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멘터리 윤소연 대표
한국형 아파트 리모델링의 라이징 스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라고, 그 내부도 똑같아야 할까. 아파트멘터리는 아파트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신혼집을 직접 리모델링 하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윤소연 대표가 2015년 시작했다.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주택 형태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수천만 원이 들더라도 자신의 취향과 생활에 걸맞게 리모델링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사람들의 삶의 가치에서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동네 인테리어업체가 장악하던 리모델링 시장은 투명하고 표준화된 견적을 제시하는 곳도 없고, 마땅한 정보 역시 찾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왜 믿을 만한 리모델링, 인테리어 브랜드가 없을까? 이처럼 다양해진 욕구와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에 따른 수요를 간파하고 사업화한 스타트업이 바로 아파트멘터리다. 최근 인테리어 시장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아파트멘터리는 아파트먼트와 다큐멘터리의 합성어로, 주거 공간 리모델링 서비스인 ‘파이브Five, 키친Kitchen, 배스Bath’에 주력하는 토털 리빙 인테리어 브랜드다.
*본 기사는 월간 〈디자인〉 2021년 8월호 기사를 재편집했습니다.
아파트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다
신혼집 리모델링을 직접 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요?
신혼 첫해를 오피스텔에서 보내고 이듬해에 영혼까지 끌어 모아 상암동 33평형 아파트를 샀어요. 당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던 때라 지인들은 모두들 말렸죠. 33평형 가격이 당시 6억 원대였는데 너무 비싸다고 다들 사지 말라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서울에 올라온 뒤 근 10년간 좁은 하숙집 생활부터 오피스텔까지 이사와 자취 생활을 너무 오래 해서인지 내 집에 대한 집착이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빚을 내어 집을 샀더니 이제는 전형적인 한국의 아파트가 펼쳐지는 거예요. 너무나 고치고 싶었죠. 〈행복이 가득한 집〉을 비롯해 다양한 잡지를 참고하고 이것저것 자료를 모았는데, 전문 회사에 의뢰하니 리모델링 견적이 1억 원 가까이 나오더라고요. 동네 인테리어업체에 가면 제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마디로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굉장히 좌절했는데 내가 직접 해보자고 마음먹고 북유럽 여행에서 경험한 디자인을 아파트에 재현했습니다. 준비 기간 100일, 실제 공사 기간은 2주였고요. 예산은 3000만 원이었습니다.
직접 시공업체를 모아 공사를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리모델링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4년만 해도 그런 정보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 당시 인테리어 관련 블로그들은 가구 DIY이거나 셀프 인테리어, 셀프 페인팅 수준이었습니다. 저처럼 집을 정말로 뜯어고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반응이 뜨거웠어요. 니즈는 있지만 정보가 없었던 거죠. 철거가 필요하면 철거업체에 일일이 전화 걸어 확인하고, 페인트를 칠해야 하면 무작정 검색해서 누가 잘하는지 찾아냈어요. MBC 편성 PD로 근무할 때였는데, 퇴근 후 결혼 준비부터 리모델링의 전 과정을 칼슘두유 블로그에 일지 쓰듯 올렸어요. 그랬더니 댓글이 1000개씩 달리곤 했죠.
2015년에는 리모델링 과정을 기록한 〈인테리어 원 북〉이라는 책도 냈습니다. 마침 월간 〈디자인〉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책인데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인기를 끌었고요.
〈인테리어 원 북〉 홍보 카피가 ‘집요한 학구파 블로거, 칼슘두유’였어요.(웃음) 저는 전문가는 아니었기 때문에 100% 소비자 입장에서 백과사전 수준으로 써 내려갔어요. 그런데 책이 나오자마자 일주일 만에 실용 서적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실은 〈인테리어 원 북〉 콘셉트를 짤 때만 해도 셀프 리모델링은 너무 니치한 영역이 아닐까 우려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일반인이 몇천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평당 100만 원, 총 3000만 원 정도로 고치는 인테리어가 콘셉트였는데, 이것 역시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저는 2000만 원으로 리모델링하고 1000만 원으로 가구를 샀는데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웃음) 하지만 지금은 3000만 원으로 30평형대를 고쳤다고 하면 싸게 했다는 얘기를 들어요. 요즘 30~40대는 집을 사면 무조건 인테리어를 새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5년 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제가 이노메싸에서 구입한 가구들이 있는데, 이른바 칼슘두유 세트가 많이 팔렸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웃음)
MBC PD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책을 살펴보니 리모렐링 과정이 너무나 실감 나고 정보가 무척 분석적이고 꼼꼼해서 이 경험을 그대로 사업화한 게 아파트멘터리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인테리어 원 북〉이 잘되었다 하더라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중요한 계기는 〈인테리어 원 북〉이었어요. 이 책이 저에게 퇴사를 마음먹게 했습니다. 당시는 MBC PD 10년차 였어요.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는데 책이 너무 잘되고 재미있어서 저울질할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퇴사를 마음먹고 있던 차에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 심사역(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분이 결혼 준비를 하다가 제 책을 본 거예요. 앞으로 인테리어 분야의 인기가 높아질 것 같은데 투자 받아볼 생각이 있으면 IR을 해보라는 제안이었습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자도 아니었지만 엄청나게 공부해서 시드 투자를 받았고 아파트멘터리를 시작하게 됐죠.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 삼성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누적 13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MBC PD 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편성 PD 중에서는 중간 퇴사한 흔치 않은 사례예요.(웃음) 편성 PD는 프로그램 개편과 폐지, 신설을 기획하는 일을 하는데 그걸 잘하려면 제작을 해봐야 한다고 해서 3년간 예능 PD도 했습니다. 그때 맡은 프로그램이 〈우리 결혼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 등이었습니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힘들었어요. 공사 현장과 방송이 비슷한 게, 마감 직전까지는 난리가 나도 당일이 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완성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도 마감일에는 고객이 꼭 입주를 해야 하니까요.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보았나요?
처음엔 사업 모델도 모호했는데 IR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체계화하고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큰 시장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문제 해결을 하면서 혁신해야 하는데, 초기에 구상했던 인테리어 소품 회사는 혁신을 할 만한 분야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예산에 맞춰 시공업자를 모아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거주자보다는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모델링 분야에는 3만 개의 시공업체가 있는데 서비스가 표준화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이 시장을 신뢰하기 어렵겠다는 점을 발견해 기회로 잡았습니다. 아파트멘터리의 지향점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 서비스입니다. 조금 더 비싸도 오래 쓸 수 있는 자재와 마감으로 제안합니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는 최저가보다 합리적 가격이 중요한 영역이에요.
오늘의집, 집닥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존재합니다. 아파트멘터리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사업 초기에는 VC(Venture Capital)의 인테리어에 관한 인식과 관심이 높지 않아 집닥이나 오늘의집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투자업계에서는 인테리어 분야를 의미 없는 시장으로 바라봤어요. 집닥, 오늘의집, 아파트멘터리 정도가 VC들이 이해할 만한 의미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회사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만, 유니콘화할 수 없는 구조라고 봤던 거죠. 유니콘을 향해 가고 있는 오늘의집은 커머스 플랫폼에 가까워 아파트멘터리와는 차이가 있고요. 리모델링 플랫폼들은 기존 3만 개 업체 중 우수 업체를 소개해준다는 개념이고, 아파트멘터리는 3만 개 중에서 1등이 되겠다는 게 목표라 좀 다릅니다. 우리는 멜론이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가 되겠다는 겁니다.(웃음)
대표님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아니었지만, 취미를 살려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이를 사업으로까지 연결했습니다. 전공자가 전문가가 아니라 덕후가 전문가라는, 전문가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는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분입니다.
스타트업은 다수를 위한 대중적인 서비스를 지향하는데, 디자이너는 완벽을 향해 가는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이면서 사업의 성장을 추구하는 DNA를 가진 분은 흔하지 않을 듯합니다. 그리고 인사이더가 될수록 혁신이 어려워집니다. 저도 이제 6년 차가 되면서 인테리어 분야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꾸 밖으로 나가서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고객과는 멀어지게 됩니다.
리모델링 서비스의 표준화
아파트멘터리의 시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칼슘두유로 의뢰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첫 고객이 칼슘두유 팬으로 8000만 원짜리 일을 의뢰하셨어요. 시작을 순조롭게 해주신 고마운 고객이죠. 그래서 20호점까지는 저도 직접 참여해서 고쳤고, 그렇게 하면서 시공과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어갔어요. 그 전에는 개인적으로는 하지 않았어요. 인테리어는 몇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오가는 일인데 개인에게 그렇게 큰돈을 주면서 일을 맡길까 싶었어요. 저라면 안 할 거 같았어요. 칼슘두유의 회사로 보이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봤고요. 처음부터 실내건축업 등록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동네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리모델링 분야가 블랙 마켓이라 저희는 1호점부터 무조건 투명하게 견적을 만들었어요.
처음부터 리모델링의 서비스 표준화를 목표로 했네요.
이런 점이 나중에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서 기존 인테리어 회사의 모델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제가 재미있어하는 부분도 아니었어요. 투자를 받고 나니 30년 뒤에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회사와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아파트에만 집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로 한국형 아파트이기 때문에 모듈화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의 30평형 아파트는 연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어딜 가나 평면이 똑같아요. 그래서 아파트 브랜드 이름만 들어도 예상이 가능한 경험치가 있고, 이를 DB화하고 있습니다. 단독주택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시도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파트멘터리로 읽는 트렌드
미들노트 세대를 타깃 소비자로 잡고 있는데, 이들의 특징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미들노트 세대의 취향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각자가 원하는 집의 이미지가 분명하기에 특정 스타일을 강요하기보다 이를 구현해주는 차원에서 접근합니다. 보통 30~40대를 미들노트 세대라고 부르는데 이제는 50대 초반까지도 포함합니다. 주로 대도시나 수도권 아파트에 거주하는 3040 맞벌이 가정이 이에 해당합니다. 결혼 5~10년 차에 맞벌이 부부,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정이 우리의 페르소나입니다. 두 번째 집인 경우가 많고요. 구축의 경우는 40평형대가, 신축 아파트는 30평형대의 의뢰가 가장 많습니다. 또 기존 가격에서 10~20%를 더 낼 의향이 있는데, 그 가치는 예측 가능한 서비스를 받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 있습니다. 리모델링 평균 가격대는 3500만 원대에서 5000만 원대까지 올라갔어요. 오히려 더 좋은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파트 위치는 가격에 비례해서 강남 3구, 마포, 용산, 성동구, 판교 등 아파트 거래량이 많은 곳에 저희 고객이 거주합니다.
미들노트 세대가 선호하는 인테리어나 가구는 어떤 것인가요?
소파, 식탁, 의자 등의 가구를 해외 브랜드로 구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합니다. 잭슨 카멜레온급으로 기본 가구를 마련하고, 조명이나 특정 소가구와 라운지 체어를 해외 브랜드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어요. 홈 스타일 서비스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우리의 중점 영역은 아니라고 판단해 리모델링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완공된 집에 가보면 요즘 소가구는 대체로 USM을 구비하는 경향이 있고 비싼 조명도 하나씩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아파트멘터리의 대표 상품은 파이브(도배·마루·필름·조명·타일)입니다. 왜 파이브인지,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해주세요.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에서 인식하는 대표 공정인 도배, 마루, 필름, 조명, 타일 5개부터 시작한다면 아파트멘터리가 집에 관한 모든 공정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콘셉트입니다. 그런데 마루 깔고 도배를 하기 위해서는 신고도 하고, 초벌도 해야 하고, 실리콘 작업 등 필요한 과정이 정말 많잖아요? 업체들도 그 내용을 견적서에 써주는데, 그게 투명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요. 고객 입장에서는 그런 과정을 일일이 알기보다는 알아서 해주면 좋고, 전체 가격대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기본 공정을 알아서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하는 것이 파이브입니다.
신축 전용 스위치와 욕실, 부엌 단품 서비스도 출시했습니다.
신축 전용 스위치 서비스도 고객 입장에서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모든 소재와 인테리어를 아파트 회사의 취향으로 선택해 완공한 곳에서 살게 되는 거잖아요. 집값이 그렇게 비싸도 기본 벽지나 소재를 살펴보면 맘에 안 드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니즈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교체하면 좋을 만한 아이템을 선별해 33평형 기준으로 1000만 원, 1500만 원짜리 패키지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아직까진 파이브에서 나오는 매출이 가장 크지만, 출시한 지 1년이 채 안 된 스위치의 성장세가 가장 빠릅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셀프로 해결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키친이에요. 도배, 조명 등의 작업은 어떻게든 직접 해결할 수 있지만 키친과 욕실만큼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예전이라면 5000만 원 정도 여윳돈이 있다면 세컨드 카를 고민했을 텐데, 요즘엔 집을 고치려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사람들은 더 이상 좋은 차가 자신을 드러내는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리모델링 프로세스 중 특별한 과정이 있다면요?
모든 시공이 끝나면 마감 확인서라는 것을 작성해요. 저희가 처음으로 도입한 프로세스인데, 집의 마감이라는 게 사실상 끝이 없잖아요. 공산품이 아니라 100% 완벽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부족하더라도 일의 끝점을 만드는 게 고객과 우리 입장에서 모두 필요합니다. 고객과 매니저가 현장에서 만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한 달 내에 해결해드립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담당 매니저가 1년간의 A/S 센터로 이관해 그 이후의 불만을 해결해드리고 있어요.
도산공원 근처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고요.
조만간 도산공원으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인데요. 외근이 많아서 절반은 자율 좌석제로 하고 컨설팅룸을 6개 정도 만들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프래그먼트와 함께 진행 중입니다. 무드 부스터라고 이름 붙였는데, 전형적인 쇼룸이 아니라 아파트멘터리와 함께하면 인테리어 수준이 올라가겠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경험에 중점을 둔 공간이에요. 8월경에는 신세계 강남점에 리모델링 서비스 공간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CFC와 리브랜딩을, 플러스엑스와 웹사이트를 진행했습니다.
기존에는 핑크 톤의 러블리한 느낌이었는데 좀 더 볼드한 이미지를 바랐어요. 디자인 스튜디오 느낌이 아니라 체계화되고 규모감 있는 이미지를 원했습니다. 세련된 느낌을 주기보다는 신뢰도가 높은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웹사이트를 제작한 플러스엑스는 MBC 근무 시절에 리뉴얼을 함께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접근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한 CFC는 우리 얘기를 많이 듣고 디자인에 반영해주었어요. 아파트멘터리는 저와 리모델링 서비스, 브랜드 담당 이사 3명이 함께 시작했어요. 20호점을 완성할 때까지는 셋이서 일을 다 했어요. 투자 받을 때 브랜딩이 왜 중요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브랜딩이 잘되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처음엔 초기 멤버에 브랜드 담당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가 어려웠어요.
팬데믹 기간의 성장세는 어떤가요?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져 성장세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된 이후 대체 소비가 인테리어 시장으로 향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과 가족의 만족을 더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에요.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고 노후한 주택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수요가 크게 증가한 이유도 있습니다.
경쟁자도 늘어날 텐데요.
이 시장을 기업화해서 접근하는 곳은 5년이 지났는데 아직 없습니다. 리바트나 하우시스, 한샘 같은 대기업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자재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 브랜드지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 시장에서 안 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모델링, 인테리어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요?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의식주로 소비가 넘어간다고 하잖아요? 소득수준 3만 달러를 넘으면 그때부터 집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3만 달러를 넘은 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많지만 인테리어 브랜드는 아직 몇 개 없어요. 집은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아파트멘터리를 유니콘으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시작했으니까 꿈을 크게 가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