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확장시키는 공간, PANDO
사시나무 군락을 의미하는 ‘PANDO’처럼 이 공간은 독립된 요소들의 집합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명체 같은 공간이다.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는 듯한 공간은 심리적 서사와 감각적 흐름을 통해 주변환경과 보이지 않는 연결을 만들어낸다.

라틴어로 ‘나는 퍼져 나간다’라는 뜻을 가진 ‘PANDO’는 북미에 서식하는 사시나무 군락의 이름이기도 하다. 약 4만 7천 그루의 나무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생명체는 실제로 하나의 뿌리에서 퍼져 나가며 번식하는 단일 유기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로 불리는 PANDO는 개별적인 존재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본질을 공유하며 확장된다. 이러한 개념은 공간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서사가 된다. 공간 역시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는 듯하지만 심리적 서사와 감각적 흐름을 통해 주변환경과 보이지 않는 연결을 만들어낸다.


입구에 들어서면, 브라운 톤의 공간이 외부와 단절된 듯한 인상을 주며 자연스럽게 시선을 내부로 집중시킨다. 사용자가 긴 입구 끝에 멀리 보이는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긴 카운터와 좌우의 기둥은 시점을 조이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고 조여진 시야가 확장되는 지점에서 공간은 천장고의 차이를 통해 극적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공간의 중심이 되는 수직적인 원기둥과 그 위로 보이는 패브릭 소재의 조명 오브제는 공간의 감각적 스펙트럼을 넓히며 호수와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좌석에 앉으면 내부와 외부의 환경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방문자는 호수와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출입구 쪽 좌석은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고려해 차분한 톤의 소재를 사용했고 조명은 각 영역마다 조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낮에는 브런치 레스토랑, 밤에는 비스트로로 변하는 공간의 성격을 반영한다. 모든 가구와 조명은 공간에 맞춰 맞춤 제작되었으며 불필요한 선을 보이지 않도록 숨겨 공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질서 있는 조형미를 완성했다.


사시나무 군락을 의미하는 ‘PANDO’처럼 이 공간은 독립된 요소들의 집합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명체 같은 공간이다. 방문자는 자연스럽게 공간의 결을 따라 움직이게 되고, 공간이 만들어낸 심리적 서사 속에서 감각과 감정을 확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