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커 라운지’는 어떻게 일잘러들의 핫플이 되었을까
일하며 연결되고 성장한다
최근 '일잘러'들이 주목하는 공간이 있다. 책상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데스커가 야심 차게 준비한 데스커 라운지다. 데스커 라운지의 핵심 가치는 '연결'이다. 진정한 성장은 타인과 연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연결을 실현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커넥팅 스페이스가 되고자 하는 데스커 라운지를 찾아가 봤다.
지난 1월 말 ‘데스커 라운지 홍대(이하 데스커 라운지)’가 문을 열었다. 책상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데스커가 만든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성장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때로는 가볍고 느슨하게, 때로는 진하게 연결되며” 일할 수 있는 ‘커넥팅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데스커 라운지에는 다양한 ‘연결’의 조각과 기회가 있다. 선배, 조력자, 투자자 등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의 사례를 작은 ‘디깅서랍’으로 볼 수 있는 전시, 익명의 후배와 선배가 일에 관한 고민을 주고받은 편지, 다른 사람의 기록이 또 하나의 인사이트가 되는 서가, 커넥팅 룸에서 하루 3번 열리는 대화 프로그램 등. 이 모든 것은 데스커가 설정한 워커스 저니(Worker’s Journey)의 4가지 여정(Start, Learn, Quantum Jump, Continue)과 4가지 워크 무드(Good Energy, Think Hard, Do Action, Inspiration)를 통해 개인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일과 성장에 진심인 사람들도 있다. 데스커 라운지는 하루에 36명만 입장할 수 있고, 예약제로 운영되는데(일주일에 한 번 예약 오픈) 대부분 금세 마감된다. 공간을 향유하는 이들이 각각 연결점이 될 수 있도록 한 것. 함께 연결되고 성장하고자 하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남다른 공간을 탄생시킨 데스커. 왕수진 데스커 마케팅 담당자에게 데스커 라운지의 기획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Interview
왕수진 데스커 마케팅팀
성장하는 사람들에 진심인 브랜드
‘데스커 라운지’는 홍대 인근이지만 번화가와는 동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어요.
일하는 사람들이 책상 위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기보다는 묵묵하고 꾸준할 뿐이잖아요. 그런 특성과 잘 어울리는 위치예요. 또 서교, 망원 지역은 전형적인 직장인보다는 그 물결을 조금 벗어난 특성의 사람들이 많은 동네예요. ‘프리워커’라는 타깃 키워드와도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데스커에게 책상은 시작하고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책상이 생기는 것을 ‘시작’으로, 책상 앞에서 하는 활동들을 ‘성장’으로 정의하고, 성장을 이루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 ‘디퍼’는, 성장에는 각자의 정답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해요. 워케이션 센터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 리프레시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성장을 찾아보라는 의미에서 진행하고 있고요.
데스커는 온라인 미디어 론칭(디퍼differ), 워케이션 센터 오픈(데스커 양양 워케이션) 등 책상을 매개로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는데요. 이번에 ‘데스커 라운지’를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데스커 라운지는 브랜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러한 시작과 성장이라는 가치를 책상 앞에서 온전히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데에서 출발하게 되었어요. 제품을 보여주던 쇼룸 형태의 오프라인 공간과 차별된, 일종의 브랜드 경험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데스커 라운지’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라운지’라는 명칭도 기존 데스커 공간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사용했는데요. 기존의 데스커의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샵’이나 ‘스토어’라는 명칭을 사용해요. 해당 공간의 주된 서비스가 제품 구매와 상담이라는 의미를 내포하죠. 데스커의 제품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의 브랜드 긍정 경험을 목표로 한 공간을 생각했기에 ‘라운지’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라운지’라는 공간은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정의되는데요. 이는 ‘책상’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심플한 가구를 만들고, 사용자가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책상이 사용될 수 있도록 ‘오프니스(openness, 개방성)’를 강조한 데스커의 제품 철학과도 맞닿아 있어요.
일과 성장, 사람을 담는 공간의 키워드를 ‘커넥트(Connect)’로 잡았어요.
성장에 진심인 사람들은 자신의 업을 스스로 정의하고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프리워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성장한 사람들의 궤적을 들여다보면 모두 누군가와의 ‘연결’을 통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곤 해요.
프리워커들에게도 앞서 걸어간 선배, 또는 동종 업계의 누군가와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진심으로 일에 가치를 두고, 일 안에서 성장해 나가길 원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공간을 점유하며 서로 연결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서 키 메시지를 ‘커넥트’로 설정했습니다.
데스커 라운지의 돋보이는 면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34명의 선후배가 주고받은 편지를 듣고 볼 수 있는 ‘레터 투 워커(Letter to Worker)’ 편지 프로젝트의 전시 공간이었는데요. 선후배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연결했는지 궁금해요.
데스커 라운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커넥트가, 진정성 있는 연결이 되려면 의미 있는 연결들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곳에 오는 분들도 이 공간에서 어떠한 작은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유사한 트랙을 걸어가 본 선배한테 묻고 싶은 게 있지 않을까 싶어 먼저 후배들한테 보편적인 고민들을 받아 보았습니다. 총 271명이 고민을 보내주셨는데요. 연차와 관계없이 모두 ‘피드백 해줄 선배’에 대한 니즈가 있었어요. 그중 데스커 라운지에 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가장 잘 연결해서 해결해 줄 수 있는 편지 17건을 뽑아 선배들에게 답장을 요청했어요
‘메타’의 글로벌 비즈니스 마케팅을 총괄하는 올리부 서은아 상무님,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전에’의 녹싸 사장님 등이 선배 역할을 맡아 주셨어요. 이 편지 프로젝트에 대한 선배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은 선후배를 오프닝 세레모니 때 만나게 해드리기도 했는데요.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처럼 대화하며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선 잘하는 걸 하고 보자는 주의입니다.
후배 D의 편지에 대한 선배 김규림의 답장 중
좋아하는 건 생계가 해결된 후에도 늦지 않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것’을 생계 수단이 될 만큼 ‘잘하는 것’이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럴 기회가 생겼을 때 놓치지 않으려면 좋아하는 분야에서 부지런히 실력을 키워두어야겠지요.”
라운지에 입장하자마자 작성하는 인명 카드에서 지속적인 연결을 도모하고 응원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편지 프로젝트 때도 느꼈지만, 편지로 연결된 후 실제로 만났을 때 더 깊은 연결이 일어나요. 일회성의 공간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선배와 동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다시 한번 연결된다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했어요. 그래서 관심 업무로 선택한 영역의 프로그램이 열렸을 때 문자로 안내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데스커 라운지를 경험한 분들이 의미 있는 연결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려고 해요.
티켓팅이 아니라 ‘데켓팅’이라고 할 만큼 예약이 어려워요. 시간별로 예약을 받으면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종일권만 운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데스커 라운지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그 일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카페처럼 2~3시간마다 주변 사람이 바뀐다면 서로가 타인인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될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3시간 단위의 ‘단기적 경험’을 유도하지 않아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에 딱 36명만 받아서 하루 동안 같이 공간을 점유하게 할 때 연결될 수 있는 신뢰가 쌓이지 않을까 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매일 3번 연결되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일리 프로그램을 통해 그 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데스커 라운지를 함께 만든 ‘일잘러’들
‘트루스 그룹’과 ‘마케터 숭’ 이승희 씨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요?
트루스 그룹에는 공간 운영과 공간 콘텐츠 기획을 요청하여 함께했습니다. 공간 운영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의 퀄리티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윤소정 님 같은 기획자분들이 계셔서 콘텐츠의 뾰족함 누구보다 잘 표현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데스커 라운지 자체가 ‘일에 진심인 사람’, ‘일잘러’라는 타깃 키워드에서 출발한 만큼 그 키워드와 잘 어울리는 대표 일잘러 이승희 님이 트루스 그룹과 함께 콘텐츠 기획부터 함께하셨어요. 콘텐츠의 표현 방법이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일잘러의 입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을 뿐 아니라 편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답장을 써 줄 ‘선배’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역할도 하셨죠. 현재도 데스커 라운지에서 진행하는 ‘워크 투게더(Work Together)’ 프로그램의 기획과 홍보에 참여하는 등 여러 역할을 담당해주고 계세요.
공간은 디자인 스튜디오 ‘더 퍼스트 펭귄’과 함께했어요. 소리를 흡수하는 카펫 소재로 벽과 천장을 마감한 디테일이 돋보였어요.
맞아요. 연결이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소음들이 일하는 사람들의 몰입에 방해되지 않도록 공간의 벽면을 모두 카펫 소재로 마감해 흡음이 잘되게 신경 써 주셨어요. 공간 디자인을 맡아준 ‘더 퍼스트 펭귄(T-FP)’은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공간을 아주 잘 만들어주는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곳은 데스커가 책상을 시작하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생각하며 소통하고 있는 점과 이 공간이 일하는 사람들이 연결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요. 단순히 데스커의 제품을 보여주는 쇼룸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빅데스크’라는 큰 심볼을 통해 디자인적 차별화를 주었죠.
데스커의 아이덴티티가 녹여진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제품에 활용되는 우드, 스틸, 패브릭 등 머터리얼적 아이덴티티를 공간의 중심 소재로 잡고 풀어냈고요. 빅데스크의 경우 책상 높이와 의자 높이를 맞춰 공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곳이 분절되지 않도록 만들어 연결이라는 핵심 가치를 표현했습니다.
브랜드 경험을 위한 공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데스커의 제품이 생각보다 더 적어서 놀랐어요. 모션데스크 외에 데스커 제품이 거의 보이지 않더라고요.
의도적으로 노출을 안 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데스커의 ‘책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데스커의 ‘철학’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 본질에 적합한 공간을 고민하고 그것이 주요한 목적이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많은 사람들의 연결과 생각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마케터님이 이곳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실제로 여기에 오신 분들이 협업을 논의하거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굉장히 놀라고 있어요. 잠깐의 연결이 많은 걸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까지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일에 진심인 분들을 모으니 각자의 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고 계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기대하고 있어요.
데스커 라운지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더불어 데스커 라운지의 새로운 지점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데스커 라운지 자체가 데스커의 브랜드 경험 공간을 의미해요. 유사한 형식을 지닌 또 다른 공간에 대한 계획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데스커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데스커 라운지를 이용하는 분들이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 안에서 많은 연결이 일어나 서로의 시너지가 더해지고 가능성이 확장되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