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선배에게 묻다]는 이미 사회에 진출한 선배 디자이너들의 경험을 통해 후배들이 보다 현실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기획한 코너. D+ 앰버서더들이 미래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의 시선으로 선배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답을 기록한다.

디자인을 공부한 후 사회로 나가는 길은 누구나 낯설고 복잡합니다. [선배에게 묻다]는 이미 현업에서 활동 중인 선배 디자이너들에게 직접 들어보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현업의 현실 사이, 그리고 커리어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후배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Chapter 01. 일하는 순간들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1 20250923 06471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64712-832x1040.jpg)
디자인 스튜디오 ‘어랏’을 운영 중이세요. 스튜디오 소개 부탁드릴게요.
‘어랏’은 1인 디자인 스튜디오인데요. 웹과 그래픽을 메인으로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어요. 웹은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모두 하고 있고, 그래픽은 디지털 비주얼, 모션 그래픽, 브랜딩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몰입했던 작업이 있다면요?
지난 9월 8일, 디자인과 개발로 참여한 데스커 워케이션 웹사이트가 오픈했어요. 사무용 가구 브랜드 ‘데스커’에서 지난 4년간 ‘데스커 워케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요. 지난 여정을 한 페이지에 담은 웹사이트입니다. 2025년 5월에 시작해서 만 3개월을 작업했어요. 우여곡절이 많아 더 신경을 많이 쓴 프로젝트입니다.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2 20250923 06483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64833-832x520.jpg)
졸업 직후 프리랜서로도 활동하셨어요. 계기나 이유가 있자면요?
사실 졸업 전시를 준비할 때만 해도 곧바로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활동할 생각은 없었어요. 전업 프리랜서로 일하기에는 수입 면에서도, 앞으로의 경력 측면에서도 확신이 없었거든요. 4학년 내내 ‘취업이냐, 프리랜서냐’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는데요. 조금 불안정하더라도 제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쪽을 과감하게 선택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3 20250923 07013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136-832x513.jpg)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4 20250923 07014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140-832x555.jpg)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과,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디자인에 참여한 프로젝트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아무래도 이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프로젝트가 릴리즈 되면 SNS에 검색도 많이 해보고, 웹에서는 방문자 수, 전환율 등 애널리틱스 수치를 확인하면서 뿌듯함을 느끼죠. 최근에는 한 건축사사무소 웹사이트를 리뉴얼했는데요. 고객분이 “오픈 직후 웹사이트를 통해 실제로 문의가 있었다”라고 말씀해 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1인 스튜디오로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모두 진행하시잖아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다면요? 또, 이를 마주할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상사의 부재’인 것 같아요. 이걸 이렇게 납품하는 게 맞는지, 견적은 이렇게 내도 되는 건지, 인쇄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을지 등 모르는 것이 생겨도 어디 물어볼 곳이 없거든요. 그래서 ChatGPT로 물어보기도 하고, 프리랜서 커뮤니티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누구의 피드백도 없이 내 작업물을 바로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꽤 큰 부담이었는데요. 디자인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확신이 설 때까지 발전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5 20250923 07004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042-832x1040.jpg)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6 20250923 070042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042-1-832x1041.jpg)
지치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는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 유지와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잖아요. 본인만의 루틴이나 방법도 있으세요?
출퇴근이 없이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일과 삶을 확실히 끊어내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출퇴근 시간을 정해 놓고 일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을 먹고 나면 퇴근하는데요. 이렇게 퇴근 시간을 정해두니까 할 일이 떠올라도,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 아니니까 내일 오전에 하자’라고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더라고요. 퇴근 후 여유가 생기면, 닌텐도 스위치를 켜고 게임을 즐깁니다. 요즘은 ‘젤다의 전설’, ‘마인크래프트’에 빠져있어요. (웃음)
Chapter 02. 학교에서 사회로
학생 때 선보인 작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아무래도 졸업 전시 작품들이죠. 특히 당시 출품한 네 작품 중 『행운글자』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사주팔자 해석법을 기반으로 한글의 기운을 풀어낸 사전 같은 책인데요. ‘이게 무슨 사이비 같은 말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훈민정음해례 제자해에 보면 한글과 음양오행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거든요. 이를 기반으로 각 자모음이 어떤 오행에 대응하는지 연구한 논문도 있고요. 이런 자료들을 토대로 130개 단어가 가진 기운에 대해 직접 풀이해 책으로 제작했어요. 졸업 전시 기간에 책을 한참 읽으시다가 “이 단어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씀해 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7 20250923 06585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65859-832x588.jpg)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기술 중에서 현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내용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특히 졸업 전시 준비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1학년 때 배웠던 ‘애프터이펙트’를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모션을 잘 다루는 디자이너가 많지 않거든요. 포스터를 만들더라도 무빙 포스터 하나를 더 만들 수 있고, 인스타그램에 작업물을 올릴 때도 영상 콘텐츠가 더 효과적이거든요. 덕분에 올해 초에는 슬기와 민에서 키 비주얼을 디자인한 ‘VH어워드’의 모션그래픽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졸업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교수님께 받았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1~3학년 학부생일 때 받는 피드백과 사뭇 달랐거든요. 학생스럽지 않은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 마지막 터치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쥐어짜내는 과정이었죠. 그래서인지 이를 계기로 작업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학생 시절에 대한 아쉬움도 있나요? ‘이런 경험을 더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되뇌는 것들 말이에요.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교환학생을 경험하지 못한 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요. 그래서 요즘 가장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해외 프리랜싱에 도전하는 일이에요. 다양한 스타일의 작업에 도전할 수도 있고, 단가도 국내와는 다르거든요.
후배들이 학교에서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경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프로젝트, 외부 활동, 네트워킹 등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게 있다면요?
저는 공모전이나 멤버십 같은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대신,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빠짐없이 했습니다. 과목 대표, 과 대표, 졸준 위원장, 출력실 관리자까지 말이죠. 그러다 보니 학과의 공식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운영할 기회도 생겼고요. 출력·인쇄 실무도, 협업과 팀을 리드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어요. 반드시 외부가 아니더라도, 내가 소속된 곳에 정성을 쏟는 것도 좋은 경험을 쌓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Chapter 03. 커리어 준비하기
커리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본인의 역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개발과 기획 그리고 AI를 공부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모두 디자인과 밀접한 분야들이거든요. 디자인은 디자인 그 자체만 볼 때보다는, 그 주변에 있는 것을 같이 볼 때 훨씬 큰 임팩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나의 디자인이 어떤 분야와 만났을 때, 시너지가 생기는지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8 20250923 07015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156-832x1040.jpg)
같은 직무를 준비하는 이들이 갖춰야 하는 자질이 있다면요?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인스타그램 하세요” 항상 제가 강조하는 말이에요. 특히 그래픽디자인은 인스타그램과 잘 맞는 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설명이 없어도 시각적으로 후킹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디자인 역량과 스타일이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면, 프리랜서를 어렵지 않게 시작할 방법이기도 하고요. 프리랜서로 처음 일할 때, 매일 하나씩 작업물을 만들어 올렸어요. 2년이 지난 지금은 7천 명이 팔로우 중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9 20250923 07040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407-832x1109.jpg)
디자이너가 갖춰야 하는 마인드셋도 궁금합니다.
디자인을 사랑하는 마음. 디자인은 정답이 없는 분야거든요. 하다 보면 분명 지치거나 막막할 때가 생겨요. 또, 업의 특성상 누군가의 의뢰로 일이 시작되기 때문에 서비스업 성격도 가지고 있죠. 이런 순간마다 디자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더 재밌게, 오래 일할 수 있어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10 20250923 07021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70211-832x1109.jpg)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도 궁금해요.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있는 것이 명확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국내에 많은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지만, 스튜디오마다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하고 있는 일이 모두 다르거든요. 어떤 곳은 비영리단체와 주로 협업하고, 또 다른 곳은 세컨드 브랜드를 오픈하기도 하죠.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정말 하고 싶은 한 가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을까요?
잠도 안 자고, 밥도 거르고, 디자인학과를 다니면서 몸과 마음을 갈아서 작업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지속 가능하게 일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번아웃으로 일을 포기하게 된 사람들을 봤거든요. 달렸다면 충분히 회복하고, 바빠도 식사는 거르지 말고, 정신이 무너질 정도의 밤샘은 지양하자고요. 10년 뒤, 20년 뒤에도 디자인했으면 좋겠어요. 즐겁게 한 디자인이 곧 가장 좋은 디자인이에요!
![[D+ 앰버서더] 선배에게 묻다 - 웹&그래픽 디자이너 11 20250923 06572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9/20250923_06572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