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극제화 / 행운글자 / Sentimental Block
류채은
1. 생극제화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양면성을 갖는다. 우리 개인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양이고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음이다. 절대적인 양도, 절대적인 음도 없다. 〈생극제화〉는 사물이나 현상이 가진 양면성에 의해 나타나는 관계성을 그래픽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음양이 확장되며 나타난 다섯 가지의 기운(나무, 불, 땅, 금, 물)을 소재로 하여, 각 기운이 가진 음과 양, 서로 다른 기운이 만났을 때의 작용을 그래픽으로 표현하였다. 5개 기운을 각 2점씩, 총 10점의 포스터로 제작하였다.
나무는 물을 주면 살아나고 불을 만나면 타버린다.
불은 나무를 넣으면 살아나고 물을 뿌리면 꺼진다.
땅은 불을 만나면 비옥해지고 나무 뿌리에 상한다.
금은 땅에서 캘 수 있고 불을 만나면 녹는다.
물은 금 있는 데서 나고 땅에 의해 길이 막힌다.
2. 행운글자
“천지의 도는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며 오행의 이치를 생성할 뿐이라. … 그러므로 사람의 말소리에 다 음양의 이치가 있는데도 다만 사람들이 살피지 않았을 뿐이라. … 정음 28자도 각각 그 형상을 본떠서 만들었음이라.”
〈행운글자〉는 한글의 기氣에 대해 이야기하는 출판물이다. 훈민정음 해례 제자해에 따르면, 한글에는 음양오행의 기운이 깃들어있다. 한글 자모음 각각에 깃든 기운이 조합됨에 따라, 모든 글자와 단어, 문장은 다양한 기운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ㄱ부터 ㅎ, ㅏ부터 ㅣ까지 140개의 글자에 대한 기운을 풀이한 것이 〈행운글자〉이다. 이 책에서는 한글의 기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사물이나 현상의 이름에 숨어있는 기운을 풀이하여 일상에서 글자의 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3. Sentimental Block
〈Sentimental Block〉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영역인 감정을 기술의 렌즈로 조망한 대화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이다. 인간이 말을 하면, 〈Sentimental Block〉은 말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어 블록에 기록한다. 이후, 동일한 감정을 공유했던 다른 누군가의 감정 블록을 꺼내 보여준다. 이는 감정을 통해 기억을 이어가고 비슷한 감정적 경험을 공유하는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다. 감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감정적 교류를 유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