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2025 스쿨쇼 리뷰]는 전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지난 시간의 탐구와 실험을 하나의 결과물로 응축해 선보이는 무대다. 각 대학과 전공별로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접근 방식이 모여, 오늘의 디자인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지 보여준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그들이 펼쳐갈 시작점을 함께 살펴본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몇 개의 프로젝트를 골라 소개한다.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전시 <퀀텀점프>

20251202 070226
2025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전시 포스터​

지난 2025년 10월 2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전시가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B1F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퀀텀점프’로 38명의 디자이너 작품을 소개했다.

‘퀀텀점프’란 물리학에서 원자 속 전기가 에너지 준위에서 다른 준위로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Quantum은 ‘양자’, Jump 는 ‘도약’을 의미하며, 작은 단위의 변화가 불연속적으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디자인 과정에서의 ‘퀀텀점프’는 실험과 모험을 택하는 결단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한계 너머로 건너뛰는 창의적 전환을 의미한다.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전시는 그 도약의 순간들을 표상한다.


앰버서더 Pick 5

끈이 만드는 맞춤형 수납 가구, corkee

디자이너 김다경
전공 산업디자인학과

corkee는 이미 복잡한 책상 위가 아닌, 책상 아래와 주변 공간을 활용해 정리를 돕는 가구다. 끈을 수직적으로 끼우면 책이나 매거진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이 되고, 와인이나 음료수를 정리해 둘 수 있는 와인랙으로도 활용된다. 끈을 뒤로 둘러서 끼우면 측면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어, 드라이기나 고데기처럼 긴 선으로 복잡했던 미용용품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처럼 corkee는 보관하는 물건에 따라 끈의 배치와 사용성이 달라지고, 사용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이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칸막이를 딱딱한 물성의 소재가 아닌 ‘끈’이라는 유연한 소재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이나 생활 패턴에 맞춰 끈을 다양한 방식으로 끼울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오브제로서의 가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손길이 더해져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구로 작동하게 한다. 특히 수납대의 프레임과 끈이 만들어내는 면과 선의 대비, 딱딱함과 유연함이 주는 물성의 대비가 시각적으로 뚜렷하다. 이러한 대조적 특징을 메인 로고인 ‘corkee’에 적용한 점 또한 인상적이다.

단절된 틈에 기능을 더하다, Bridge

디자이너 권주현
전공 산업디자인학과
02 Bridge 02
02 Bridge 04
02 Bridge 03

Bridge는 틈새 공간을 연결해 새로운 공간 경험을 만드는 모듈형 보조 가구다. 보이지 않던 틈새 공간에 기능과 감성을 더해 틈새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중앙 다이얼로 길이를 조절해 원하는 곳에 맞게 설치한 뒤 고정하면, 비어 있던 틈새를 새로운 용도와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책, 오브제, 조명 등을 배치하며 자신만의 방식과 취향으로 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Bridge는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다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단순히 사물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단절되고 활용되기 어려운 공간에까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치형 교량 구조를 차용한 형태는 절제된 컬러와 간결한 디자인과 어우러져 단정한 인상을 주며,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보조 구조물은 팝한 오렌지 컬러와 금속 소재를 적용해 시각적 포인트를 더했다. 제품 우측의 음각 로고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근대 건축을 로컬 그래픽으로 재해석하다, 빌드업 중구

디자이너 안예린
전공 산업디자인학과

대구 중구는 근대 건축물과 문화유산이 밀집해 도시의 역사적 결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Build Up, Jung-gu’은 이곳의 37개의 근대 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제작된 로컬 브랜드로, 벽돌 구조에서 착안한 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근대 건축물의 창문과 입면 요소를 단순화하고 이를 픽셀 기반 아이콘으로 시각화했다. 이렇게 구축한 시각 체계는 근대 문화 자산의 안정감·층위·역사성을 현대적인 그래픽 언어로 재해석하여 굿즈, 패턴, 렌더링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된다. 근대 유산이 다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친근하고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붉은 벽돌색과 형광 옐로 컬러를 조합해 근대 건축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표현했으며, 제작된 아이콘 그래픽은 포스터, 지도, 굿즈, 사인, 시스템 등 다양한 매체에서 유연하게 활용되며 지역 유산을 일상 속 그래픽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엘리트 운동 선수를 위한 AI 멀티 코치, NEXO

디자이너 김동균
전공 산업디자인학과

NEXO는 엘리트 스포츠인을 위한 AI 기반 멀티 코치 휴머노이드 브랜드로, 코치 부재로 생기는 안전 공백과 동기 저하 문제에 주목한다. 운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올바른 자세 코칭과 훈련 피드백을 제공하며, 선수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인 훈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휴머노이드의 디자인은 미래적이고 기능 중심적인 인상을 준다. 유광 메탈과 매트한 그레이 톤의 조합은 무게감과 신뢰감을 전달하고, 곳곳의 옐로 포인트는 스포츠 특유의 긴장감과 에너지를 더한다. 파츠는 분절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라운드 형태를 기반으로 구성해 기술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마무리했다.

치유형 인터랙션 로봇, Hiraku

디자이너 안예린
전공 산업디자인학과

Hiraku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지내는 ‘방 안’에서부터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돕는 AI·AR 기반 감정 교류형 인터랙션 로봇이다. 해파리의 은은한 빛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정서적 교감을 통해 사용자가 스스로 관계를 회복하고 외부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AR 기술을 활용해 방, 거실, 사회로 점진적 확장을 유도하며, 비언어적 소통과 감정 표현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치유형 솔루션으로 설계되었다. 깊은 바다에서 조용히 빛을 내는 해파리는 히키코모리의 내면과 겹치는데, 브랜드가 지향하는 ‘은은한 회복’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로봇의 외형 역시 기계적인 인상보다 차분하고 매끈한 실루엣을 강조해 오브제처럼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특히 사용자의 감정에 따라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작은 움직임으로 소통한다는 점이 또 다른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하며, 이를 통해 회복과 치유를 먼저 유도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Information
영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전시
장소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B1F 갤러리
기간 2025년 10월 21일 – 10월 26일
지도 교수 이희명, 서혁진, 이돈일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20251202 070015

인터뷰 D+ 앰버서더 도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