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ah Agency 오아에이전시
익숙한 듯 낯선 전시 경험을 디자인하는 시각예술 기획자
동선에 따라 작품을 순서대로 감상하는 전시 관람 방식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기획자들이 있다. 2021년 문화예술 기획사 오아에이전시는 〈써킷 서울Circuit Seoul #1〉 전시장에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옮겨 왔다.
오아에이전시 —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예술 애호가 윤영빈 대표는 2015년, 23세의 나이로 오아에이전시를 창업하고 이듬해 시각예술 플랫폼 〈그림도시〉를 론칭했다. 2019년 미디어학과 출신의 신수정 큐레이터가 합류하면서 오아에이전시는 더욱 단단한 기획력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2020년 무신사테라스 홍대에서 선보인 〈써킷 서울 #1〉이 화제가 되면서 케이팝 영역의 여러 팝업 커미션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기도 했다. oaah.co.kr
동선에 따라 작품을 순서대로 감상하는 전시 관람 방식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기획자들이 있다. 2021년 문화예술 기획사 오아에이전시는 〈써킷 서울Circuit Seoul #1〉 전시장에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옮겨 왔다. 패션쇼의 런웨이처럼 작품을 프레젠테이션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장치다. 관람을 원하는 작가의 컬렉션이 등장하는 시간에 맞춰 객석에 앉는 순간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흰 장갑을 낀 스태프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작품을 올려놓으면, 관람객은 숨을 죽이고 모델의 캣워크를 감상하듯이 작품이 눈앞을 스치며 지나가는 장면을 유심히 관찰한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영역인 ‘무버Mover’ 외에도 작품을 실제로 주문하고 픽업하는 ‘캡처Capture’, 그리고 AR 애플리케이션이나 VR 기기로 작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버퍼Buffer’까지 〈써킷 서울〉전은 총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치밀하게 구획한 각 섹션은 전시 파트너로 함께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웃음꽃과 의견을 주고받던 중 나온 아이디어가 바탕이 됐다. 또 다른 전시 디자인 파트너인 IVAAIU CITY와의 협업으로 공간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모던한 외형의 컨베이어 벨트를 전시장에 설치할 수 있었다.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역할을 나누기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