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 CI 리뉴얼 프로젝트

가구 제조에서 오피스 공간 솔루션으로

1983년 창립 이래 한국 대표 사무 가구 전문 브랜드로 자리 잡은 퍼시스는 이제 사무 환경 전반의 공간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단순히 가구를 생산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오피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공간과 환경을 위한 맞춤 가치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것. 이런 퍼시스가 소디움 파트너스와 협업하여 새로운 CI 시스템을 선보였다.

퍼시스 CI 리뉴얼 프로젝트

가구는 공간의 얼굴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단순한 제품 이상이다. 가구가 공간을 정의하고, 공간은 곧 사람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이를 생각하면 퍼시스 브랜드가 진화하는 방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83년 창립 이래 한국 대표 사무 가구 전문 브랜드로 자리 잡은 퍼시스는 이제 사무 환경 전반의 공간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단순히 가구를 생산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오피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공간과 환경을 위한 맞춤 가치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것. 이런 퍼시스가 소디움 파트너스와 협업하여 새로운 CI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퍼시스의 철학과 사업 방향의 진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1996년 디자인 파크가 디자인한 퍼시스의 기존 CI 시스템은 퍼시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하지만 퍼시스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소통하는 데 필요한 언어와 시각적 메시지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시각 요소의 변화에만 신경 쓰기보다는 브랜드의 가치 재정립부터 시작한, 약 1년에 걸친 장기적인 프로젝트였다. CI는 단순한 그래픽 요소가 아니다.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이 그래픽이 브랜드 철학을 상징하는 지표라고 할 때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퍼시스는 우선 브랜드 이미지 카테고리를 ‘앞으로 유지, 계승해야 할 브랜드 이미지’와 ‘퍼시스에 바라는 브랜드 이미지’로 나눈 후, 내·외부 워크숍과 인터뷰, 리서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CI 리뉴얼의 밑그림이 될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했다. 이후 이루어진 CI 시스템 리뉴얼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브랜드의 철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콘셉트 ‘행복한 프로(Happy Professionalism)’를 도출해 새로운 CI 시스템의 지표로 삼았다. 이는 회사 임직원, 유통망 구성원, 구매자, 사용자 모두가 퍼시스 브랜드를 통해 프로가 되고, 퍼시스 브랜드와 함께 행복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오피스라는 공간을 ‘우리의 일과 삶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동반자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브랜드 사명의 의미를 담아 ‘우리가 사랑하는 오피스(Office We Love)’라는 슬로건으로 도출했다.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비주얼 작업에서 로고는 기존 퍼시스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보다 유연하고 글로벌하게 쓰일 수 있도록 조정하고, 슬로건 조합 그래픽 요소는 퍼시스의 심벌인 스퀘어를 회전하여 만든 하트 모양을 활용하여 디자인했다. 새로워진 CI 시스템에 맞추어 촬영 이미지 콘셉트도 재정립했다. 제품뿐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과 공간까지 함께 보여줌으로써 퍼시스가 단지 가구가 아닌 공간 솔루션을 제안하는 회사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새롭게 바뀐 퍼시스의 CI 시스템은 이미 명함, 사원증, 광고 등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넓은 범위에 적용할 계획이다.

Interview
김광호 소디움 파트너스 브랜딩 그룹 상무
“브랜드의 현재 문제점을 진단하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틀을 만든 프로젝트다.”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존 브랜드의 자산을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방향성을 찾는 것, 그리고 고객 접점에서 사업 확장까지 고려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히 시각적 변화의 강도보다 브랜드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의 틀을 만들어나간 프로젝트다. 특히 퍼시스와 처음부터 함께하며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과 큰 틀도 함께 정립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오피스’라는 슬로건은 딱딱한 느낌의 브랜드에서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로 변화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처음 브랜드 개념을 잡아나가는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특별히 어려웠다기보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비주얼 변화를 넘어선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시각적 요소의 리뉴얼 프로젝트에 머물기보다 모든 요소를 함께 정립한 브랜드 철학에 근거해 발전시켰다.

Interview
김범진 팀장, 송정한 대리
퍼시스 마케팅팀
“브랜드와 사용자가 함께 소통하고 영감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를 원했다.”

새롭게 달라진 CI 시스템은 퍼시스의 어떤 철학을 담고 있나? 

퍼시스의 사명과 동일한 가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과 공간을 이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다양한 생활환경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이번 CI 시스템 리뉴얼 프로젝트는 바로 이 사명처럼 브랜드와 사용자가 제조, 판매, 구매, 사용이라는 단순한 관계를 넘어 함께 소통하고 영감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를 원했다.

리뉴얼 전과 비교해 시각적으로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 

이전 퍼시스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느껴지는 메시지는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였다. 새롭게 정비된 CI 시스템에서는 따뜻하고 사람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했다. 레드 컬러와 심벌의 형태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균형을 찾았고, 블랙에서 그레이로 변화를 주면서 더 유연하게 기능하도록 했다. 심벌을 회전시켜 하트 모양으로 활용한 그래픽 모티프는 퍼시스의 슬로건을 더 강력하게 표현한다. 또 이미지 촬영의 톤 & 매너도 새롭게 정립했는데 공간과 제품이 어떻게 조화되는지를 표현하고 또 공간과 사람을 강조하는 따뜻한 느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새로운 슬로건을 고안하게 된 동기와 그 안에 담긴 뜻이 궁금하다. 

새롭게 개발한 슬로건은 퍼시스의 핵심 역량을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로 치환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 오피스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우리는 오피스가 일과 삶을 연결하는 동반자가 되기를 원했기에 ‘내가 선택한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 과정까지 즐기는 소중한 삶의 구심점’이라고 재해석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오피스’라는 슬로건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53호(2016.03)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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