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브랜딩] 포르투Porto
70개의 아이콘으로 표현한 시민 각자의 도시
2014년 새로운 아이덴티티 작업에 착수한 화이트 스튜디오(White Studio)는 도시의 다양성 그 자체를 포르투의 본질로 파악했다. 이들은 시민 각자가 생각하는 포르투를 푸른 타일과 같은 색의 아이콘으로 제작해 주요 건물과 문화, 교통수단, 바다와 강 등의 자연을 나타냈다.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도시 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자연환경부터 주요 건축물, 산업, 지역 특산물에 이르기까지 방대할 수밖에 없다. 2014년 새로운 아이덴티티 작업에 착수한 화이트 스튜디오(White Studio)는 도시의 다양성 그 자체를 포르투의 본질로 파악했다. 도시는 단순히 몇 개의 주요 빌딩만으로 압축해서 보여줄 수 없으며 그 정체성을 하나로 규정하고 결론짓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은 디자이너 모두가 다시금 도시를 걸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포르투는 도시 사람들이 서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규모로 모두가 자신의 집처럼 느낄 수 있다는 공통분모가 발견되었다. 화이트 스튜디오는 이러한 특징을 시민 모두의 ‘주인 의식’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만약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당신에게 포르투는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포트 와인부터 전통 음식, 포 르투갈 남부 사투리, 루이스 1세 다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를 것이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해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시민 모두가 저마다 다른 ‘포르투’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아이콘을 제작하고 활용할 것을 권장한 것이다.
여기에 시각적 영감을 준 것은 도시 곳곳에서 물결을 이루는 ‘푸른 타일’이었다. 신고전주의부터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시대별 양 식을 반영한 다양한 건축물의 외관을 뒤덮은 타일은 다채로운 색과 기하학적 패턴으로 한때 도시가 타일(도자기) 산업으로 번영했음을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유서 깊은 건물에 사용한 푸른 타일은 도시의 고유한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어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화이트 스튜디오는 시민 각자가 생각하는 포르투를 푸른 타일과 같은 색의 아이콘으로 제작해 주요 건물과 문화, 교통수단, 바다와 강 등의 자연을 나타냈다. 초기 20개였던 아이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들이 내린 ‘포르투’의 정의가 더해짐에 따라 현재 70개로 늘어났다. 이렇게 완성한 각각의 아이콘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타일 크기의 그리드로 끊임없이 재배치되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옥외 광고를 비롯해 도시 곳곳의 공공 시설물, 트램과 같은 교통 수단에도 아이덴티티를 반영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다양한 조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한편 파란색을 메인 컬러로 한 로고는 포르투 이름 뒤에 찍힌 마침표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만큼 다양한 층위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포르투는 도무지 그 무엇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그저 포르투일 뿐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포르투는 포르투’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이 마침표는 도시가 내포하는 함축적 의미의 무한대를 상징한다. 지난 20년간 포르투에 터전을 잡은 화이트 스튜디오는 이번 작업을 통해 도시의 특성을 이해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시민 주도형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도시의 유·무형 유산을 활용한 동시에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포르투를 도시의 아이덴티티로 부여함으로써 유대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www.cm-porto.pt
Interview
화이트 스튜디오 (White Studio)
마누엘라 텔레스(Manuela Teles), 화이트 스튜디오 커뮤니케이션 총괄
“포르투는 매일매일 숨 쉬고 성장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도시다”
포르투 시청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포르투라는 도시를 정의하는 동시에 시민들과 쉽고 체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비주얼 시스템과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었다. 포르투는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문화적 유산, 유서 깊은 건축물을 자랑하는 도시로 우리는 이를 부각시킴으로써 그 정체성을 강화시켜야 했다. 또한 시청 서비스는 물론 여러 기관, 부처에 다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비주얼 시스템을 만들어 언제 어디서든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이에 메인 콘셉트는 포르투의 특별함 그 자체로 정하고 단순한 하나의 상징, 특성이 아닌 다층적 의미와 함축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로고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이콘은 도시의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포르투의 정의를 반영한 것으로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공유함으로써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도시의 모습을 나타내도록 했다.
전 세계 모든 도시는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이를 포착해서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오늘날 디자이너가 시대의 변화에 응답하는, 멋진 도전이 아닐까 싶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상징은 눈에 보이는 이미지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캐릭터까지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www.whitestudio.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