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아센테 이다윤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꼬꼬영] 아센테 이다윤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열네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심주용이 묻고 아센테 이다윤이 답했다.

H&M x LCF competition을 비롯해 굵직한 해외 공모전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이다윤은 2019년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아센테를 론칭했다. 올해 SDF에서는 ‘아센테 아트 패션 하우스’를 주제로 화가의 작업실이라는 콘셉트 아래 다채롭고 창의적인 아트워크와 패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acente.kr
무엇보다 독특한 프린트 디자인과 업사이클링 원단이 눈에 띄네요. 아센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바랍니다.

아센테는 일상에 영감을 주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어요. 단순히 옷을 입는 것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죠. 사람들이 제 디자인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영감을 얻기를 바랍니다. 저는 퀄리티 있고 타임리스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고객들이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해요. 처음 브랜드를 시작할 때, ‘아센테 리사이클링’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어떻게 더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시작한 컬렉션이었죠. 업사이클링 원단을 찾는데 많은 공을 들였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친환경 원단 회사들과 협력하게 되었어요. 실크와 면 같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해 지속 가능성과 퀄리티를 모두 충족합니다. 저는 국내 원단 업체와 봉제 소상공인들과의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생 관계가 패션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 전시 콘셉트 ‘화가의 작업실’에는 어떤 서사가 담겨 있나요?

창작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 정했어요. 작업실은 예술가가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공간이잖아요? 이 과정을 관람객이 함께 느끼면서, 작품 뒤에 담긴 이야기나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작업실의 에너지와 창의적인 분위기를 전시 공간에 담아, 관람객들에게 영감을 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전시 일부로 인터렉티브 요소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디자인과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팝업을 진행했을 때 고객들이 제 제품을 입고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어느 중년 여성분이 다가와 좋은 디자인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었을 때 큰 감동을 받기도 했죠. 패션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이 직접 입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도 참여형 체험을 통해 관객들이 제 디자인과 더 가까워지고, 함께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수작업으로 진행하시는 아트워크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고 있나요?

일상 속 작은 순간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제게 디자인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의 조합을 넘어 일상에서 오는 감각과 정서를 담아내는 작업이에요. 자연에서 보이는 패턴이나 도시의 풍경 같은 평범한 것들이 큰 자극이 되죠. 특히 저는 손으로 만든 느낌을 정말 좋아해요. 디지털로 완벽하게 만든 그래픽보다 조금 불완전해도 연필 자국이 남아 있는 드로잉, 크레용의 질감, 아크릴의 두꺼운 터치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쓰다 남은 메모지 같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소재가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선호하죠. 디자인에선 그런 불완전함이 오히려 더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요소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손으로 만든 느낌이 살아 있는 작업을 합니다.

향후 계획과 더불어 디자인 분야에서 지향하는 목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디자인을 하면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패션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길에서 제 제품을 착용한 고객을 볼 때마다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 순간들이 저를 계속 디자인의 길로 이끌고 있죠. 앞으로는 패션뿐만 아니라 원단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의 삶 속에 작은 악센트가 되는 제품을 만들고, 그들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디자인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사람들의 감각과 경험에 깊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세심한 디테일과 정성을 담아 고객들의 삶에 의미를 더하는 작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인터뷰 심주용
사물과 사용자의 관계를 탐구하는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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