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영 디자이너] 스튜디오 아록 손단비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5 영 디자이너] 스튜디오 아록 손단비

23년간 1000여 명의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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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단비는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섬유 공예를 기반으로 한국 전통 문화를 재해석하는 스튜디오 아록을 운영한다.
올해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인가?

스튜디오 아록은 한국 전통 문화와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섬유예술 공예 브랜드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를 통해 더 많은 고객과 바이어들에게 아록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한국전통 컨셉의 제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결성 배경도 궁금하다,

스튜디오 아록은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을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다’라는 철학을 가진 브랜드다. 우리 일상 속에 녹아 있던 한국 전통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해 현대적인 감성으로 덧입혀 일상 속에서 함께 향유하고자 한다. 특히 섬유라는 따뜻한 소재로 다양한 사회의 이야기를 나누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의 다양한 예술과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보고 내 전공인 섬유 공예로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스튜디오 이름에 담긴 뜻이 있다면?

한자로 아리따울 ‘아婀’와 행복할 ‘록祿’이라는 뜻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브랜드 철학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을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다’와 맞닿아 있다. 알록달록 아름다운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와 문양을 선보이며 작가는 물론 관객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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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자수 베개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옥춘 누비/모시 베개. 빨강, 초록, 노랑 등 알록달록한 옥춘 색상들은 봄과 여름을 상징하는 모시 소재로 표현했고, 가을과 겨울을 상징하는 누빔 소재와 섬세한 자수 기법을 조화롭게 조합해 한국 전통 원형 자수 베개의 감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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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 누빔과 보자기 문화, 자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누비 보자기 자수꽃 가방은 전통을 실생활에서 즐길 수 있도록 모던하게 디자인했다.
스튜디오의 작업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스튜디오 아록의 모토는 ‘오래된 미래’다. 너무나 아름다운 과거의 것, 전통을 미래로 잇는 발판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잊혀가는 한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가령 전통 사탕인 ‘옥춘’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지닌 ‘좋은 사람과 일이 오는 길을 밝혀준다’는 의미를 이야기한다든지, 떡의 모양을 내는 떡살 틀이 각 가문마다 고유한 문양을 가지고 있어 ‘떡살의 무늬를 보면 가문을 알 수 있었다’는 전통을 전하면, 많은 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흥미로워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렇게 잊혀져가는 전통을 다시 발견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순간들이 나에게 큰 힘이 되며, 앞으로도 아름답고 가치 있는 한국 전통 문화와 이야기를 발굴해 널리 알리고자 하는 브랜드 철학의 원동력이 된다.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가 있다면?

스튜디오 아록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전통의 모티브를 모던하고 키치하게 재해석하여 다양한 섬유 소재와 공예 기법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잊혀져가는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 문화와 문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 실용적이면서도 미적인 제품을 제작한다. 섬유공예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제품은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제작해 각각 고유한 형태와 문양을 지니며,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한다. 우리는 섬유라는 따뜻한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일상 속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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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기 명주실 북어.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한국의 전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며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한국 전통을 원천 소스로 재해석하기 때문에,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심미적으로 아름답고 원천 유물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내구성과 사용감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모든 제작 공정의 중간과 마무리 단계에서는 손으로 직접 다듬으며, 몇 번이라도 더 손이 가더라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인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 사랑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가?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브랜드로 각인시키고자 한다.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한국 전통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오래된 미래’를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향후 계획과 탐구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향후 목표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제품이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 작년과 올해 아록에는 좋은 일들이 많았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협업해 유럽 전역의 박물관과 VIP에게 한국의 액막이 북어 문화를 재해석한 ‘명주실 북어 풍경’을 연말 선물로 선보였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원과 한국문화정보원에서 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 아모레몰과 신년특집 컬래버레이션으로 선보인 ‘액막이 북어’가 빠르게 품절되기도 했다. 또한 TVN <견우와 선녀> 드라마 협찬, 파리 메종오브제와 두바이 한국관 입점, 국가유산진흥원 2025 K문화상품 선정 등 국내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튜디오 아록을 알리고 있다.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을 세계로 소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