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는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의 첫 번째 콘텐츠로 앰버서더로 선발된 10명이 2명씩 그룹을 만들어 서로를 인터뷰 한다.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서로의 이야기를 묻고, 듣고, 기록하는 코너. ‘내일의 디자인’을 향한 진심으로 채워진 앰버서더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시리즈는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이 서로를 인터뷰하며 전공과 배경, 시선이 다른 디자이너들의 ‘지금’을 기록하는 프로젝트. 서로의 작업과 가치관을 질문하고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개별적인 디자인 정체성과 앞으로 서로의 가능성을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 콘텐츠는 학생의 눈으로 본 또 다른 디자이너,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이너로서의 태도와 감각을 담아냅니다.
도예나X김두언 서로 인터뷰
Interview by 김두언 / With 도예나
#01. Start Talk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 20250724 06461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4611.jpg)
“시각디자인을 배우면서 저에게 필요했던
자질 중 하나는 관찰과 탐색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상을 정밀하고 주체적으로
탐색하겠다는 태도를 담아 돋보기를 선택했습니다.“
자기소개와 전공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타이포그래피를 기반으로 편집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실험해 보는 디자이너 도예나입니다. 저는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넘쳐나는 정보와 이야기들을 시각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전공으로 디자인을, 또 세부 전공으로 ‘시각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시각디자인학과를 원했던 건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영상을 보고 무대 연출과 디자인에 압도당해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해 시작한 미술이었는데 당시는 막연히 입시 미술 학원에 다니는 상황이었어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갈피를 잡지 못했었죠. 그런데 뮤지컬을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찾아보니 무대 디자인과는 서울에 있는 대학 위주로 분포되어 있었어요. 저는 대구 사람이라 서울에 가고 싶었지만, 결국 대구·경북에 있는 대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영역의 디자인을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각디자인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하면 시각디자인을 전공으로 공부한 것이 기회였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공 수업이 있다면?
‘북 디자인’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북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된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 수업에서 단편 영화 여러 편을 직접 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책으로 제작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사라지는 것들>이라는 영화를 선택했어요. 주인공이 녹음하는, 사라져가는 소리를 텍스트로 표현한 레터링 모음집을 제작했습니다. 타이포그래피나 북 디자인에 관심만 있었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도 했고, 조금 투박하지만 어떻게든 부딪혀 가며 완성한 작업물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2 20250724 06545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453-832x586.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3 20250724 06545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459-832x520.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4 20250724 06550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506-832x1248.jpg)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작년 인스타그램 작업 계정에 꾸준히 작업물을 업로드하면서 ‘꾸준함’의 위력을 알게 되었어요. 지엽적인 영역도 꾸준히 하니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저는 과정과 결과가 예쁘지 않게 보일까 작업물을 업로드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러나 러프한 결과물일지라도, 또는 보기 좋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어차피 현재의 완벽함이라고 생각되는 것조차 미래의 부족함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함으로 바뀔 것을 생각하니 실패의 과정을 거쳐야겠다 싶었고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작업물들을 꾸준하게 올렸습니다. 이 꾸준함 덕분에 정말 많은 자산을 얻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꾸준함이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까지 전이되어 저만의 강점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년 1년의 기간이 큰 계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1년 동안 휴학을 하면서 ‘대구 디자인 매거진’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취재하며 글을 작성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모니터에서 유영하다 도출된 결과물보다 주체적으로 탐색해야만 디자인을 전개할 개체를 풍성하게 이해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부족한 인원과 환경으로 콘텐츠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디자인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환경과 함께할 동료, 멘토님들이 있는 곳에 저를 노출하고 싶은 마음이 커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02. Project Talk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소개해 주세요.
<The Passion>이라는 고난주간 캘린더를 만들었는데요. 여기서 ‘Passion’은 ‘Passion Week’, 즉 고난 주간을 의미합니다. 고난주간은 부활절 전 예수님이 당하셨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지키는 절기인데요. 제가 크리스천이라 이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5 20250724 06543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434-832x1109.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6 20250724 06544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444-832x1109.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7 20250724 065444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444-1-832x1109.jpg)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요?
이 캘린더는 어드벤트 캘린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어요. 캘린더의 형태가 성경책처럼 보이면 좋을 것 같았고, 성경책 중에도 가장 큰 사이즈를 본떠 만들었습니다. 성경의 묵직함을 표현하고 싶어 양장 제본을 시도했는데 처음 해본 작업이라 마감이 좋지 않았어요. 딱 맞을 거로 생각했던 부분도 여기저기 튀어나와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실물은 양면테이프로 수습하고 이미지는 포토샵으로 수정하느라 애쓴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 덕분에 다음 작업은 어떤 부분을 고려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반면 좋았던 점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좋았으며 어떤 부분을 배웠는지?
디지털 작업에서 그치거나 포토샵으로 목업 작업을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손수 자르고 붙이며 시양장 제본을 완성했던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변수들을 마주하면서 고쳐야 할 부분을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8 20250724 06575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753-832x911.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9 20250724 065715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715-1-832x856.jpg)
혹시 현재 진행 중인 디자인 활동이나 개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내 나무에 열매 맺는 법>이라는 책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성경 구절 중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나라”라고 적혀 있는데요. 이 구절에 나와 있는 성령의 열매들, 즉 9가지 인품을 어떻게 하면 자신의 성품으로 잘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들과 이 인품들이 언급된 성경 구절들을 정리한 책이에요. 워크숍을 통해 작업하고 있어서 연사님의 조언을 들으며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있다면?
디자인을 하는 목적을 꼭 기억하기. 이 점을 놓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방향성을 잃게 되더라고요. 길을 잃지 않으려면 ‘목적’이라는 단단한 심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번 되새기는 편입니다.
#03. Design Talk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나요? 나만의 디자인 취향이 있다면?
요즘 AI를 활용한 디자인이 많이 떠오르고 있잖아요. 청개구리 심보인지 이에 역행하는 수작업을 더 좋아해요. 디지털 환경이 아닌 직접 손으로 만들고 물성을 느껴보는 작업에 매력을 느낀답니다. 수작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장인 정신이 담긴 디자인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0 20250724 06551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518-832x468.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1 20250724 06552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522-832x566.webp)
국내외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또는 닮고 싶은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가애 작가님의 작업물을 좋아합니다. 작가님은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컷아웃 기법을 활용해 작업합니다. 투박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작가님만의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아해요. 저도 손으로 만드는 작업이나, 이를 재가공하는 작업을 많이 경험해 보고 싶어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나요?
조금 추상적일 수 있지만, 큰 목표는 제가 배우고 익힌 디자인을 저만의 디자인으로 이 세상에 잘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저의 디자인이 긍정적으로 작은 차이를 줄 수 있다면 아주 큰 기쁨이 될 것 같아요. 작은 목표는 타이포그래피를 기반으로 물성을 가진 작업을 많이 해보는 것이에요.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2 20250724 06554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541-832x551.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3 20250724 06570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703-832x552.jpg)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4 20250724 06555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20250724_065553-832x832.jpg)
나에게 ‘디자인’이란?
제가 정의 내린 디자인은 친근하고 일상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무섭기도 한 수단이라 생각해요. 디자인을 배울수록 시각적인 것보다 그 이상의 범위 접근해야 하고, 그 이상의 자질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거든요. 디자인은 미시적인 영역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인 영역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주체적으로 가공하기에 무거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디자인은 또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하는 관점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디자인도 마찬가지예요. 배울수록 관점은 확장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은 배울수록 더 재밌는 듯합니다.
My Inspiration
나에게 디자인 영감을 주는 세 가지
- 독립서점
- 자연
- 공연
“독립서점은 아주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책들이 많아요. 그래서 책 표지나 판형에서부터 남다른 자태를 뽐냅니다. 책을 구매하지 않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자극을 받아요.
자연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영역이 아니다 보니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 디테일, 그리고 자연만이 가지는 웅장함이 있어요. 자연 자체로도 좋지만 인간이 자연을 아름답게 가꾼 형태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뮤지컬이나 가수의 콘서트 등 공연에서 보여지는 ‘직관’의 힘은 아주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절로 영감이 떠오를 때도 있고, 영감을 작업으로 진행할 에너지 또한 전달받는 것 같아요.”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도예나 15 11 1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11-14.jpg)
인터뷰 D+ 앰버서더 김두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