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를 꿈꾸는 전기차의 모습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다양한 전기 오프로드 모델 리스트업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전기차를 선보이고, 시장이 조성되면서 전기차의 종류도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험한 길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는 픽업트럭과 SUV의 비약적인 발전일 것이다. 픽업트럭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규모가 있는 차를 선호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왔다. 이런 오프로드 차량들은 도로의 상황에 관계없이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며, 거대한 배터리 용량을 가지고 있기에 도로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전기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오프로드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동차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기차 기업 ‘알파 모터 코퍼레이션 Alpha Motor Corporation (이하 알파 모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이 기업은 2020년 한국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자동차·IT·금융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류를 움직이는 것 Move Humanity’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동차 업계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첫 데뷔 무대를 치렀다. 쇼에서는 레트로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쿠페, 세단, 픽업트럭 등이 선보이며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를 통해 알파 모터는 전기차 업계의 새로운 기대주가 될 것이라는 평을 얻었다. 이어서 올해에는 작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울프 WOLF’ 트럭 시리즈를 잇는 ‘슈퍼렉스 SUPERREX’ 모델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슈퍼렉스는 울프와 마찬가지로 알파 모터의 고급 모듈형 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전기 SUV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적응형 전기차 모델로 운전자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오프로드 차량에서 볼 수 있는 성능이 전기차에 이루어졌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했으며 고강도 강철과 경량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여 내구성과 효율성 간의 균형을 이루었다. 여기에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은 한 번 충전으로 325마일(약 523 km)을 주행할 수 있어 오랜 운전 시간에도 거뜬하다.
넉넉한 수납이 가능한 내부 공간은 전기차에서 볼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다. 계기판에는 디지털 속도계, 햅틱 컨트롤 등이 구비되어 직관적인 운전을 돕는다. 이런 기능들 덕분에 슈퍼렉스는 다양한 주행 조건을 처리할 수 있으며 개인의 선호도에 맞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설립자 겸 CEO인 에드워드 리 Edward Lee는 “슈퍼렉스는 소비자의 피드백과 모듈형 차량 플랫폼이 가진 유연성의 직접적인 결과입니다.”라며 “이 새로운 버전의 렉스는 알파 모터의 모험 정신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추가 공간과 다양성을 제공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오프로드의 경험과 첨단 기술의 편의성,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은 앞으로 전기차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듯하다.
전기차의 숙명, 더욱 길어진 충전 시간
알파 모터 외에도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는 오프로드의 명가로 여겨지는 ‘지프Jeep’가 아닐까 싶다. 지프는 2021년 첫 전기 콘셉트카 ‘지프 마그네토 콘셉트Jeep Magneto concept’를 선보인데 이어, ‘지프 랭글러 마그네토 2.0 Jeep Wrangler Magneto 2.0’, ‘마그네토 3.0’을 해마다 차례로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또한 지프는 콘셉트 모델 외에도 양산형 차에 전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랭글러 4XE를 시작으로 그랜드 체로키 4XE, 그리고 순수 전기차인 어벤저까지 출시하며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프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강력한 SUV 퍼포먼스와 더불어 환경까지 고려한 모델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인다.
지프가 선보이는 전기차의 가장 놀라운 점은 ‘충전 시간’이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어벤저의 경우 20%에서 80%까지 충전까지 24분이 걸린다. 또한 하루 평균 주행거리 30km를 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 충전 시간은 단 3분이 걸린다고 하니, 충전을 위해 전전긍긍했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운전자와 차량 보호를 위한 다양한 기능과 다양한 도로를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은 지프라는 브랜드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레트로 감성의 오프로드 전기차
폭스바겐은 2022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ID. 익스트림 오프로드 콘셉트카 ID. XTREME off-road concept car’를 선보이며 자사의 뛰어난 전기차 성능을 드러냈다. 올해에는 자회사이자 오프로드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카우트 모터스 Scout Motors’를 통해 레트로 감성의 오프로드 전기차 및 SUV를 선보일 계획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10월 말에 밝혀질 예정이지만, 스타우트 모터스 사이트 및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된 내용들을 보면 1960-80년 대에 인터내셔널 하베스터 International Harvester에서 생산되었던 스카우트를 새롭게 설계하여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프로드뿐만 아니라 가족용 차량으로 사용되었던 이 픽업트럭은 현재까지도 미국 사람들이 사랑하는 차 중 하나다.
이들은 마지막 스카우트 II가 출시된 지 44년이 흘렀다고 설명하며, 다시 차세대 스카우트가 세상에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6년부터 새로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스카우트는 자사의 역사를 되새기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지만 예전부터 봐왔던 듯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는 언제나 전기 배터리의 충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태양광 전지를 활용하여 충전이 필요 없는 전기차도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 태양광 전기차 라이트이어 원 Lightyear One을 선보였던 솔라 팀 에인트호번 Solar Team Eindhoven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이 팀은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뛰어들었고, 이들의 태양광 전기차 ‘스텔라 테라 Stella Terra’가 세계 최초로 오프로드 주행 테스트를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이 테스트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10일 간 998km를 주행하면서 한 번도 전기 충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량의 경량 프레임과 공기역학적인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모로코에서 사하라 사막을 통과하는 동안 휘발유·전기 등과 같은 자원의 소비가 없었으며, 오로지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력만 활용하여 이동했다고 한다. 전기차에서 항상 지적되었던 단점들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점에 있어서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최근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아이오닉 5 XRT’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으며, 아우디 또한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Q8 e트론 콰트로 Q8 e-tron quattro’을 선보이며 다양한 주행 경험을 제시하고 있는 중이다. 지프와 더불어 정통 오프로드 차로 여겨지는 포드의 브롱코 Bronco 또한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자동차를 선보이는 이유는 자사의 기술력을 돋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현재 소비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전기차와 관련된 단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효과를 선사한다.
새로 선보이는 모델에 레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이 많은 이유 또한 이와 결을 같이 한다. 고객들에게 친근함을 선사하는 디자인은 전기차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과 옛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자동차들이 계속해서 선보이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의 판도는 서서히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