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디자인 스토리

항공사 디자인은 멋이 아니라 기능 중심

해외 여행을 갈 때에는 아무래도 국적 항공사가 마음 편하다. 얼마 전부터 장거리 비행인 뉴욕 왕복에서 특히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Air Premia)가 인기 있다고 해서 이유를 파헤쳐보았다. 그러면서 디자인이 하나의 중요한 인기 요인이 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디자인 스토리

에어프레미아는 새로운 항공기를 운행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항공권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항공기 실내외 디자인, 기내식 디자인, 승무원 유니폼, 어메니티 디자인도 모두 새롭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디자인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인기 비결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디자인의 최종 목표는 눈요기가 아니라 기능이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에어프레미아의 성공을 분석해보자.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항공사?

코로나19 기간 즈음에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한 만큼 에어프레미아의 시작은 조용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홍보는 입소문이다. SNS를 타고 꾸준히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니, 속사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어프레미아는 전 기종 드림라이너 B787-9를 운영한다. 보잉사의 최신 기재답게 첨단 안전 시스템을 탑재했고, 압력에 강한 탄소복합소재로 재작했기에 귀가 멍한 증상이나 소음이 기존 항공기보다 60% 적다. 또한 드림라이너 B787-9은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헤파 필터로 탑재되어 있어,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인 기내 공기의 청결이 강점이다.

기체와 기내 디자인(리버리, 의자, 서비스)은 디자이너 조스리Zoslee Studio가 담당한 만큼 좌석도 특별하다. 경주용 자동차의 안전시트와 유모차 브랜드로 유명한 RECARO사에서 좌석을 제작했다. 오래 앉아 있어도 무리 없는 인체 공학적 설계로 편안함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모든 좌석의 쿠션은 좌석 표면과 등받이에 균일한 압력이 분산되도록 설계되었고, 좌석 엉덩이 부분 아래에서 가장 높은 압력이 발생하며 등받이에서는 낮은 압력이 유지된다. 이러한 압력의 분산은 좌석의 최고 압력을 낮춰주며 이는 장거리 비행 시 더 나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좌석 크기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42인치, 이코노미 좌석 35인치로 모든 클래스에서 동급 대비 최고 수준의 좌석 너비다. (타사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평균 크기는 38인치 / 타 LCC 이코노미 좌석 평균: 28~30인치, 타사 FSC 이코노미 좌석 평균: 31~35인치이다)

실내 디자인 하단부에서는 어둡게 무게를 잡아주고, 상단부에서는 밝은 톤을 사용했다. 하단부가 쉽게 오염이 된다는 기능적인 이유에서뿐 아니라, 차분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것. 시트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남색과 밝은 회색을 사용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서는 가죽 소재와 어두운 회색으로 점잖은 무게감을 연출했고, 이코노미석에서는 천 소재와 밝은 회색이 눈에 띈다. 또한, 새로운 기능의 창문이 흥미로운데, 고객이 창문을 이착륙 시간에 내릴 필요가 없다. 이착륙 시 자동으로 비행기 창문이 환해지고, 상공에서는 밝기 조절을 통해 태양은 피하고 바깥 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 5단계 버튼을 통해 취향에 맞게 빛 조절을 할 수도 있다.

유니폼도 매력 있다. 패션 브랜드 YCH의 윤춘호 디자이너가 제작한 유니폼이 멋스럽다. YCH의 윤춘호는 방탄소년단, 레이디 가가 등 스타들이 편애하는 디자이너다. 단순함, 편안함, 우아함Simple, Comfort, Elegance이라는 세 요소를 살려 운항 승무원과 객실 승무원의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특히 여성 승무원 유니폼은 큐롯 팬츠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는 객실 승무원에게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유니폼 활동의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격식 있게 디자인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항공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


창 밖 풍경의 자유 곡선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

비행기 여행의 백미, 기내식에서도 디자인이 돋보인다. 기내식의 원칙은 취항지에 맞는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품목을 간소화하고 각 메뉴의 품질을 높이는데 있다. 기내식 트레이와 용기는 마치 강가의 하얀 조약돌을 연상시킨다. 기존 방식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항공사의 기본 원칙에서 출발한 디자인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음식에 고급스러움을 담아내고자, 추상적 도형으로 디자인한 용기들을 트레이 위에 배치하고 있는데, 미술가 칸딘스키와 조각가 칼더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더불어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트레이는 비행기 창문처럼 둥그렇고 길쭉한 모양이고, 이코노미 클래스의 트레이는 이보다 압축된 원형이다. 이는 에어프레미아의 심벌이자, 보유 기종인 B787-9의 창문 모양에서 영감을 받은 것.

기내식 용기 디자인은 2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트레이가 창의 역할을 하고, 그 안의 용기들이 ‘창밖의 풍경’이 되어 여유로움과 안정감을 준다. 자연에서는 직선이 없기에, 창 밖 풍경에서 느껴지는 자유 곡선을 표현하고자 한 것. 그리고 두 번째로는, 비행을 상징하는 에어포일(Airfoil) 모양을 본떠서 용기를 디자인하였다. 에어포일은 비행기가 공중에 뜨는 기본 원리인 베르누이의 법칙에 따라 디자인된 모양을 뜻하는데, 비행기 날개의 단면과 같다.

브랜드 로고는 (고)조현 대표(S/O Project)의 작품이다. 항공사가 교통 수단이 아닌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편안한 경험을 제공하고 설렘과 추억을 연결하는 동행자라는 마음을 담은 디자인이다. 여정의 매개인 항공기 창을 브랜드 로고의 모티브로 삼은 것. 항공기에 배열된 항공기 창 위에 영문 이름 Air PREMIA 글씨를 올리는 방식으로 다양한 시안을 검토해 균형을 갖춘 로고를 완성했다. 동체 그래픽 리버리는 흰색으로 깔끔한 도화지와 같은 몸체에 날개에 달려있는 B787의 거대한 엔진부를 브랜드 남색 컬러로 무게를 잡아주었다. 뒷 날개에서는 두 가지 브랜드 컬러와 창의 곡선을 그래픽화하여 시각적 통일성을 보여준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미주와 아시아의 주요 도시에 새로운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LA노선을 데일리로 증편하고, 5월 17일부터 샌프란시스코에 주 4회 신규 취항을 시작한다고 하니 미국 여행가는 길이 더욱 즐거워 질 것 같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