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우리 문화유산
아르떼뮤지엄 강릉 〈더 헤리티지 가든 – 이음을 위한 공유〉
과거의 유물이 현대의 기술을 만나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진다. 국가유산을 소재로 한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시 〈더 헤리티지 가든 – 이음을 위한 공유〉가 아르떼뮤지엄 강릉에서 열린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The Heritage Garden) – 이음을 위한 공유〉(이하 ‘더 헤리티지 가든’)가 지난 11월 12일 아르떼뮤지엄 강릉에서 개막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로 우리나라 국가유산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이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디스트릭트와 협업해 만든 미디어아트 작품 ‘이음을 위한 공유’이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에서 가장 넓은 전시장인 ‘가든’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작품은 ‘이음’을 주제로 국가유산 3D 에셋을 활용해 제작되었다. 국가유산 3D 에셋은 국가유산을 시각적으로 디지털화한 데이터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국가유산의 가치를 담아 문화유산과 무형유산, 궁궐 전각 등의 아름다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으로 표현했다.
가야금 선율로 시작해 빛으로 만든 선이 등장하고 이어서 석굴암 본존불, 진관사 동종과 청자투각 칠보무늬 향로, 백자달항아리 등과 함께 100점이 넘는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전시장에 펼쳐진다. ‘수제천’ 가락에 맞춰 춤추는 연회 장면은 과거의 춤사위를 현대적인 몸짓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과거의 연회장과 현대 무용수가 만나 사람에서 사람으로 계승되는 무형유산을 표현했다. 무용수들의 동작을 크로마키 기법으로 촬영해 손끝의 미세한 동작까지도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궁궐 전각들이 펼쳐지는 장면에서는 간절한 소망이나 행복을 하늘에 비는 이야기가 담긴 전통 민요 ‘비나리’를 재해석한 음악을 활용해 몰입감을 더한다.
〈더 헤리티지 가든〉 전시에서는 ‘이음을 위한 공유’와 더불어 ‘아르떼뮤지엄x오르세 미술관’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의 변천사와 하이라이트 작품을 아르떼뮤지엄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흐, 세잔 등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이 20여 분간 이어진다.
유물이 원래 자리한 현장을 벗어나 대형 미디어 아트 공간에서 새롭게 마주하는 우리의 문화유산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차원의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전시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관람객이 직접 공간을 거닐며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화면을 통해 모든 것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유산이 현대의 예술적 맥락에서 어떻게 새롭게 표현되고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체험해보자.
아르떼뮤지엄 강릉은 지난 2021년 디지털 미디어아트 기업 디스트릭트가 제주와 여수에 이어 강릉 경포호 인근에 오픈한 세 번째 몰입형 미디어아트 상설 전시관이다. 강원도와 강릉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전시가 펼쳐진다. 이번 〈더 헤리티지 가든〉 전시는 강릉에 소재하는 국가유산 방문코스인 선교장, 오죽헌, 경포대 중 두 곳 이상을 방문해 스탬프를 찍어 제시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다양한 강릉 여행지와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