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2025 스쿨쇼 리뷰]는 전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지난 시간의 탐구와 실험을 하나의 결과물로 응축해 선보이는 무대다. 각 대학과 전공별로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접근 방식이 모여, 오늘의 디자인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지 보여준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그들이 펼쳐갈 시작점을 함께 살펴본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몇 개의 프로젝트를 골라 소개한다.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전시 〈Bold Split〉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1 20251202 08453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84533-832x832.jpg)
2025년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관 A동에서 디자인학부 졸업전시〈Bold Split〉의 시각디자인 파트가 열렸다. 전시는 branding, editorial, graphic 세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영역의 고유한 언어가 서로를 가로지르고 갈라지며 디자인이 세계를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결이 교차하고 다시 분리되는 과정은 ‘디자인이 세계를 읽고 갈라내고 다시 꿰어내는 방식’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가는 선들이 하나의 지점에서 다시 만나, 지금의 디자인이 얼마나 대담하게 나뉘고 또 자연스럽게 합쳐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관객은 그 틈 사이를 지나며 디자인이 다음 면을 향해 접히고 펼쳐지는 움직임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앰버서더 Pick 5
집단 정체성을 재해석한 걸 그룹 브랜딩, ‘WE’RE’
디자이너 김민지, 손다현, 오승민, 오정란, 한지희
분야 Brandin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2 01 WE RE 0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01_WE_RE_04.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3 01 WE RE 0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01_WE_RE_05.jpg)
‘WE’RE’는 초능력을 지닌 네 명의 소녀를 통해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 관계를 탐구하는 걸 그룹 브랜딩 프로젝트다. 이들은 다층적 세계 구조의 틈을 감지하고 넘나들며, 차원의 에너지가 충돌하고 균형을 이루는 순간을 포착한다. 각 멤버의 초능력은 고유의 심볼로 해석되며, 분해와 조합을 거쳐 확장된다. 이 과정이 기묘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로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다.
가상의 걸그룹 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명확한 기획을 바탕으로 AI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그래픽 시스템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그룹의 신비로운 특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음악, 심볼, 색감도 인상적이다. WE’RE는 독자적인 서사와 세계를 가진 하나의 브랜드로 작동하며, 팬, 관객, 소비자가 그 세계의 일부가 되도록 초대한다. 아울러 서사와 시각 언어를 통해 네 존재가 서로 부딪히고 균형을 이루며 새로운 차원을 만들어내는 집단적 정체성을 제안한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함께 열어갈 다음 차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과 관계, 집단이 서로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보여준다.
이름이 남기는 시대의 인상을 탐구하다, ‘이름, 인상’
디자이너 오재민
분야 Editorial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4 20251202 09201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010-832x1109.jpg)
본 아카이브는 이름에 담긴 시대적 가치관 삶의 기록을 엮어, 이름이 남기는 ‘인상’을 구체화하는 탐구다. 책에서는 1940~1990년대의 이름을 뜻·시대상·초상 사진·기사 스크랩으로 분석해, 이름이 만들어내는 표면적·시각적·서사적 인상을 완성했다. 이 연구는 웹 기반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해 2000년대생의 이름 데이터도 대시보드로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동시대 이름의 다양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개인의 이름이 자신의 시대에 남기는 구체적 인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연히 본 ‘장인이름은 촌스러워야 신뢰가 간다’는 인스타 게시물이 시대와 이름의 관계를 추적하는 여정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시대성을 넘어서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이름에 담긴 뜻이 어떻게 서로 다른 시대의 남성과 여성에게 상반된 역할을 부여해왔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공무 서류를 연상시키는 제본 방식으로, 이름에 대한 작업임을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자료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공백과 단절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었다. 디자이너는 이 틈을 유추로 채워가는 경험 자체를 작업의 본질로 삼았다. 완결된 사실이 아닌 공백을 포함한 기록의 질감을 통해 시대의 실제 얼굴에 다가간다.
오늘의 여성 문학이 나누는 대화를 기록하다, ‘겹쳐진 삶’
디자이너 장서진
분야 Editorial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5 20251202 09220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201.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6 20251202 09215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159.jpg)
‘겹쳐진 삶’은 오늘의 한국 여성 작가들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지금 우리 사회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한 기록물이다. 이들의 서로 다른 감각과 문제의식이 문학이라는 매개 속에서 겹치고 교차하는 지점을 일곱 가지 키워드로 분류해 아카이빙한다. 작가들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를 새롭게 사유한다. 이러한 작품들을 일곱 개의 키워드(‘경계’, ‘재난’, ‘우주’, ‘여성의 삶’, ‘모녀 관계’, ‘소수자의 시선’, ‘상실과 애도’)로 나누어 읽었다. 하나의 소설 안에서도 주제들이 다양하게 맞물려 이동하기에, 그중 가장 두드러진 시선을 각 장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작업 과정은 결국 오늘 우리가 어떤 감정 구조와 사회적 고민 속에서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했다. 본 아카이빙이 변화하는 감정의 양상과 연대의 형태를 탐색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앞으로의 문학을 어떤 시선으로 읽을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 될 것 같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같은 이름 속 다양한 정체성의 탐구, ‘민지와 민지와 민지와 민지, 그리고 민지’
디자이너 김민지
분야 Graphic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7 20251202 09241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415.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8 20251202 09241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417.jpg)
‘민지와 민지와 민지와 민지, 그리고 민지 ‘는 흔한 이름을 가진 다수의 동명이인을 어떻게 구분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각기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부터 성과 이름이 모두 동일한 사람들까지 있지만, 모두 이름으로 정확히 불리기보다 서로를 구분 짓기 위한 별칭으로 불리는 경험을 공유한다.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의미와 삶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 우리만의 ‘민지’를 다시 새롭게 정의하고자 했다. 다수이자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해석하며, 이름으로 불리는 경험을 새롭게 풀어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여러 명의 ‘민지’를 조사하며, 동일한 이름이 어떻게 서로 다른 정체성과 서사를 품게 되는지에 주목한다. 이름이 반복될수록 개인이 희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같은 이름을 통해 드러나는 미세한 차이들이 더 선명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차이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해, 하나의 이름이 수많은 인물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분화되고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관객은 여러 ‘민지’를 통해 이름이 어떻게 개인과 다수를 동시에 구성하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식감의 시각적 아카이브, ‘말랑텁텁부들오독쫄깃콰삭’
디자이너 윤보녕
분야 Graphic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9 20251202 09250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2_092508-832x1109.jpg)
음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무엇인가? 맛, 향, 생김새 그리고 식감.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모두 다를 것이다. 이 책은 디저트와 식감에 대해 분석하여 글, 그림, 도표 등으로 기록한다. 식감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탐구하며, 번잡한 과정 속에서도 명확하게 시각적으로 담아냈다.
작업을 마치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완성작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시 중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방명록을 읽어보며, 얼굴도 모르는 관객들의 응원의 말들이 점점 내 작업물에 확신을 주고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 촉매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음식의 형태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일과, 그 음식을 맛있어 보이게 표현하는 일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간극이 있다. 전자가 기술에 가깝다면, 후자는 감각을 설득하는 일에 가깝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 어려운 영역을 능숙하게 넘나든다. 식감이라는 감각적 경험이 어떻게 시각 정보로 번역될 수 있는지를 꾸준히 탐구한 결과가 아닐까.
Information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전시 〈Bold Split〉
장소 이화아트센터 조형예술관 A동
기간 2025년 11월 11일 – 11월 16일
지도 교수 조규형, 한지연, 신해옥, 정사록, 유윤석, 이화영, 이재영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10 20250726 065124 667x1000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0726_065124-667x1000-1.jpg)
인터뷰 D+ 앰버서더 박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