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는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의 첫 번째 콘텐츠로 앰버서더로 선발된 10명이 2명씩 그룹을 만들어 서로를 인터뷰 한다.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서로의 이야기를 묻고, 듣고, 기록하는 코너. ‘내일의 디자인’을 향한 진심으로 채워진 앰버서더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시리즈는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이 서로를 인터뷰하며 전공과 배경, 시선이 다른 디자이너들의 ‘지금’을 기록하는 프로젝트. 서로의 작업과 가치관을 질문하고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개별적인 디자인 정체성과 앞으로 서로의 가능성을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 콘텐츠는 학생의 눈으로 본 또 다른 디자이너,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이너로서의 태도와 감각을 담아냅니다.
송정현X이지현 서로 인터뷰
Interview by 이지현 / With 송정현
#01. Start Talk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 20250723 02034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0348-832x1247.jpg)
“창작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가
기꺼이 배우고자 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책에 빗대어 표현해 보았습니다.”
자기소개와 전공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십니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목조형 가구학을 전공하고 있는 송정현입니다. 우리 삶을 둘러싼 여러 감정과 이야기를 조형으로 빚어내는데 관심이 많아 가구와 글을 통해 이를 표현하는 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조형 가구학과는 가구 디자인과 그 문화에 대한 총체적 교육과 연구를 목표로 한 학과입니다. 학과 교육과정은 실제 가구를 설계-제작하기 위한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과 함께, 가구의 예술적 가치, 공예의 가치 등에 관한 학예적 연구를 경험할 수 있는 과정으로 설계되어 있어요. 특히 1990년부터 학과 교수로 재직하시며 학과명을 목공예 학과에서 목조형 가구학과로 변경하신, 한국 아트 퍼니처의 선구자 최병훈 교수님의 영향으로 예술로서의 가구에 대한 실험이 학과 교육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공으로 디자인을, 또 세부 전공으로 ‘목조형가구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생 시절 접한 ʻ디자인 인문학’이라는 책에 큰 감명을 받고, 사람과 삶을 이야기하는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구 디자인이 삶의 방식을 다룬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고, 수많은 디자인 분야 중에서도 특히 서정적이고 인간적이라 느껴져 제 가치관과 잘 맞다고 생각해 이를 전공으로 선택하였습니다. 목조형 가구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가구 디자인을 다루는 여러 학과 중에서도 산업적-공업적 요소가 부각되기보다, 창작자의 정서나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 깃든 공예적 가치를 중시하는 학풍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2 20250723 02151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1513.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3 20250723 021513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1513-1.jpg)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나와는 다른 이들을 마주하는 태도가 성숙해졌다고 느껴요.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항상 영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창작물을 접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관점과 삶의 배경을 갖은 이들을 자주 마주하곤 합니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던 분야에 눈을 뜨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짐을 경험하기도 하죠. 나와 다른 이들의 세상을 보다 열린 마음으로 살펴보며 태도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한층 성숙한 삶의 태도를 가꿀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태도가 저의 창작에도 영향을 미쳐 풍성한 감정과 이야기를 품도록 돕는다 느낍니다.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앞선 답변의 연장이 될 것 같습니다. ʻ디자인’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졌지만 저와 다른 분야를 경험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분들을 직접 만나고 접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또, 이러한 장을 평소 동경해 온 월간<디자인>에서 주최한다는 소식에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대한민국 디자인 문화 성장의 큰 축을 담당해 온 월간<디자인>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02. Project Talk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소개해 주세요.
지난 학기 제작한 <낮은 자세>라는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낮은 자세> 는 본받고자 한 주 변인들의 겸손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보고 느낀 존경심을 표현한 작업입니다. 겸허히 배우려는 태도나 자세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이 낮은 의자에 앉은 모습, 즉 ʻ낮은 자세’로 형상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한 작업이었어요.
<낮은 자세>를 꼽은 이유로는 제가 창작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가 가장 균형 있게 드러난 작업물이라 생각되어 기억에 남습니다. 가구를 디자인할 때 실용성-조형미에 대한 고민만큼이나 담고자 하는 의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낮은 자세>가 하나의 고민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4 20250723 02171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1713-832x1137.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5 20250723 021713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1713-1-832x1148.jpg)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요?
<낮은 자세>도 마찬가지였고 언제나 ‘실용성과 조형미’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표현하는 방식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가구 디자인이란 삶의 방식을 다루는 분야라 생각하는데요. 그만큼 가구는 실용성과 조형성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칫 그 균형이 무너지면 조형적으로 아름답지 않거나 또는 실용성이 매우 낮은 결과물이 탄생하기에 항상 밸런스를 맞추는데 큰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두 가치 사이의 균형을 잡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작업에 대해 주위 동료들과 많이 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평소 성향과 취향이 다른 동료와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되곤 합니다. 동료들에게 제 작업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동료들의 의견을 경청하다 보면 홀로 판단할 때보다 균형 잡힌 시선을 갖추게 되는 것 같아요.
반면 좋았던 점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좋았으며 어떤 부분을 배웠는지?
삶의 태도를 주제로 작업하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작업 내 존경하는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제 자신을 그와 비교해보며 반성하거나 앞으로 나아갈 삶의 방향, 태도를 고민할 수 있던 점이 가장 좋았어요. 또한 삶의 태도라는 추상적 주제를 가구라는 시각물로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조형적 시도를 경험하며, 자연스레 조형적인 표현력과 그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역량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6 44 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44-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7 20250723 02455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4557.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8 22 1 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2-1-3.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9 33 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33-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0 11 1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11-1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1 20250723 02193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21936-832x468.jpg)
디자인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있다면?
겸허함입니다. 디자인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조형으로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에서 창작자의 자아를 표현합니다. 여기서 사용자의 시선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겸허함을 갖춘다는 것은 독선에 빠지지 않고 보편의 시야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바라볼 수 있는 인지력과도 연결된다고 보아요. 그래서 겸허함은 곧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해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03. Design Talk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나요? 나만의 디자인 취향이 있다면?
차분하고 절제된 인상의 디자인을 좋아해요. 외적으로 화려하거나 강렬한 인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 속에 감각적인 조형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디자인을 볼 때 큰 감흥을 느낍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 귀족의 연회와 정원문화보다 동양의 다도와 꽃꽂이 문화를, 가우디의 건축보다 조병수 선생님의 건축을, 퍼렐의 루이비통 컬렉션보다는 르메르의 옷을, 멘디니의 의자보다는 케홀름의 의자에서 더 큰 감흥을 느끼곤 합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2 20250723 03123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31233-832x909.webp)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3 20250723 03123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31233-832x105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4 20250723 03124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31245-832x118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5 20250723 03124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3_031240-832x1109.jpg)
국내외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또는 닮고 싶은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국내의 디자이너 중에서는 최병훈 선생님을, 해외의 디자이너 중에서는 이사무 노구치를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어요. 직관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예술 작품을 꼽자면 항상 최병훈 선생님과 이사무 노구치의 조각과 가구를 떠올리곤 하는데요. 감각적인 조형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차분하고 절제된 인상을 뽐내는 두 디자이너의 작품에서 항상 큰 영감을 얻습니다. 또 직관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그들이 디자인을 대하는 철학과 태도에서 많이 배우기에 두 인물을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은 디자이너로 꼽고 싶습니다.
나에게 ‘디자인’이란?
제게 디자인이란 삶의 방식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래서 온기를 담은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실용성과 효율, 혹은 기술력에 관한 이야기보다도 저의 디자인은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디자인이 사용하는 이의 삶에 따뜻함을 불어넣는 역할이 되길 원합니다.
My Inspiration
나에게 디자인 영감을 주는 세 가지
- 동양식 꽃꽂이
- 공예품
- 다큐멘터리 영상
“형태에 관한 고민이 많을 때 동양식 꽃꽂이에 관한 이미지를 찾아보곤 합니다. 동양식 꽃꽂이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조형 요소들의 아름다운 구성과 조화가 한눈에 들어올 때가 있어 많은 영감을 얻기 때문이에요. 특히 한국의 김형학(레오 킴) 작가님의 작품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 작가님의 전시 소식이 들릴 때면 항상 전시장을 찾습니다.
공예품에서 접한 형태, 소재, 내용이 다른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예상치 못하게 영감을 불러오는 경험이 많았기에 평소 다양한 분야의 공예품을 접하고자 노력합니다. 공예는 마치 인문학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가치가 당장 눈에 잘 띄지는 않으나 삶의 여러 영역에서 사유의 씨앗을 틔우고 또 쓸모를 논하는 영역과 만났을 때 큰 영감을 불러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한국의 정다혜 작가의 말총 공예를 조명과 결합한 작품, 일본의 아츠 히로카와 작가의 찻잔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업의 주제나 의미에 관한 고민이 많을 때 여러 창작가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을 찾습니다. 그들의 일상과 작업 방식 그리고 철학 등을 천천히 감상하다 보면 고민 해결의 실마리와 영감을 찾곤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다큐멘터리 중 하나는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의 영상으로 그가 창작을 대하는 담담한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와 젊은 창작가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들이 기억에 남아요.”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송정현 16 22 1 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2-1-2.jpg)
인터뷰 D+ 앰버서더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