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브랜드를 위한 해법, 스몰브랜더 ①

이것은 스몰 브랜드를 위한 지침서

온라인과 SNS를 통해 수많은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목격한다. 누구나 쉽게 스마트 스토어나 사이트를 개설하고, 제품을 판매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에 브랜드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스몰브랜더’의 김시내 대표를 만났다.

작은 브랜드를 위한 해법, 스몰브랜더 ①

브랜드 마케터의 필독서인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에서 저자 이근상은 이렇게 말한다. “큰 브랜드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작은 브랜드의 시대다.” 우리는 온라인과 SNS를 통해 수많은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목격한다. 친환경 브랜드, 콘텐츠 플랫폼, 반려견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영역은 넓어지고 분야는 더 세분화됐다. 누구나 쉽게 스마트 스토어나 사이트를 개설하고, 제품을 판매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에 브랜드란 과연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실전적으로 던지는 이들이 있다. ‘스몰브랜더smallbrander’다.

2천개의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낸 인사이트를 담다

독립출판 페어에서 우연히 예약 판매 중인 4권의 시리즈 책을 접했다. 얇고 작지만 간결하고 눈에 띄는 컬러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시리즈 제목은 이랬다. <작은 브랜드를 위한 지침서> 이 시리즈는 책마다 각각 ‘마케팅’, ‘콘텐츠’, ‘판매 전략’, ‘고객 경험’을 주제로 다뤘다. 5년 간 2천 개 브랜드의 성장을 도운 경험과 마케팅 뉴스레터 ‘스몰레터smallletter’를 운영하며 쌓은 다양한 사례를 기반으로 만든 책이라는 설명에 이끌려 샘플을 펼쳤다.

“론칭 전부터 고객을 모으는 필승 전략: ‘론칭’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작은 종이비행기부터 패러글라이딩 그리고 대형 로켓까지, 크고 작은 비행기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크기는 다르겠지만 작은 브랜드도 일론 머스크만큼 무언가를 끊임없이 발사(론칭)하며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론칭의 연료는 다름 아닌 ‘고객의 관심’이죠. 멋지게 만들어 쏘아 올린 불꽃이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끝나지 않게 하려면 론칭 전부터 촘촘하게 마케팅 계획을 설계해야만 합니다.”

<작은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지침서>의 첫 장 ‘어떻게 하면 론칭 전부터 고객의 기대감을 북돋을 수 있을까?’ 서문 중에서

서문에 뒤이어 나오는 ‘콜린스’의 스토리텔링, ‘하동차편’의 사전 모객, ‘미미달’의 설문 투표, ‘요헤미티’의 티징 작업 사례를 보다 보면 당장 내일이라도 기가 막힌 브랜드를 하나 론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 정도다. 스몰브랜더는 마케터 출신의 김시내 대표가 창업하고 기획자 출신의 최용경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다. 작은 브랜드를 발견하고, 연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데 목적을 둔다.

그렇다면 ‘작은 브랜드’는 무엇일까? 스몰브랜더는 작은 브랜드를 7가지 기준으로 정의한다. 15명 이하의 고용 인원, 투자를 받지 않은 회사, 장기적 비전, 속도에 맞는 성장, 고객 중심 경영 철학, 브랜드의 개성, 특별한 제품력 등을 기준으로 작은 브랜드와 그 외 브랜드로 나눈다. 그리고 스몰브랜더의 파트너 브랜드 모집란에는 이런 브랜드를 찾는다고 적혀 있다. ‘오래 가는 단단한 팬을 모으고 싶은 브랜드’ ‘자신 있는 내 제품을 알리고 싶은 브랜드’ ‘빠른 답보다 탄탄한 과정을 함께 하고 싶은 브랜드’ 아마 진정성을 가지고 시작한 대부분의 작은 브랜드가 바라는 방향일 것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론칭하겠다던 의욕을 잠시 누르고 스몰브랜더 김시내 대표를 만났다.

작은 브랜드와 함께하는 성장

Interview with 김시내 대표

스몰브랜더 김시내 대표. 사진 제공 스몰브랜더

─스몰브랜더는 어떻게 시작된 회사인가요.

저는 외국계 대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로 이직했어요. 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디즈에서의 업무가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작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한다는 점도 무척 좋았죠. 와디즈에서 3년 간의 경험을 마친 후 새로운 성장을 위해 당시 동료였던 최수현 (전) 대표와 함께 스몰브랜더를 만들게 됐고요. 스포카와 아파트멘터리라는 스타트업에서 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경험을 한 지금의 스몰브랜더 최용경 공동대표와 함께 스몰레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최용경 대표는 현재 스몰브랜더의 콘텐츠 총괄과 고객 경험 컨설팅을 맡고 있는데요. 작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저희 셋의 목적과 열정을 이루기에 스몰브랜더와 스몰레터는 가장 완벽한 출발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시작한 것이 어느새 2년이 됐네요.

그 내용을 묶어 책까지 직접 출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작은 브랜드 옆에서 컨설팅을 하고 직접 대행을 맡기도 하니 작은 브랜드의 마케팅 사례를 자연스럽게 많이 알게 됐고요. 작은 브랜드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요즘 잘하는 작은 브랜드를 일상 생활에서도 늘 공유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를 주제별로 담아 2~3주에 한 번 뉴스레터로 발행했죠. 이렇게 2년 간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구독자가 10,000명이 되더라고요. ‘바쁜 브랜드 대표님들께는 잘 정돈된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학습지를 콘셉트로 한 <작은 브랜드를 위한 지침서>를 출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직접 출판을 하게 됐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작은 브랜드 사례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기 위해서죠.

스몰브랜더를 만들게 된 이유는 뭘까요.

처음에는 크라우드 펀딩 이후에 필요한 마케팅을 도와주려고 시작했어요. 제가 와디즈에서 일하며 직간접적으로 만난 브랜드가 대략 2천 개예요. 수많은 작은 브랜드를 접해보니 마케팅에 있어서 공통적인 어려움이 보였죠. 일단 시중에 작은 브랜드만을 위한 이론이 전혀 없어요. 이미 브랜드로 알고 있는 회사들의 프로모션이나 카피 라이팅 작성법, 광고 방법은 서적으로 많이 나와 있지만 작은 브랜드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지 않거든요. 작은 브랜드 사장님들에게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알음알음 찾고 물어서 진행한다고 답해요. 들어보면 그 시기의 브랜드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많고, 예산도 적어서 잘못된 방향으로 투자하면 다시 돌아가기가 어렵죠. 안타까웠어요. 와디즈에 있을 때 저는 플랫폼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작은 브랜드를 위한 생존 방법을 찾아보자는 각오로 창업을 했고, 이제 햇수로 3년이 됐죠.

최근에 진행한 컨설팅을 진행한 브랜드는 어떤 곳인가요.

마케팅 파트너도 있지만 대체로 단기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해요. ‘사이즈오브’나 ‘동해형씨’ 같은 브랜드가 있고, 최근에는 ‘제주맥주’의 제주누보 온라인 마케팅을 함께 하고 있어요.

홈페이지에 스몰 브랜드를 정의한 내용이 있더라고요.

여러 내용이 있지만 15인 이하에 투자를 받지 않은 회사라는 부분은 저희가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의 공통적인 속성이에요. 그렇다고 이 기준에 맞지 않다고 작은 브랜드가 아니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저희가 일을 할 때에 투자 받기 전이나 인수되기 전의 성장 단계에 있는 사례를 발굴하고 돕는 걸 잘하기 때문이죠. 이 단계는 마케팅과 브랜딩의 경계가 모호해요.

동해형씨는 어떤 도움이 필요해서 스몰브랜더를 찾았나요.

‘동해형씨’는 고성에 위치한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예요. 신선한 항구 입찰 생선으로 만든 반려동물 수제간식을 판매하죠. 제가 2021년에 어반플레이에서 진행한 <연남방앗간 기획전: 겨울의 감각> 팝업스토어 MD를 맡았어요. 그때 참여한 브랜드가 동해형씨인데 당시에는 마케팅하기에 어려운 브랜드였어요. 제품은 좋았지만, 실온 보관이 불가능했거든요. 배송 시에 얼음팩이 필수였고, 가격도 높았죠. 그런데 2년 사이 새로운 제조 공법을 개발해서 연락을 주셨어요. 브랜드의 제품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는데, 여기서부터 마케팅을 어떻게 이어갈지 모르겠다고요.

동해형씨를 처음 시작할 때는 강아지가 생선을 먹는다는 인식이 없었지만 자리를 잡으면서 경쟁자도 많이 생겼다고 해요. 원조인 만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당일 항구 입찰한 생선으로 제품을 만드니 박리다매도 불가능했죠.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를 알리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싶어서 제안한 게 ‘바다가 허락한 만큼’이라는 캠페인이에요. ‘바다를 강아지와 함께 지키자’는 내용이죠. ‘댕냥어보’라는 카드를 만들어 리워드를 위한 인증 아이템으로 사용했어요. 리워드 굿즈로 어시장 콘셉트로 제작한 앞치마나 북어 티셔츠, 반려견 보울, 쿨링 백, 타월 등을 제작했어요. 심각한 환경적인 메시지보다 재미있게 바다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송출했어요. ‘댕냥어보’ 카드에는 동해에서 수확되는 수산물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 정보를 담았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중에 일본의 오염수 방출 이슈가 생겼어요. 방사능 시험 성적서를 즉각 발행해서 고객에게 공유했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2.5배 늘었어요. 기존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가 하지 않는 마케팅을 제안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고 게임 요소를 통해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었죠.

http://blog.naver.com/designpress2016/223251995124

동해형씨, ‘바다가 허락한 만큼’ 캠페인

마케팅과 브랜딩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이유

마케팅과 브랜딩의 경계를 줄타기하는 느낌이네요.

네, 사실 마케팅 캠페인보다 브랜딩 캠페인에 가깝죠. 스몰브랜더는 그 경계를 나누기보다 지금 이 브랜드가 필요한 요소를 제안해요. 작은 브랜드가 성장하는 스테이지에서 실제로 마케팅과 브랜딩의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고요. 우리가 동해형씨 프로젝트처럼 직접 투입이 되는 프로젝트만 있지는 않아요. 예산 자체가 백만 원 밖에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매월 ‘마케팅 워크숍’을 열어요. 본인이 직접 실행할 수 있게 스몰브랜더가 옆에서 도와주는 거죠. 워크숍은 4주짜리인데 마케팅 예산 책정, 고객 경험 설계, 마케팅 소재 만들기, 상세 페이지 개선 등 기본적인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프로모션 계획도 도와줘요. 고객 경험 워크숍은 챗 GPT를 활용해서 FAQ를 만드는 내용도 진행하죠. 챗 GPT가 작은 브랜드에게 상당히 유용한 수단이지만 활용하기가 어렵거든요. 이런 실질적인 마케팅 방법론들을 정리한 게 <작은 브랜드를 위한 지침서> 시리즈예요.

워크숍 참가자는 어떻게 모집하고 있나요.

스몰브랜더 홈페이지에서 모집해요. 스몰레터 구독자 대상으로 뉴스레터로 홍보하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집하고 4주간 3시간씩 진행해요. 참가비는 100만 원대예요.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 100만 원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딱 4팀만 받아서 진행하거든요. 그 이상 받으면 양질의 실습 피드백을 드릴 수가 없어요. 2023년에 책을 집필하느라 잠깐 쉬기도 했지만 1년 동안 약 10회 정도 진행했어요. 스몰브랜더 입장에서 워크숍은 수익성보다는 작은 브랜드의 고충과 목소리를 듣고 싶고, 그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운영합니다.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으신가요.

매주 양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서 워크숍에 참가한 분이 계세요. 스튜와 빵, 디저트를 판매하는 밋앤베지라는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이었어요. 그 분은 확신을 얻고 싶어서 찾아오셨대요. 워크숍에서 우리의 일은 이론을 알려주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알려준 뒤 실행하는 걸 지켜보고 도와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밋앤베지는 이미 제품도 좋고, 매출도 잘 나오고, 마케팅도 잘 하는 브랜드였어요. 이대로만 하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민망하죠. 양산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만 하시면 돼요. 잘 하고 계시네요’라는 이야기만 계속 하니까요. 그런데 그 분은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오셨데요. 워크숍 만족도가 높다고 하셨어요. 작은 브랜드가 자신의 스테이지에서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을 때 생기는 고충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줄 사람이 필요했죠. 이후 그 분이 말씀하시길 워크숍에서 얻은 확신 덕분에 생각만 하던 다양한 방식의 브랜드 전개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고맙다고 했죠.

스몰브랜더가 진행한 낼나 공유회. 사진 제공 스몰브랜더

*이 기사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작은 브랜드를 위한 해법, 스몰브랜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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