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의 매력 조명하는 책 〈감각서울〉 창간
서울시가 책 시리즈를 만든 이유
서울시가 서울을 조명하는 책 시리즈 〈감각서울〉을 창간했다. 서울시가 물성을 가진 콘텐츠 시리즈를 기획하고 제작한 배경은 무엇일까? 〈감각서울〉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한 김규리 서울시 홍보담당관과 이지나 홍보담당관 주무관에게 물었다.
서울시가 서울을 조명하는 책 시리즈 〈감각서울(GamgakSeoul)〉을 창간했다. 10월 10일 창간호 ‘서울의 매력, 한강’ 편이 발행됐다. ‘서울을 한 권의 책에 담는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시리즈는 매 호 새로운 주제를 통해 서울의 복합적인 면면을 소개할 예정이다. 〈감각서울〉에는 한강의 순간을 포착하는 포토그래퍼의 사진 작품, 한강에서 일하거나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물론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 ‘한강뷰’ 카페나 레스토랑 등 알짜배기 정보까지 담겨 있다. 서울시가 물성을 가진 콘텐츠 시리즈를 기획하고 제작한 배경은 무엇일까? 〈감각서울〉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한 김규리 서울시 홍보담당관과 이지나 홍보담당관 주무관에게 물었다.
Interview
김규리 서울특별시 홍보담당관
이지나 서울특별시 홍보담당관 주무관
서울시가 주목한 서울의 매력
— 서울시가 〈감각서울〉을 기획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왜 이러한 콘텐츠를 떠올리게 됐나요?
김규리 홍보담당관(이하 김규리)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로 일컬어집니다. K-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브랜드들도 서울을 주목하고 있죠. 이제 서울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일컫는 도시 중 한 곳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글로벌 경쟁력 TOP 5 도시로의 도약을 앞둔 이 시점에 서울이 가진 매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서울시라면 서울의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 완성한 콘텐츠는 물성을 가진 책의 형태로 탄생했어요. 여러 매체 중 ‘책’이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지나 주무관(이하 이지나) 누군가에게 서울을 소개할 때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이길 바랐어요. 영상 등 온라인∙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빠르게 휘발되지 않고, 소장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형태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매력적인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소장하도록 하고 싶었죠. 무엇보다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감각하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취지를 잘 풀어낼 방법은 ‘책’이라고 판단했어요.
— 책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이지나 기획 단계에서는 책의 중심 타깃 독자를 설정하는 일과 더불어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방향성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영감을 얻고자 하는 2040 크리에이터를 중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내외부의 목소리를 듣고자 자문단을 꾸려 의견을 모았습니다. 자문위원으로는 〈감각서울〉과 타깃층이 비슷한 브랜드와 플랫폼에서 일하는 분들을 모셨고요. 올해 2월에 첫발을 뗀 후 취재, 디자인, 인쇄까지 마친 것이 10월 초였으니 꼬박 8개월이 걸렸습니다.
— 이 책을 만들면서 염두에 두었던 목표는 무엇이었어요? 시市에서 간행한 책이기에 더욱 신경 써야 했던 점도 있었을 텐데요.
김규리 ‘한 권의 책에 서울의 매력을 담자’라는 콘셉트가 정해진 후에는, 기존에 발행되었던 시市 간행물들과 디자인이나 내용 면에서 전혀 다른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디자인은 물론 레이아웃과 제호까지도 새로울 것,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삼았어요.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길 바랐기에 정책이나 서울’시’를 단순히 홍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만질 수 있는 책을 만드는 만큼, 책의 물성을 아름답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근사한 사진과 글로 서울이라는 도시는 물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가진 매력을 책 한 권에 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기꺼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한강을 첫 번째 주제로 삼은 것은 필연적인 선택
— 첫 번째 주제로 ‘한강’을 선택한 이유를 들려주세요.
김규리 한강은 서울의 중심이자 정수精髓입니다. 자연물로서의 ‘강’ 이상의 의미를 가지죠.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춘 메가시티 서울에서 한강의 존재감은 엄청납니다. 한강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입니다. 서울의 곳곳을 넘나들 때 자주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고요. 서울에는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빼곡하죠. 그럼에도 한강이 있기에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자각하곤 합니다. 서울시민의 일상 속 다양한 장면에 배경으로 존재하는 한강을 첫 주제로 삼은 건 필연적이었습니다.
— 한강을 어떤 방식으로 조명하고자 했어요?
이지나 먼저 한강의 다채로운 매력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표지에 붙인 포토 포켓에 한강 다리 너머 노을이 지는 풍경을 넣은 이유는 그래서예요. (웃음) 또 한편으로는 시공을 초월한 동시대적인 시선으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콘텐츠를 떠올렸습니다. 크게 한강의 풍경, 이야기, 역사라는 세 가지 방향성을 설정하고 구성해 나가기 시작했죠.
— 케이채, 표기식, 한영수 작가가 촬영한 사진과 한강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인터뷰는 물론 한강 관련 역사까지 담겨 있어요. 감성과 이성이라는 필터를 모두 사용해 한강을 바라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지나 시선이 돋보이는 사진가가 찍은 한강 사진을 통해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강의 풍경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또 롱보더, 마인드풀 러너, 패들보드 요가 강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강을 즐기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삶의 터전이 되는 한강을 조명하고자 했고요. 한강 관련 기록할 만한 수치와 통계자료는 물론 역사도 알차게 담았습니다. 한강에서 열린 이벤트나 한강 뷰가 보이는 공간 추천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 역시 빼놓지 않았어요. 또 앞으로 달라질 한강과 서울의 미래를 일기 형식으로 담은 글이 실려 있는데요, 미래를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답니다.
감각서울의 감상 포인트는?
— 〈감각서울〉을 디자인하며 중요하게 여긴 기준을 들려주세요.
김규리 누구나 즐기는 대중 서적이면서도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갖고 싶은 이유가 명확한 책,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내용이 담긴 책이 되길 바랐고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했습니다. 제호와 표지, 레이아웃 등 모든 요소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입니다.
이지나 제호는 〈감각서울GamgakSeoul〉이에요. 생소한 제목인 만큼 표지에서 제호를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도 고민해야 했습니다. 너무 딱딱하거나 무거워 보이기보다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폰트를 사용하려고 고심했어요.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양장으로 제작했고,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임을 디자인을 통해 드러내려 했습니다.
— 표지에 포토 포켓이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5종의 랜덤 포토 카드를 보관하는 한편,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기능합니다.
이지나 한강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프린트하기보다는 포토 포켓을 만든 이유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한강이나 물 등의 키워드와 연결되는 푸른 계열의 색을 썼습니다. 다만 책은 여름이 아니라 가을의 초입에 발행되기 때문에, 붉은 계열 컬러로 타이포그래피를 넣었어요. 계절감을 맞출 수 있는 데다가 배경색과 타이포그래피 컬러가 대비되면서 시선을 끄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어요.
— 내지 레이아웃이나 구성을 결정할 때는 무엇을 고려했나요?
이지나 한강의 컬러풀한 풍경을 담은 책이기에 빛 반사가 심한 텍스처의 내지는 쓰지 않았습니다. 특히 책의 양면을 가득 채우는 풍경 사진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책이 180도로 펼쳐지게 했어요.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요. 내지에는 페이지를 가로지르는 길고 짧은 선이 있어요.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의 정체성을 표현한 거예요. 내지 컬러도 푸른색으로 시작해 뒤로 넘길수록 붉게 변해요.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반전되는 책의 중반부에는 주제와 분위기를 환기하는 인서트 페이지를 배치했습니다.
— 〈감각서울〉 프로젝트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김규리·이지나 물성을 가진 책을 통해 서울의 매력과 ‘서울다움’을 감각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북페어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싶어요. 이 시리즈가 꾸준히 쌓여 도시 브랜딩 분야에서 중요한 자취를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을 조명할 두 번째 〈감각서울〉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