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넘폭트 김솔비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네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넘브 아카이브 김한표가 묻고 넘폭트 김솔비가 답했다.
김한표(이하 김): 전개 중인 브랜드 넘폭트와 디자이너 김솔비가 궁금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넘폭트(이하 넘): 의류 브랜드 ‘넘폭트’의 디자이너이자 전시 공간 ‘넘폭트, 을지로’의 기획자 김솔비라고 합니다. 넘폭트(N’importe)는 불어로 ‘아무’ 또는 의문사와 결합하며 ‘무엇이든, 누구든, 어디서든’ 등으로 파생할 수 있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패션과 의류 액세서리를 필두로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의 삶에 들어올 수 있는 무수한 아무-것에 대해 상상하고 실현하는 브랜드죠. 파리에서 점프슈트 맞춤 의뢰를 받으며 시작했는데 올해 3월 빠 프레타포르테(Pas Prêt-à-Porter), 즉 우리말로 ‘기성복이 아닌’이라는 뜻의 맞춤 라인을 론칭해 을지로 5가에서 아틀리에 및 쇼룸을 운영 중입니다.
김: 이번 SDF에서 선보일 맞춤 의류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흥미롭습니다. 넘폭트가 지향하는 패션 플레이(Fashion Play)의 개념에 관해 소개해 주세요.
넘: 넘폭트는 크게 ‘그 무엇이든, 그 누구와 든, 그 어디서든’이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프로젝트를 준비 및 진행합니다. 지난 7월, ‘넘폭트, 그 누구와 든’의 첫 프로젝트로, ‘넘폭트, 을지로’에서 두 명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와 기획 전시를 열기도 했는데요, 당시 관람객이 일러스트 작품들과 같이 전시했던 콤비네이션 카드(Combination Card)*로 작품에 덧대어 보며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패턴의 조합이나 모티프 자체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그 옷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놀이가 있다면 맞춤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패션 플레이’는 바로 그런 상상을 내재한 단어입니다. 패션 플레이에는 플레이 큐브(Play Cube), 플레이 보드(Play Board), 플레이 카드(Play Card)라는 총 3가지 개념이 있는데요, 전시 공간인 플레이 큐브 내에서 플레이 카드와 플레이 보드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다양한 모티프를 가진 의류 제품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실제 맞춤 의뢰도 가능하고요.
*맞춤 의류 상담 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한 pvc 카드
김: 수많은 커리어를 거쳐 지금의 넘폭트를 선보이기까지 다양한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넘: 파리 유학 생활 중 지인의 대타로 한식당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떠오르네요. 당시 저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을 하다 당분간 혹은 기약 없이, Fashion의 ‘F’도 보지 않으리라 다짐했거든요. 대신 비디오-설치미술 작업에 주력했죠. 그런데 대타로 뛰게 된 반나절 아르바이트가 연이 되어 한식당 사장님이 운영하던 또 다른 의류매장이 파트타이머로 일하게 됐고 이후 조금씩 옷까지 만들고, 판매를 위해 넘폭트의 첫 라벨도 제작했습니다. 매장 인수 제안까지 받게 되었고요. 비록 당시 석사 논문 제출 시기와 겹치며 불발되긴 했지만, ‘넘폭트, 파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세웠던 게 패션계로 돌아오는 계기가 됐습니다. 팬데믹 시기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넘폭트, 을지로’로 먼저 시작하게 되었네요.
김: 개성 있는 룩북 화보에도 브랜딩에 대한 많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넘폭트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브랜드로 각인되기 원하나요?
넘: ‘각인’이란 단어가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될까, 겁이 나게 만드는 단어란 걸 이 질문을 받고 문득 깨달았네요. 넘폭트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브랜드로 각인되길 바랍니다.
김: 솔비 님과 넘폭트가 이번 서디페에서 보여주실 여러 새로운 시도들이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찾아줄 관람객에게 짧은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할게요.
넘: 프로젝트 ‘넘폭트, 그 어디서든’의 일환으로 SDF에서 선보이게 될 ‘넘폭트, Fashion Play’는 아직 그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프로젝트입니다. 넘폭트의 ‘플레이 큐브’에 놀러 오셔서, 재미있게 즐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