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 최정연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는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의 첫 번째 콘텐츠로 앰버서더로 선발된 10명이 2명씩 그룹을 만들어 서로를 인터뷰 한다.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서로의 이야기를 묻고, 듣고, 기록하는 코너. ‘내일의 디자인’을 향한 진심으로 채워진 앰버서더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D+ 앰버서더] 서로 인터뷰 – 최정연

#01. Start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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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 1기, 학생 디자이너 최정연.

헤드셋을 끼고 그 당시 좋아했던 노래들을 들으면
그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시간이 지난 후 헤드셋으로 20250711(발대식)에
들었던 노래를 듣는다면 그 날의 두근거리는
감정이 다시 느껴지지 않을까요?!”

자기소개와 전공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24학번 최정연입니다. 산업디자인은 미적인 측면과 아울러 기능성과 효율성을 모두 고려하여 최종적으로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은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까지 확장되는 디자인 분야입니다. 산업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을 조사한 다음, 엔지니어 같은 여러 전문가와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을 창조합니다.

전공으로 디자인을, 또 세부 전공으로 ‘산업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건축이나 공간 디자인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여 많이 찾아다녔어요. 또 글자를 가지고 창작하는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많아 늘 이런 분야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수학, 과학만 집중적으로 공부했기에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도전하는 것이 무서웠고 마음에만 묻어두고 있었어요. 카이스트 입학 후, 무학과인 1학년 동안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계속 고민했고,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들어 산업디자인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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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디자인 수업 타이포그래피 과제. 자신이 선정한 곡의 가사에 어울리는 사진을 찾고 타이포그래피를 제작하는 과제였습니다. 저는 ILLIT의 ‘Luckygirl syndrome’이라는 곡을 선택하였습니다. ‘완벽한 날씨’, ‘딱 맞는 playlist’ 와 같이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찾으며 우리는 모두 운이 좋다고 노래하는 아일릿의 ‘luckygirl syndrome’을 들으며 어릴 때 작성하던 비밀 일기장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을 사용하였고 통통 튀는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를 제작하고자 하였습니다.
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공 수업이 있다면?

저희는 2학년 때부터 전공 수업이 시작되어 아직 많은 수업을 들어보지 않았지만, ‘컴퓨터 응용 디자인’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공학 대학에 산업디자인학과가 포함된 것에 의아해하는 분이 많은데 저 또한 그랬거든요. ‘공학과 디자인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걱정 반 기대 반 산업디자인학과에 들어왔어요. 하나 이 수업을 들은 이후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이 수업은 그래픽 툴인 라이노를 배우는 데, 기말 프로젝트로 주변에 있는 물건을 리디지인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단순히 디자인은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공학이 필수적으로 결합해야 진정한 산업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보기에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관상용 오브제가 아니라면 물건에 기능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기계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던 수업이었습니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카페나 음식점을 들르거나 제품을 살 때 브랜드의 로고를 관찰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로고는 그 브랜드의 이야기와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곳은 왜 이런 모양으로 로고를 만들었을지 혼자 생각해보기도 하고, 잘 모를 때는 인터넷으로 그 브랜드에 대해 더 찾아보면서 이해하고 싶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예전부터 잡지 에디터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고 느껴요. 보통 사람들은 넓고 얕은, 또는 좁고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잡지 에디터는 넓고 깊은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독특하고 재밌는 표지나 레이아웃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하죠. 하지만 평생 수학, 과학만 공부해 온 저에게 이런 일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즐겨 보고 있던 월간<디자인>에 콘텐츠 기획, 디자인 업계 체험, 디자인 스폿 방문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디자인플러스 앰버서더 공고가 올라온 걸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바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02. Project Talk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소개해 주세요.

그래픽 디자인 수업 시간에 노래 가사를 타이포그래피로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릴 적부터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을 좋아해서 이 수업을 정말 수강하고 싶었는데요. 실제로 타이포그래피를 배우고 직접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설렜습니다. 특히 우리 학교는 타이포그래피를 자세히 다루는 수업이 아직 이 수업뿐이라 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요?

저는 illit의 ‘luckygirl syndrome’ 노래를 선택하였는데, 그 가사 중에 ‘설렘이 설렘이 설렘이 계속 차오르는걸’이라는 가사가 있었어요. 저는 ‘차오른다’라는 가사에서 컵에 음료가 차오르는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났고, 그 모양으로 초안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보통 글이라면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내려가는데 차오르는 움직임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흐름이었죠. 이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같이 수업을 듣는 분이 지적해 주셨어요. 또 ‘설렘이’ 글씨를 같은 크기로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교수님의 조언에 글씨 사이즈는 동일하게, 대신 자간을 넓혀서 컵의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반면 좋았던 점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좋았으며 어떤 부분을 배웠는지?

교수님께서 타이포그래피는 그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각 글자체의 역사와 용어, 변화 과정 등을 하나씩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유명한 타이포그래피 이론 책들을 따로 빌려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요. 수업은 한 명의 작품을 앞에 띄우고 분반 전체가 자유롭게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요. 처음에는 모두 앞에서 제 작업이 공개되는 게 많이 긴장되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내가 고민하던 부분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다른 분의 작품을 보고 표현 방법과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을 엿보면서 시각이 더 넓어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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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마인드맵.
디자인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있다면?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애정으로 만든 디자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당연히 속상할거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내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피드백은 더욱 좋은 작품이 되기를 바라면서 주는 조언이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이 모여서 풍부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03. Design Talk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나요? 나만의 디자인 취향이 있다면?

고딕체를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형태의 고딕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 되는 기분이에요. 저는 취향에 맞는 카페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장소를 고르는 기준 중 하나가 직선적인 가구가 많은 곳이에요. 이 사실을 인지했을 때 ‘내 취향은 참 소나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국내외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또는 닮고 싶은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토마스 스튜디오’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가장 좋아해요. 브랜딩, 패키지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인데 제가 좋아하는 건축사무소와 협업한 것을 보고 알게 되었어요. 저는 토마스 스튜디오의 작업 중 토마스 아카이브 브랜드 디자인을 가장 좋아해요. 이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카페도 다녀왔는데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디자인이 공간에서도 잘 느껴져서 자주 들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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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카이브 브랜드 디자인.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나요?

디자인을 공부한 지 아직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제가 하고 싶었던 디자인이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란 것을 깨달아서 이 분야를 깊이 공부해 보고 싶어요.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디자인이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디자인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제품이 있지요. 소비자의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제품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또 원하는 이미지를 소비자가 연상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로고, 패키지, 웹사이트,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요소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디자인의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기획, 스토리텔링 등 비시각적인 요소들까지 다양하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최종적으로 언젠가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정말 언젠가 말이죠.(웃음)

나에게 ‘디자인’이란?

저에게 디자인이란 미완성입니다. 지금까지 최종 결과물이라면, 완벽하게 제 마음에 들어서 최종이라기보다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마무리한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어요. 또 오늘은 분명 만족스러웠는데 내일 다시 보면 무언가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죠. 그렇지만 좋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는 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니 앞으로 디자인을 공부할 때도 미완성을 즐기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My Inspiration

나에게 디자인 영감을 주는 세 가지

  • 음악
  • 디저트

가사나 멜로디를 듣다 보면 머릿속으로 상상되거나 표현하고 싶은 장면들이 떠올라요. 또한 앨범 표지나 소개 글을 읽다 보면 가수가 노래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아이디어가 하나씩 생각나는 듯해요.

개인 카페에 가면 독특한 형태의 디저트가 많아요. 케이크 아티스트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양의 디저트는 일종의 예술 작품이 되었죠. 색 조합, 재료, 모양 등 디저트를 보고 있으면 다양한 디자인 영감이 떠오르더라고요.

산책하면서 특이한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둬요. 꽃에 이어진 줄기와 잎, 뿌리까지 자연에서 만들어진 기하학적인 형태와 색 조합은 디자인할 때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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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 앰버서더 황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