던지며 100점의 포스터를 제작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멕시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20개국이 넘는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들이 함께한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국가 폭력과 반민주주의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경을 가로지르는 긴급한 의제임을 상기하게끔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위치한 역사적 시공간 안에서 민주주의의 현재와 문제점을 짚어내고 이를 자신만의 역동적인 시각언어로 표현했다. 참여 작가의 짧은 글도 함께 수록해 포스터에 담긴 존엄, 기억, 지속과 연대의 가치를 진솔하게 전했다.

일상의실천, 게릴라 걸스, 조너선 반브룩 등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데 앞장서온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된 한편,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에서 사회적 목소리를 내온 세계 각국의 일러스트레이터들도 힘을 보탰다. 초청 필자 정근식, 김상규, 게이코 세이, 에치오 만치니의 글은 디자인 액티비즘의 현주소와 방향을 모색하며 담론을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이끌었다.

책을 엮은 민주주의 포스터 프로젝트팀은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의 힘을 강조한 이번 프로젝트가 고루한 계몽주의를 넘어 새로운 시민 공간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며 “앞으로는 독자의 목소리가 더해져 의미 있는 대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책에 수록된 100점의 포스터는 다가오는 12월에 문을 여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의 개관 특별전에서 다시 한번 대중과 만나게 된다. 디자이너의 손으로 심은 민주주의 씨앗뭉치가 올곧은 싹을 틔우기를 기대해본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5호(2024.09)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