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나만의 스포츠 클라이밍 벽을 만든다면?

언제든 오르고 매달릴 수 있는 클라이밍 시설을 설치한 집 5곳

집 안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할 수 있다? 실내 암벽 컨셉으로 꾸며진 톡특한 인테리어 디자인 네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집 안에 나만의 스포츠 클라이밍 벽을 만든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뿐 아니라 다양한 놀이와 활동을 하는 복합적인 재충전 공간이 되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집을 개조하는 경우가 늘었고, 그중에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집의 형태는 달라도, 각자의 환경에 맞추어 최대로 효율적이면서도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도록 실내 암벽을 설치한 집들을 소개한다.


높은 천장을 지루하지 않게 빈 벽을 놀이 공간으로 채우기

브라질 상파울루

아파트라면 집 안에 수직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활기찬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 전부 약 220제곱미터 면적의 이 꼭대기층 아파트는 유일하게 층고가 높은 거실 한 켠에 클라이밍 월을 설치했다. 이 공간을 만든 브라질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나티 미나스 앤 스튜디오(Nati Minas & Studio)는 집 전체를 리노베이션 하는 과정에서 이 두 배 높이의 천장을 지루하지 않게 채우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거주자의 개성과 생활 습관에서 영감을 얻어 클라이밍 월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소개한다.

집주인 부부는 평소 라이프스타일이 활동적인 편이며, 집에 친구와 가족들을 초대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들은 집에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를 원했다. 건축가들은 문제의 빈 벽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활동적인 공간으로 풀어냈다. 컬러풀하면서도 한 톤 뮤트된 홀드 색깔은 집 전체의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주변은 집의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인 흰 퍼티 벽과 밝은 톤의 타일 바닥으로 마감하여 일체감을 주었다.

마치 산에 오른 것처럼 벽을 다 오르면 산 아래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집

일본 다카쓰키

볼더링 강사인 클라이언트는 가족이 함께 할 2층집을 지으면서 실내에 클라이밍 월을 함께 설치했다. 집에서도 훈련을 하고, 때때로 개인 강습을 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집을 설계한 호리베 어소시에이츠(Horibe Associates)는 언덕 위에 있어 독특한 전망을 갖고 있는 이 부지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 1층과 2층에 걸쳐 있는 클라이밍 월의 한 편을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유리벽으로 만든 것이다. 벽을 끝까지 올라가면 유리벽 너머, 언덕 아래 전망을 즐기며 마치 야외에서 산을 오른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건물 부지 전체 면적은 약 114제곱미터로, 실내에 만든 클라이밍 월 역시 크지 않은 벽 두 개만을 활용하는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건축가들은 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클라이언트의 4살 자녀를 포함하여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또 초보부터 전문가 레벨까지 등반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벽면을 갖출 수 있게 했다. 덕분에 클라이언트는 여기에 자유롭게 근력 훈련을 할 수 있는 바와 여러 홀드를 설치할 수 있었다. 클라이밍 공간은 집의 중심부, 거실과 주방 바로 옆에 배치되었다. 클라이언트가 개인 트레이닝을 하는 중에도 가족들과 가능한 한 많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결과다.

4층 높이까지 이어지는 클라이밍 월 공동주택에 정원 대신 만든 전용 암장

태국 방콕

이 4층짜리 건물은 층 하나씩을 점유한 세 가족이 1층의 공동 공간을 공유하며 따로 또 같이 사는 형태의 공동주택이다. 건물 바깥을 둘러싼 격자 형태의 벽돌벽이 바람길을 만들어, ‘바람의 집’이라는 뜻의 ‘사일롬 하우스(Sailom House)’라고 이름 붙었다. 이 집에는 건물 내부에도 바람길이 있다. 1층의 공동 거실과 주방에 연결된 문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중정이 바로 그 길이다. 모든 층의 창문을 통로 삼아 빛과 공기가 드나든다. 다만 다른 점은 건물 주인이 이곳에 정원 대신 본격적인 스포츠 클라이밍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4층 높이까지 이어지는 클라이밍 월은 다양한 형태의 벽면과 빌레이 장치를 갖추었다. 두 면에 걸쳐 홀드 등 구조물을 설치했고, 나머지 두 면은 유리벽으로 만들어 모든 층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집의 구조에 따라 직사각형이 아닌 중정의 형태는 오히려 다양한 코스를 반영하는 영감이 되었다. 중정인 만큼, 외벽에 설치했을 때와 달리 건물 자체가 만드는 그늘 덕분에 하루 중 언제라도 따가운 햇볕을 피한 채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계단을 활용한 운동 공간, 집이 체육관이자 놀이터가 되는 정글짐

이탈리아 토스카나

평소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클라이언트는 집에도 암벽을 오르듯 수시로 매달리며 체력 훈련을 하며 동시에 놀 수도 있는 공간이 있기를 원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데페라리+모데스티(DEFERRARI+MODESTI)는 오래된 단독주택을 리노베이션하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디자인 정체성을 모두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집 안에 따로 운동 구역을 만들어 큰 공간을 사용해버리는 대신, 계단 구역 전체를 작은 정글짐, 혹은 복잡한 풀업바처럼 만든 것이다.

계단의 난간과 천공판 등의 구조물은 견고하게 설계되어, 건장한 성인들도 붙잡고 매달리거나, 오르내리며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짙고 선명한 파란색의 이 ‘가정용 정글짐’은 두 층을 연결하면서 집안 곳곳에 설치된 빌트인 가구들과 통일된 색감을 유지해, 장난스러우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만든다.

환기와 채광의 통로의 기능을 담은 옥상에 올라가는 색다른 방법

일본 도쿄

일본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나프 아키텍트 앤 디자인(Naf Architect & Design)이 설계한 이 단독주택에서, 1층과 2층, 그리고 옥상까지 세 개층을 오가는 경로는 모두 세 가지다. 일반적인 계단, 다락방으로 가는 듯한 사다리, 옥상까지 이어지는 7미터 높이의 클라이밍 월이다. 한 공간 안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놓여있는 이 구조물들은 자연스럽게 각각의 자리에서 환기와 채광의 통로로 기능한다.

클라이밍 월을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옥상으로 나가게 된다. 옥상은 2미터 높이의 난간들로 둘러싸여 있어, 이 집에 사는 부부와 두 청소년 자녀가 운동을 하면서 이웃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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