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하이퍼 로컬 브랜드 ‘아틀리에100’
가장 런더너다운 디자인
런던에서 100km 이내에서 재료를 소싱하고 제작하고, 디자이너와 제조사 및 디자인 산업의 전문가 집단이 협업하며 하이퍼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아틀리에100을 소개한다.
올해의 Z세대 트렌드 키워드로 부각된 하이퍼 퍼스낼리티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하이퍼 리얼리즘이 있다면, 여기 하이퍼 로컬도 있다. 작년, 런던에서 데뷔한 아틀리에100Atelier100은 디자이너와 제조사 및 디자인 산업의 전문가 집단이 협업해 만든 크리에이티브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이자 커뮤니티 플랫폼, 콘셉트 스토어다.
무엇보다, 로컬 디자인 및 생산을 추구하며 런던에서 100km – 대략적으로 서울에서 충남 아산까지의 거리 – 이내에서 재료를 소싱하고 제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근거리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유지하면서 기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다.
이러한 독창성은 스웨덴의 브랜드로 잘 알려진 H&M과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 그룹Ingka Group이 협력해 현지에서 떠오르는 창의적인 인재를 찾고 육성한다는 공통 목표를 기반으로 한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 상업적으로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디자인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마케팅, 회계, 법률 자문 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공유한다고.
하이퍼로컬 브랜드 아틀리에100의 론칭과 함께 선보인 12개의 창작물은 각각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창적이고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의 가구와 홈 퍼니싱 제품,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로 구성된다. 특히, 지속 가능한 디자인 사고와 재료의 독창성이 특징이며, 런던의 정체성을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한 점이 흥미롭다.
디자이너 안두 마세보Andu Masebo는 목공, 도자기 및 금속 가공 분야의 전문가로, 자동차 배기 파이프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를 용접해 만든 곡선형 의자 ‘스테인리스 스틸 관형 의자Stainless Steel Tubular Chair’를 선보였다.
조페스 션리-잭슨Josef Shanley-Jackson과 핀 톰슨Finn Thomson이 설립한 아트 앤 디자인 스튜디오 마이터 앤 먼데이즈Mitre & Monday’s는 디자인 재료 탐구에 위트를 가미한 작품이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한 ‘런던 호박돌 플로어 조명London Cobblestone Floor Light’은 런던에서 찾은 호박돌*을 활용해 균형 잡힌 프리 스탠딩 조명을 완성했다.
*집터 따위에 기초를 단단히 하기 위한 받침용 돌
포테이토 프린팅 일러스트레이터 제임스 오브라이언James O’Brien은 지역에서 공수한 세컨드 핸드 접시에 영국식 아침식사의 대표적인 메뉴인 계란과 소시지, 베이크드 빈즈 등을 직접 그려 넣은 중고 접시 컬렉션 ‘포테이토-프린티드 런던 디너 접시Potato-Printed London Dinner Plates’를 선보였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가 돼버린 오래된 감자를 활용해 중고 접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조각가이자 도예가 에멀리 엘거스마Emmely Elgersma는 버려진 브로드시트와 테니스 공 튜브를 활용해 질감이 살아있는 컬러풀한 종이 조명 ‘런던 페이퍼 마쉐 테이블 램프London Paper Mache Table Lamp’를, 도예가 앨리슨 쿡Alison Cooke은 템스강 26미터 아래에서 발굴한 점토로 만든 핸드메이드 꽃병 ‘템스 클레이 베이스Thames Clay Vase’를, 디자이너 야스민 레논-총Yasmin Lennon-Chong은 3D 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도어 스톱 조각Sculptural Door Stop’으로 일상을 더욱 유쾌하게 장식한다.
사진작가이자 패키지 디자이너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일러스트레이터인 네이선 조이스Nathan Joyce는 레이저 커팅 기술로, 동물의 철자를 활용해 만든 위트 있는 장식품 ‘알파벳: 레이저 컷 동물 카드 세트Alphapets: Laser Cut Animal Card Set’를 소개했다. 디자이너 니나 주아 클레인Nina Jua Klein은 두 개 이상의 부품이 서로 의존해 하나의 개체로서 기능하도록 한 원통형 촛대 세트 ‘런던 브릭 앤 차콜 촛대London Brick & Charcoal Candle Holders’를 만들었다.
패션 아이템도 인상 깊다.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클라라 추Clara Chu는 팝적인 가방과 액세서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과잉됐다는 의미의 ‘서플러스 백Surplus Bag’ 컬렉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야채용 필러와 숟가락, CD 케이스, 실리콘 아이스 트레이, 토스터 부품까지 예상치 못한 아이템을 재활용했다. 그녀는 소비재의 유머러스한 변형을 통해 소위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했다.
디자이너 사바스 알렉산더Savvas Alexander는 패션 업계의 과잉 소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하며 ‘레이저 컷 패션Laser Cut Fashion’ 컬렉션을, 텍스타일 디자이너 엘나-마리 포춘Elna-Marie Fortune은 런던의 기념물에서 영감을 얻은 ‘런던 우븐 토트London Woven Tote’ 컬렉션을, 니트 디자이너 조 호건Zoe Horgan은 패션 산업 폐기물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유도하며 사장死藏 재고의 원사를 활용한 ‘데드스톡 니트웨어Deadstock Knitwear’ 컬렉션을 선보였다.
런던 기반 크리에이터들의 창의성과 지역색이 듬뿍 깃든 아틀리에100의 한정판 제품은 온라인 채널을 비롯해 런던 해머스미스의 쇼핑몰이자 복합문화공간인 리바트Liva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