껴입으면 스타일 난다! 초겨울 레이어링 공식 8
멋과 추위, 둘 다 잡는 법
비슷비슷한 스타일이 지겨울 때 껴입기 즉 레이어드 룩은 창의를 발현하는 좋은 대안이다. 차가운 날씨에는 방한효과까지 두둑이 챙길 수 있다. 그런데 껴입는 방식에도 유행이 따른다. 올겨울에는 ‘이것’을 활용하면 센스만점. 난이도 하부터 상까지, 단조로움을 깨고 근사함을 증폭시키는 레이어링 실전편을 준비했다.
셔츠 위에 셔츠
레이어링 초보자라면 주목.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공식이다. 셔츠 두 장만으로 지금 가장 힙한 이중 레이어드 룩을 즐길 수 있다. 준비물은 올해 내내 인기인 오버사이즈 핏 셔츠 두 장. 사이즈와 디자인이 비슷할수록 껴입기도 쉽고 옷태도 산다. 같은 아이템을 색깔별로 구매하는 쇼핑 패턴을 갖고 있다면 더욱 유리하겠다.
준비한 셔츠 두 장을 겹쳐 입기만 하면 끝. 여기에 이중 레이어드 룩의 묘미를 슬쩍 깃들이면 되는데, 방법은 이렇다. 겉에 입은 셔츠 단추를 한 두개 더 풀거나 소매단을 접어 안쪽 셔츠를 자연스럽게 노출한다. 보테가 베네타 모델처럼 머스터드에 카키를 얹는 식의 배색효과를 노리거나 무지 셔츠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는 식의 포인트 효과를 살리면 더욱 멋스럽다. 레이어링 고수라면 셔츠 젤 안쪽에 얇은 롤넥 니트를 하나 더 껴입어도 좋고, 요즘 힙한 연출인 셔츠 거꾸로 입기에 도전해봐도 좋겠다.
스커트 밑에 팬츠
지난 봄에도 유행했던 공식이다. 아니 돌이켜보면 교복 치마 밑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다녔던 학창시절부터 인기였다. 입어본 사람은 안다. 이게 얼마나 따뜻하고 편안한지. 여기에 트렌드만 얹으면 게임 끝이다. 딱 하나만 주의하자. 스커트는 A라인을, 팬츠는 일자핏을 선택한다. 둘 중 하나라도 과하게 들러붙으면 레이어링 효과는 반감된다. 쿨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데님 팬츠나 트레이닝 팬츠가 무난하다. 어색해 보이는 게 싫다면 스커트와 팬츠가 세트인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디건 더하기 카디건
카디건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로 팔뚝 가리기용 혹은 느슨하게 걸치는 세미 아우터 정도의 조연으로 활약했던 카디건이 이번 시즌 확실한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단추를 다 잠그고 톱으로 연출하는 크루넥 카디건의 약진을 시작으로 카디건에 또 카디건을 걸치는 이중 레이어드 룩까지, 고정관념을 훌훌 벗은 카디건은 새로운 표정을 잔뜩 지어내고 있다.
카디건 두 개를 겹치는 이중 레이어드 룩의 묘미는 이렇게 즐길 수 있다. 샤넬 컬렉션처럼 안쪽 카디건은 단추를 닫아 톱처럼 입고 바깥쪽 카디건은 단추를 풀어놓는다. 포인트가 필요할 때는 벨트를 두르면 실루엣이 싹 정리된다. 겉 카디건의 어깨선을 흘러내리도록 연출한 구찌 컬렉션도 인상적이다. 힙을 덮는 롱 카디건을 입은 후 다른 컬러 카디건으로 어깨를 감싼 모스키노 컬렉션은 우아하기 그지없다. 정말이지 카디건의 재발견이다.
드레스 밖으로 꺼내기
연말에 도전하면 더욱 예쁠 공식이다. 가벼운 드레스를 밖으로 꺼내 입는 순간 매혹적인 우아함이 고개를 든다. 가장 요긴할 디자인은 롱 슬립 드레스와 얇고 부드러운 셔츠 드레스. 추천하고 싶은 연출법은 이거다. 겨울 감성 폴폴 풍기는 플란넬 체크 드레스 위에 블랙 혹은 화이트 슬립 드레스를 겹친다. 몸에 적당히 붙는 폴라넥 니트 드레스를 입고 얇은 셔츠 드레스를 아우터처럼 툭 걸쳐도 멋지다. 이때 신발은 매끈한 롱부츠, 납작한 로퍼 등 무심한 느낌일수록 쿨하다.
아우터 두 개 겹치기
난이도 상이다. 대신 멋도 최고다. 아우터 두 개를 겹쳐 입는 방법인데, 핵심은 서로 다른 디자인의 아우터를 믹스매치하는 것. 후보군은 이렇다. 가죽 재킷, 퍼 재킷, 트위드 재킷, 헤링본 코트, 테디베어 코트! 이들의 공통점은 소재의 질감이 빛난다는 점. 기장이 서로 다른 아우터를 선택하면 그 멋은 배가된다.
핵심은 질감이 서로 다른 아우터를 섞어서 풍성하고 다채로운 멋을 살리는 데 있다. 이럴 때 각 잡은 느낌은 촌스럽다. 포멀한 캐시미어 재킷에 캐주얼한 오버핏 패딩 점퍼를 매치한 프라다 컬렉션, 니트 집업에 헤링본 코트를 걸친 라반 컬렉션처럼 분방한 한 끗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이걸 입는다고? 하는 느낌의 태연함을 엿보일 때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환된다.
베스트는 베스트다
소매가 없어 레이어링 효과를 내기 최고인 베스트는 언제나 다재다능하다. 더욱 트렌디한 레이어링을 즐기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 연출법을 참고한다. 셔츠에 타이 혹은 스카프를 두르고 스코틀랜드풍 페어아일 니트 베스트를 겹쳐 입는 할아버지 감성의 그랜파코어 룩. 교복을 떠오르게 하는 V넥 니트 베스트와 셔츠 조합에 블레이저를 걸치는 프레피 룩. 마지막으로 포멀 베스트와 팬츠 혹은 스커트 셋업을 입은 후 테일러드 롱코트로 마무리하는 오피스 룩.
케이프 두르기
얼어죽어도 코트를 고집하는 얼죽코들에게 추천하는 공식이다. 올겨울에는 코트 위에 두른 케이프 하나로 멋과 보온성, 둘다 잡을 수 있다. 처음부터 케이프가 달린 코트를 선택하면 그 하나만으로도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걸칠 수 있다. 케이프가 없다면 소재감이 풍부한 큼직한 머플러를 펼친 후 넓게 둘러 연출하면 된다.
겨울 액세서리 치트키
껴입기 기술은 처음이 어렵지 생각보다 금방 는다. 동시에 새로운 레이어링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 겨울 액세서리는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올겨울에는 특히 이런 아이템이 트렌드다. 머리까지 감싸는 발라클라바 혹은 니트 보닛, 크고 도톰한 머플러, 고무장갑 못지않은 알록달록 스웨이드 장갑, 롱부츠 위로 빼꼼 얼굴을 내민 니삭스. 질감이 풍성하고 따뜻할수록 근사한 화룡점정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