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과 혁신의 최전선으로 손꼽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린다. 2025년 1월 7일(현지 시간)부터 10일까지 4일간 열리는 행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날 수 있다. 미국 소비자 기술 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이하 CTA)가 주최하는 〈CES 2025〉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행사로 손꼽힌다. 특히 매년 1월 초에 열리는 CES 행사는 최첨단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 해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만큼 그 영향력이 남다르다.

올해 〈CES 2025〉를 관통하는 주제는 ‘Dive In’이다. ‘몰입하다’라는 뜻을 지닌 주제에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에 깊이 뛰어들어 미래를 탐구하고,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기술의 긍정적인 영향을 조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에 한층 더 가까워진 만큼 신기술의 시연 보다 인공지능 기반의 실제 활용 가능한 기술과 제품이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160개국 4,8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한다. 최다 참여는 미국으로 그 뒤로 중국, 한국, 프랑스, 대만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중국 기업들의 참여가 약 30% 증가하며 전체 참여 기업 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비록 순위로는 세 번째이나 국내 기업들의 선전도 기대할만하다. 〈CES 2025〉 행사 이전에 발표되는 최고 혁신상과 혁신상을 대거 휩쓸었기 때문이다. 전체 수상 기업 292개 중에서 129개가 국내 기업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고루 포함돼 K-테크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100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로고 디자인

〈CES 2025〉를 들여다보기 전에 눈길을 끄는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행사 로고 디자인의 변화다. 행사를 주최해 온 미국 소비자 가전 협회(이하 CTA)는 협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CES 행사 로고를 전면 수정했다. 최근까지 사용한 로고는 1984년부터 2024년까지 약 40년간 사용한 만큼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그럼에도 이러한 로고를 과감하게 바꿨다는 건 그만큼 CTA가 스스로가 혁신을 거듭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과거 CES를 상징해 온 아이콘인 일명 ‘CES 핀’을 헤리티지로 받아들여 새로운 로고 디자인에 활용한 점도 흥미롭다. 모니터 혹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의 화면 기기를 연상케하는 직사각형이 둥근 원과 교차하는 모습은 기술 산업이 사회와 연결되는 모습을 상징한다. 기술이 우리의 삶을 융합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종의 틀을 형성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간결하고 모던한 폰트 디자인은 디지털 친화적이며, 자연과 기술을 상징하는 듯한 녹색과 청색의 활용에서는 CTA와 CES가 지향하는 미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눈여겨봐야 할 5가지 키워드

기술과 사회의 연결을 강조하는 〈CES 2025〉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무엇일까? 크게 다섯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인공지능, 모빌리티 혁신,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 가능성, 그리고 양자 컴퓨팅이 바로 올해의 주요 키워드다.

먼저 인공지능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를 접목해 일상생활에서 현실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이점을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이 다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상 속 사소한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AI 에이전트’ 분야가 기대되는데 로보틱스 기술과 결합한 제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러한 기조는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이어진다. 새로운 외형의 모빌리티 기기보다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화할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도 마찬가지. 전기 모터 기반의 의족, 인공지능 기반 음성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지원,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설루션 등 앞으로는 직접적인 대면 없이도 원격으로 건강 관리가 수월해질지도 모르겠다. 아울러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똑똑하게 생활 습관 등을 개선해 나은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도 있다. 지속가능성 키워드는 탄소중립 등 친환경 에너지에 관한 한 축과 더불어 인류의 안녕과 복지 증진을 위한 ‘인간 안보’도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양자 컴퓨팅은 올해 처음으로 추가된 항목이자 주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 열풍을 이어갈 다음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전례 없는 정보 처리 및 계산 속도로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영역을 넘어서 인류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올해 패션 테크, 뷰티 및 퍼스널 케어, 펫 테크 분야도 새롭게 추가됐다. 실생활과 가까운 분야인 만큼 어떤 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제품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